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시청 앞에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행성인)의 주최로 성소수자 차별과 불평등의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신임 서울시장의 선출을 맞아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행성인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성소수자 시민의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촉구했다.
행성인 이드 활동가는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요구했다. 이드 활동가는 트랜스젠더가 경험하는 차별과 혐오가 특히 심각하다며 “트랜스젠더가 시민으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응답으로서 차별금지조례나 서울시민인권헌장을 개정 혹은 선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분증 등의 공문서상 불필요한 성별표기를 삭제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해 성별 정보 수집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청년정의당 오승재 대변인은 성소수자 의제에 관한 정치권의 무관심을 비판하고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에게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촉구했다. 오 대변인은 ▲공공주택 사업, 의료기관 이용 등 공공서비스 전반에서의 성소수자 차별 철폐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시 차원의 공식적인 연구 및 조사 시행과 정책과 제도 입안·실천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쉼터, 상담소, 여가·복지시설 마련 등을 요구했다. 오 대변인은 오 시장이 “지난날의 성소수자 혐오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 운영 과정에서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약속하고 실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광진을 후보였던 오 시장은 경쟁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와의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지속적인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2000년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는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15년을 시작으로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예비후보 시절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개최여부를 두고 ‘(장소 결정은) 시장 개인이 아닌 심의위원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성소수자부모모임 하늘 활동가는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서울시민의 축제”라며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포함한 소수자 정책에 오 시장이 더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행성인은 ▲인권 침해 구제 기관에 성소수자 인권 담당 부서를 설치할 것 ▲서울시 산하 공무원과 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소수자 인권 교육을 의무화 할 것 ▲공공시설 내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설치 및 운영할 것 ▲생활동반자 조례를 제정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정책 요구안을 서울시 인권담당과에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