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설에 소비자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재래시장, 동네 마트, 대형 마트와 백화점은 선물을 고르고 차례상을 준비하는 소비자들로 연일 북적였다. 온라인 플랫폼 역시 ‘설특가대전’에 참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인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꾸준한 차별화 전략으로 과일과 통조림을 비롯해 고급 햄, 와인, 해산물 세트 등을 선보였다. 특히 보리굴비나 한우 세트, 인삼 등의 선물세트는 구성에 비해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돼 있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곳곳에서 ‘실속형 마케팅’이 증가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차례상에 올라갈 나물과 밤, 과일 등을 소분하거나 손질해 판매하고, 전과 생선은 조리가 간편하도록 가공된 완제품을 매대에서 할인 행사하는 식이다. 떡국과 같은 명절 음식도 간편 조리식으로 가판대에 자리했다. 동네 마트의 경우 품질이 높은 배와 사과를 3~4개 단위로 묶어 차례상을 공략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설 전주 주말까지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시 전국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홍보하며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했다. 덕분에 각종 대형마트와 백화점 입구에선 배송을 기다리는 설 선물세트가 산을 이루기도 했다.

  설은 단순한 전통 행사의 의미를 넘어 변화하는 사회의 소비 역학과 경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하나의 풍속도로 자리매김했다. 넘쳐나는 ‘설 특수’ 속에서 우리는 슬기로운 소비를 고민해야 한다. 낯익거나 낯설거나, 올해 당신의 설은 어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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