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닿음’ 선본
1. ‘닿음’ 선본 이름의 의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정)‘닿음’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 번째는 ‘학생회가 학우들에게 닿는다. 학우들의 삶에 더 다가가고 소통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학우들이 서로에게 닿는다’. ‘우리의 한마디가 서로에게’라는 슬로건에서도 보여주듯이 ‘공론장을 통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닿음’이라는 이름을 통해서 기조로 잡은 큰 카테고리는 ‘교육권리’이다. 학교의 주인이자 교육의 주체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의사 결정에 동등한 주체로 서는 것에 대한 권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잡았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공론장에서 학생들이 함께 논의함으로써 더 많은 관심을 일으키자,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2. 정․부후보가 모두 지난 총학생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럼에도 더 이상 ‘디테일’이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
(정)세 가지 이유 정도가 있다. 첫 번째는 개인 출마사에서도 밝힌 것처럼, ‘디테일’은 학내 복지로 시작해서 다양성으로 이어진 하나의 완결된 기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교육권리’라는 조금은 새로운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고, 이를 위해 다시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디테일 3기가 출마할 때부터 디테일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내부 합의가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한 약속도 역할을 했다. 마지막으로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다. 3년 내내 디테일이었던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세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새로운 이름을 단 채로 나오게 되었다.
3. 학생과의 소통과 학생 복지를 중시하는 부분이 ‘U’ 선본과 비슷하다.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는가.
(정)기조의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느낀 차이라고 하면, ‘U’ 선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소통을 중시하고 있지만 어떤 방향성을 가진 소통이라기보다는 일단 학생회와 학우들이 소통하는 것 자체를 중시하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소통하고, 이를 공론화하고, 그리고 이를 통한 교육권리의 쟁취라는 방향성을 기조에 담고 있다. 공약과 정책적인 부분에서 훨씬 많은 고민을 하고, 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한다.
4. 제58대 총학생회와 이번 선본 모두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제58대 총학생회에서는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 등과 관련해 소통 부족의 문제가 제기됐다. 유권자들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소통 개선에 대해 약속해 달라.
(정)당시 논란이 세 가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안 자체에 대한 논란, 이에 관한 소통, 그리고 메갈리아에 대한 입장 표명 부재. 사안 대응의 경우, 게시물이 올라온 것 자체에 대한 파악이 늦었고, 내부문제이다 보니까 다른 사안에 비해 우왕좌왕하고 대응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응에 있어서 ‘해임을 했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미 총운영위원회(총운위)가 열리기 전에 스스로 사퇴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조치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은 말하고 싶다. 그 다음엔 ‘메갈리아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였던 건데, 총학생회의 입장은 학내 충분한 토론과 의결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총학생회장단 입장은 충분히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총학생회장단 입장서에서 메갈리아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내지는 ‘부정적으로 본다’는 메세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화두가 되는 이슈이기도 했기에 직접적으로 사이트를 언급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 총학생회장단 입장서에서 특정 사이트를 언급하며 ‘나는 이것에 찬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달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래서 특정 성별에 대한 적대 내지는 소수자에 대한 억압이 옳지 않다는 문구로 표현을 했는데, 그게 잘 와 닿지 않았던 것 같다. 이것이 유야무야 넘어가다 보니 소통에 있어서 차질이 생긴 것 같고 지적을 받은 것 같다. 그밖에도 소통 측면에 있어 부족했던 부분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들고 온 것이 ‘건의게시판 답변 의무화’ 공약이다. 누군가 총학생회에 말을 했을 때, 그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신뢰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이 공약을 걸었다. 그리고 원래 예정됐던 총학생회 간담회의 경우 이번에 두 번 다 성황리에 하지 못했다. 특정한 사안에 대한 주제 없이 ‘총학생회와 간담회를 한다’는 것만으로는 학생들을 많이 끌어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부터는 인원이 적게 오더라도 특정한 현안과 이슈를 가진 집담회를 여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5. 학생 복지 공약에 역점을 뒀다. 정책 자료집을 기준으로, 학내 노동 이슈나 학외 정치 상황에 대한 학생 대응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연대나 학생 행동에 대한 ‘닿음’의 기본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부)학내 노동 이슈나 학외 정치 사안에 대해서 대응을 하는 것은 학생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도 사회의 지성이라고 하는 대학에서 행동을 해왔던 맥락이 있고, 학생들 역시 우리의 문제라고 인식을 하고 행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6.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있긴 했지만, 지난 총학생회에서 역량 부족으로 미처 다 완수하지 못한 공약도 있다. 이번 선본 공약 완수를 위해 집행 방식이나 인력 충원을 개선할 계획이 있나?
