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마음을 먹고 헬스장에 등록한 사람도 집에서 헬스장까지의 거리를 극복하지 못해 좌절하곤 한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들, 특히 기숙사생들은 900동 지하 2층에 자리한 ‘더블에스 휘트니스(DoubleS Fitness)’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최청환 트레이너를 만나 트레이너로서 그의 삶과 꿈에 대한이야기를 들었다.
체육 비전공자인 최청환 트레이너는 마른 체형을 극복하고자 군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최 씨는 전역 후에도 정보를 찾아가며 3년 가까이 홀로 운동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결과는 고관절 부상이었다. 부상의 원인조차 몰랐던 만큼 최 씨는 크게 절망했다. 그 때 그가 얻은 깨달음은 ‘운동의 목적은 건강이고, 이를 위해 몸과 운동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최 씨는 트레이너들에게 올바른 운동법을 배우며 부상을 극복했다. 그 과정에서운동 지도에 관심과 재미를 느껴 트레이너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 이후 경호원으로 일하며 트레이너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작년 11월 더블에스 휘트니스에서 트레이너로서의 첫걸음을 뗐다.
일이 즐겁다는 최청환 트레이너지만 그에게도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 가장 먼저 그가 꼽은 것은 트레이너가 평생 직업일 수 없다는 선입견이었다. 최 씨는 “실제로 트레이너 간에 실력의 편차가 크고, 트레이너 일을 그저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공부와 운동을 모두 게을리 하지 않아야만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며 혹독한 자기관리의필요성을 말했다.
또 다른 고충은 일정하지 않은 수입이었다. 트레이너의 주된 수입은 개인 강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영업에 대한 압박이 있다. 최청환 트레이너는 “우리 센터는 회원 대부분이 학생이기에 무리하게 개인 강습을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습 횟수가 급감하는 방학에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휴일이 거의 없고, 오후 4시부터 오전 1시까지 이어지는 근
무로 여가를 즐기기 힘든 것도 큰 어려움이다.

▲최청환 트레이너가 가슴 운동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민희 사진기자
최청환 트레이너는 일을 하며 느낀 서울대 학생들의 특징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그는 “센터 회원들 대부분은 오래 앉아 있어서 척추 관련 질환이 있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공부를 많이 하는 서울대 학생들에 대한 걱정을 전했다. 또 “운동을 열심히는 하는데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 안타깝다. 공부 잘하는 사람도 공부법을 모르고 열심히만 하는 친구를 보면 안타깝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
트레이너 최청환의 목표는 “건강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그는 “회원들이 운동 자체를 즐기고 혼자 운동할 수 있도록 길을 잡아주고 싶다”며 “운동법을 정확하게 익히면 몸의 변화는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최 씨는 마지막으로 운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당부했다. 운동은 심폐지구력, 순발력, 유연성 등 건강의 다양한 요소를 단련하는 과정이며, 웨이트 트레이닝 역시 단순한 몸 만들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왕(王)’자와 ‘에스(S)라인을 운동의 알파이자 오메가로 선전하는 시대에 운동의 의미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