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

  독자로부터 심심치 않게 받는 의견 중에는 가볍게 읽을 만한 기사도 썼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습니다. 이러한 독자의 말씀을 반영하고자 해도 막상 기획회의에 들어서면 기자들 모두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어찌나 많은지, 결국 편집을 마치고 나면 또다시 묵직한 한 호가 되어 버리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편집실에선 ‘어떻게 하면 가져가고 싶은 표지를 만들 수 있을까?’, ‘흥미를 끌 만한 기사 제목은 무엇일까?’, ‘시선을 잡아끄는 사진은 무엇일까?’하며 나름 정성을 다해 고민합니다. 가끔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도 듭니다.

  무거운 내용은 조금 부담스럽기는 해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저널>이 던지는 고민들은 때로 지나치다고 생각될 수도 있고, 다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나?’싶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치킨에서 동물권을 찾거나, 또 ‘위안부’문제와 대중이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연결 짓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다 지난 일 같은데, 다시금 생각하고 곱씹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내가 사는 일상이 많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아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독자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놓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기사를 읽고 단 한 독자의 가슴에라도 울림을, 고민을, 그리고 토론을 던져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기쁠 것입니다. 그것이 설령 기사에 대한 비판이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자들이 이 이야기들을 관심 있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낚시질’을 연구하는지도 모릅니다. 감히 고민을 던져 드리고 싶습니다.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이 불편을 잠시 함께해 달라 요청을 드려 봅니다.

  이번 학기에는 문화·학술부가 독립을 해 <서울대저널>의 부서가 넷으로 늘었습니다.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이 일상이 된 시절에, 식구가 넉넉해진 것은 다행인 일입니다. 그리고 문화·학술부는 이번 호에서 보란듯이 커버스토리를 내놓았습니다. 우리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고 즐거움을 주고 있는 ‘웹툰’을 주제로 여러 작가들을 만나고,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지난 총선에는 손에 땀을 쥐며 개표 방송을 보신 독자들이 여럿 계실 것입니다. <서울대저널>의 사회부도 총선신문을 만드느라 참 분주했습니다. 1월부터 설문조사를 기획하고, 각 정당 청년국, 국회의원 사무실마다 전화를 돌리고, 정책 토론회라는 토론회는 다 돌면서 그야말로 ‘발로 뛰며’ 준비했습니다. 그만큼 내용도 알차고 특색이 있습니다. 총선이 끝난 뒤에도 충분히 읽어볼 만합니다. 한정판으로 발간된 총선특집호 소장을 적극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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