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선본, 총학생회의 필요성 강조해
‘에타’ 익명 폭로 “‘자정’ 부후보는 신천지 신자”… 선본 측 “사실무근”
총학선거 또다시 무산... 연석회의 2년째 계속된다

‘에타’ 익명 폭로 “‘자정’ 부후보는 신천지 신자”… 선본 측 “사실무근”

폭로자 “증거 사진 더 있다”… 부후보 “사진 본인 맞으나 지인 따라 참석했을 뿐”

  학생사회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불거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주말, 폭로자 A씨는 에브리타임 익명 게시글을 통해 제62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전현철(농경제사회 19) 부후보가 신천지교회 신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 후보는 ‘신천지와 관련된 모든 의혹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법적 절차를 포함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A씨가 공개한 증거의 신빙성을 두고 논란이 오가는 가운데, A씨는 전 후보가 신천지 신자라고 볼 수 있는 또 다른 증거라며 사진 한 장을 〈서울대저널〉에 제보했다. 총학선거를 뒤흔든 익명의 제보를 파헤쳐봤다.

※ 바로잡습니다: 기사 본문에서는 “A씨는 전 후보가 신천지 신자라고 볼 수 있는 또 다른 증거라며 사진 한 장을 〈서울대저널〉에 보도했다”고 했으나, “보도했다”가 아닌 “제보했다”로 바로잡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폭로자 A, “전 부후보는 신천지 신자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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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타임 ‘신천지 논란’ 경과 

  폭로자 A씨가 첫 게시글을 올린 것은 지난 13일 밤이다. A씨는 ‘익명의 제보자(B씨)로부터 부회장 후보 전현철 씨가 신천지 신자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신천지는 그동안 여러 반사회적인 행태들로 인해 많은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집단’이라며 전 후보에게 의혹 해명을 요구했다. A씨에 따르면 제보자 B씨는 탈퇴한 신천지 신자로, 학내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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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증거로 업로드한 사진. A씨는 빨간 원 안의 인물이 전현철 부후보라고 주장했다.

(출처: A씨 에브리타임 게시글)

  A씨는 전 후보가 신천지 신자라는 증거로 ‘2019년 전현철 후보가 신천지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사진 두 장을 제시했다. 우측 사진은 카페로 보이는 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A씨는 사진에서 왼쪽 인물을 전 후보로 지목했다.

  전 후보는 이 남성이 본인임을 인정하며 “당시 신천지가 정체를 감추고 포교를 시도했고 두 차례 만났다. 증거사진은 두 번째 만남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두 번째 만남 이후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려, 연락을 차단하고 연락처와 연락 기록을 모두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전 후보는 “시기는 2019년 여름이었으나 정확한 일자는 기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우측 사진은 신천지교회 신자들의 야외 전도 사진으로, A씨는 가운데 인물을 전 후보로 지목했다. 전 후보는 18일 밤 에브리타임에 올린 추가 입장문에서 ‘화질이 좋지 않아 이목구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며 해당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전 후보는 ‘‘닮았다’의 기준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이것이 제가 신천지라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대저널〉은 해당 사진의 촬영 일자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제보자 측은 두 장의 사진 모두 2019년에 촬영된 것일 뿐 촬영 일자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또한 이들은 신변상의 이유로 해당 사진의 출처와 경로를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A씨는 “외부인인 제보자(B씨)가 전현철 후보의 연락처를 보유하고 있기에 전 후보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통해 (출마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외부인인 B씨가 자신을 통해 제보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명단 보고도 거짓말 하겠느냐” vs “엑셀 조작 쉬워”

  이후 A씨는 2019년 신천지 과천교회 서울대 재학생 신자 명단이라며 Excel(엑셀) 파일 캡처 사진을 에브리타임에 게시했다. 목록에는 ‘전*철, 농경제사회학부, 1학년’이라는 신상이 적혀 있으며 입교년월일(310421, 31년 4월 21일)과 예배 및 모임 참석도(각각 상)가 기재돼있다, A씨는 ‘‘31년 4월 21일’은 신천지교회에서 사용하는 기년법으로 2014년 4월 21일을 말하며, 서울대 구성원 중 ‘전현철’이라는 이름은 부후보 외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저널〉은 A씨로부터 모자이크된 이름이 ‘전현철’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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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가 신천지 과천교회 서울대 재학생 신자 명단이라며 에브리타임에 업로드한 엑셀 파일 캡처 사진(출처: A씨 에브리타임 게시글).