(부)완수하지 못한 사업들의 경우, 역량 부족이기 보다 상황적으로 좋지 않았던 것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교육환경개선협의회(교개협) 안건들을 작성해서 공문을 발송해놓은 상태였는데, 지난 10일에 총회를 하고 점거를 하게 되면서 교개협이 열리지 못하게 됐다. 이번에는 이러한 변수들을 고려하기 위해 작년에 비해서 공약 숫자를 조금 줄였다. 그리고 일부 진행되었거나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약들이 많아서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집행 방식의 경우 58대 총학생회에서는 보통 개별 사업별로 테스크 포스(Task Force)를 꾸려서 사업을 진행했는데, 그것보다 카테고리별로 테스크 포스를 구성해서 일하는 게 좀 더 효율적이고 전문적일 것이라 판단해 그런 식으로 바꿀 예정이다.
7. 구체적인 공약 사업들을 많이 제시했다. 가장 중요한 공약을 4-5개만 제시해 달라. ‘닿음’ 선본이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가치를 유권자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부)첫 번째는 ‘우리 총장 우리 손으로’라고, 단계적으로는 우리가 총장추천위원회에 참여하고, 장기적으로는 학생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를 얻어내겠다는 공약이다. 2018년에 총장 선출이 있기 때문에, 그때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내년부터 먼저 움직이기 시작해야된다고 생각했다. 교육권리 내에서 강조하는 부분인 거버넌스, 학생 권리의 핵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건의게시판 의무화’. 소통에 있어서 어떠한 질문이나 건의에도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외부인 문제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로 도서관 외부인과 등산객들 문제이다. 학교 구성원인 학생들의 권익이 침해되는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학내 보안 강화’라는 공약도 있다. 세부적으로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먼저 카드 출입 시스템을 개선하고, 다음으로 화장실 비상벨을 청원 경찰이나 경비실에 직접 연결시키려 한다. 마지막으로 CCTV 사각지대에 CCTV를 확충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경전철 교내 진입’이다. 우리는 통학생들에게 교통 문제가 의식주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8. 이사회나 총장추천위원회 학생 참여가 쉬운 공약만은 아니다. 본부와의 소통 전략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말해 달라.
(정)이사회는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하나는 평의원회와의 협조고, 또 하나는 노조와의 협조다. 현재 평의원회는 이사초빙위원회 구성을 놓고 이사회와 첨예한 대립 중인 걸로 알고 있다. 평의원회 쪽과 연대를 하며 이슈를 제기하면 좀 더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두 번째로 노조 역시 이사회에 직원이사를 넣고자 하는 장기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이사 한 명, 학생이사 한 명, 이렇게 넣는 방식으로 노조와의 연대를 생각하고 있다. 평의원회와 달리 이사회의 경우 학생이사를 넣는 것이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와 어떻게 협상하느냐의 문제라고 판단한다. 총장추천위원회 역시 두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단 대자연과 협조해서 국회를 통한 대응을 하는 것과, 학내 공론화를 하는 것이다. 임기 시작하자마자 대자연과의 협조를 통해 긴밀하게 대국회 대응을 진행할 생각이다. 학생들이 강하게 말할수록 학교 측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에 학내 공론화도 추진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