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권력형 성폭력과 갑질로 해임된 서문과 A교수의 연구실을 학생 자치공간으로 전환했다는 이유로 인문대 이수빈(인문 17) 전 학생회장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근절특위)는 16일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본부에 책임이 있다”면서 본부의 부당 징계 시도를 규탄했다.
지난해 7월 인문대 학생회와 ‘A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A특위)는 ▲A교수의 조속한 파면 ▲A교수 교원징계위원회의 학생참여 ▲피해자 및 학생 권리보장을 요구하며 A교수의 연구실을 학생 자치공간으로 전환했다. 이후 A특위 본부와 합의 끝에 약 한 달 만에 자치공간 전환을 해체했다.
근절특위 박도형 공동운영위원장(지구과학교육 18)은 “4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갑작스럽고 원인 모를 징계를 통보해왔다”면서 “점거 당시 어떠한 물리적 충돌이나 행정적 손실도 없었고 서어서문과 학과장 역시 학생 공간 전환에 동의한만큼 무단점거라는 본부측의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박 공동운영위원장은 “연구실 점거가 학생회 의결을 거쳤기에 학생대표자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학생대표뿐만 아니라 참여했던 학생 모두를 징계하라”고 덧붙였다.
징계과정에서 발생된 2차가해도 추가로 폭로됐다. 특위 측은 “징계위원장이었던 홍기현 교육부총장이 피해자에게 ‘진짜 궁금해서 만졌을 수도 있지 않냐’라고 말하는 등 징계위원들에 의해 2차가해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부는 “서울대학교 학생 징계 절차 등에 관한 규정” 제2조 4호(학교건물에 무단 침입하거나 학교건물을 점거하는 행위)에 따라 이수빈 전 학생회장을 학생징계위원회에 회부하면서 23일 출석하라고 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