  책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의 저자 김동규 씨는 명단에 대해 “명단에 들어간 용어는 ‘인섬교(인도자, 섬김이, 교사)’, 신천기(신천지교회의 연도 표기법) 등 신천지 내부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에브리타임에서는 ‘엑셀 파일은 조작이 가능하지 않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신자 명단이라도 다른 이름을 추가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서울대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제보자(B씨)로부터 해당 파일의 캡처 사진을 받았다”며 “저는 전달자의 입장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가 엑셀 파일을 조작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그럴 능력도 없다. 더하여 파일을 조작해서 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 저는 학생사회를 건전히 이끌어갈 학생회가 나오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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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제공한 엑셀 캡처 이미지. A씨는 이를 B씨로부터 그대로 제공받았다고 설명했다.

(출처: A씨 제공)

  A씨는 파일의 수정 기록을 근거로 해당 파일은 2020년 2월에 작성됐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숨기기’ 기능으로 일부를 가렸을 뿐 본인이나 B씨에 의해 편집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름순으로는 비교적 뒤에 위치해야 할 전현철 후보가 비교적 뒤에 자리한 것이 이상하다’는 것에 대한 해명이다. 제보자 측은 명단의 입수 경로나 출처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한편 A씨는 전현철 후보의 입교 시기가 ‘전 씨가 교회를 그만뒀다고 하는 중학교 2학년 때(2014)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전 후보의 지인 ‘뭐하고살까(닉네임)’ 씨는 지난 14일 에브리타임에 전 후보가 ‘중 2 이후로 교회를 안감’이라고 말한 카카오톡 기록을 캡처해 올린 바 있다. 전현철 후보는 교회를 나가지 않게 된 이유를 “같이 교회를 다니던 할머니가 이사를 가신 후로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현철 후보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입교해 신천지에서 활동했다는 주장이 사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전 후보는 “고교 시절 기숙사에 살았는데, 기숙사는 토요일 외에는 외출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구조적으로 신천지 집회 참석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참석도 상(上)’과 관련해 B씨는 A씨를 통해 “참석도 상은 몇 주 정도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모임에 출석하면 상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으나, 부후보와 함께 학생회 활동을 했던 지인들은 게시글을 통해 학생회 활동을 계속해왔던 전 후보가 ‘참석도 상’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A씨 “증거 더 있다”… 후보 측 “본인 맞으나 신자 아니야… 신천지인 줄 모르고 참석”

  취재 도중 A씨는 제보자(B씨)로부터 전현철 후보가 2020년에도 신천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추가 사진 자료를 받았다며 이를 〈서울대저널〉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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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2021년 전현철 후보가 신천지 과천교회 10층 예배당에서 동료 신자들과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하며 제공한 사진 (출처: A씨 제공)

  A씨는 해당 사진이 2021년 전현철 후보가 신천지 과천교회 10층 예배당에서 동료 신자들과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요한지파(신천지의 12개 지파 중 서울 남동부‧경기 남부)를 상징하는 넥타이색은 초록색’이며, 전현철 씨와 다른 한 명이 취하고 있는 손 모양(엄지와 검지를 편 모양)이 신천지교회 신자들의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전현철 후보는 사진 속 인물이 본인임을 확인했지만, 자신이 신천지 신자라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 후보의 말을 종합하면, 전 후보는 △에브리타임을 통해 참여한 타 대학과의 교류에서 알게 된 타 대학 지인을 따라 한 행사에 참석했고 △당시에는 행사 장소가 신천지 과천교회임을 알지 못했으며 △첫 참석에서는 단순한 강연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에 이상하다고 판단해 참석을 그만두고 지인과도 연락을 끊었다는 것이다.

  전현철 후보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최근까지도 당시 참석했던 행사가 신천지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 후보는 “(강연에서) 첫 번째엔 성경 얘기를 안 하다 두 번째에 성경 얘기를 하는 걸 듣고 나가지 않았다”며 “신천지인지는 몰랐다. 저도 어릴 때 교회를 다녔다보니까, 그냥 이상하다고 생각해 나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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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 18일과 19일을 기록한 전현철 부후보의 다이어리 ⓒ전현철 부후보

  전현철 후보는 강연에 참석한 것은 1월 18일과 19일이며 사진이 촬영된 것은 1월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날짜를 특정하지 않은 채 1월 촬영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저널〉은 B씨가 연달아서 입수한 증거사진의 출처와 획득 경로를 밝혀달라고 요구했으나, 제보자 측은 마찬가지로 신변 보호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이름 감춘 제보… ‘에타’ 여론도 타당성에 ‘의문’

 

  A씨는 제보를 익명으로 진행한 이유를 묻자 “제보자(B씨)에 의하면 실제로 신천지는 이러한 고발자들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응한다”며 “신상을 공개했을 때 저와 제보자에 가해질 신천지의 보복이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제보자(B씨)를 대신해 제가 (폭로를) 하게 된 까닭도 제보자님의 신변 문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에브리타임에선 익명으로 이뤄진 이번 폭로에 대한 비판도 다수 제기됐다. 폭로의 대상이 된 부후보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킬 수 있는 제보를 하면서 이름을 숨기는 것은 부당하다거나, 이중의 익명(B씨 → A씨)으로 이뤄진 이번 폭로를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한 게시글은 폭로자가 익명 뒤에 숨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폭로자가 신분을 밝히는 것을 기다리고, 만약 본투표 종료 1시간 전까지도 공개하지 않으면 그때 투표에 참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실명을 밝히는 것은 신변상 문제로 아직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대저널〉은 두 제보자의 신분을 보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취재진에게만 신분을 공개할 뜻이 있는지 물었지만, A씨는 “학내 기구에서 일했던 적이 있는 학부생 정도로 말하겠다”며 이를 거절했다.

   

  일각에서는 설령 전현철 부후보가 신천지교회 신자라고 해도 그것이 선거를 앞두고 폭로되는 것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일부 게시글은 ‘신천지라고 해도 후보나 선본의 됨됨이를 보고 투표를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학생회 활동에 영향을 주지만 않으면 되지 않느냐’며 후보의 자질과 종교는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폭로자 A씨는 첫 게시글에서 ‘제보자(B씨)는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가 서울대 총학을 장악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였다’며 신천지가 서울대 학생사회에 조직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선본원이나 집행부 구성원에게 신천지 의혹이 제기된 바는 아직까지 없으며, 학생사회에 대한 신천지교회의 조직적 영향력 행사 의혹 역시 실체가 확인되진 않았다.

 

  한편 A씨는 ‘의도적으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증거 자료를 올림으로써 선본 측의 소명 기회를 차단했다’는 비판에 대해 “증거를 전달받은 것이 14일이었다. 자료 입수 후 지체하지 않고 증거자료를 공개했다”며 “투표 기간에 선본 측의 소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현철 부후보는 17일 밤 에브리타임에 세 번째 입장문을 내고 ‘포교를 당한 것 이외에 신천지와 관련된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 후보에 따르면, 전 후보는 현재 관악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법적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늘 새벽 전원회의를 소집해 전 부후보의 입장문이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선거기간동안 유권자들의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고’ 조치했다. 선거 세칙상 경고는 단일 징계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다. 본투표는 오늘 저녁 6시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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