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노동 동향에서는 방학 동안 학내 노조들의 동향을 정리했습니다. 주요 쟁점에 대해선 서울대학교 본부(인사교육과)의 입장도 함께 실었습니다.
※ 서울대학교노동조합(서울대노조)는 법인직원과 조교, 자체직원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일반노조)에는 미화·경비, 기계·전기 등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주로 가입하며,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대학노조)는 자체직원, 학사운영직, 생협 노동자 등이 소속돼 있습니다.
자체직원 운영, 정부 기준에 따라 시행하고 있어
본부 인사교육과
법인직원은 기존에 공무원이었으며, 자체직원은 공무직과 유사한 형태다. 자체직원의 운영 및 근로조건은 정부의 공무직 운영기준을 참고하고 있으며, 노사협의를 통해 근로조건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공무직의 근로조건 향상 및 공무원과 공무직의 운영형태 차이는 정부 차원에서의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본부에서는 법 위반 사항이 없도록 기관 운영에 협조하고 있으며 자체직원은 고용취지 등에 맞게 업무를 부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노동환경조사 결과 바탕으로 생협 노동자 근무환경 개선대학노조 송호현 지부장
지난 방학을 노조는 어떻게 보내셨는지
지난 여름 생협 식당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 일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노조에서도 혹시나 일하다 쓰러지는 사람이 나올까 봐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냈던 것 같다. 저임금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당장 누가 쓰러질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은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 적절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고민이 깊다. 2학기에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서울대의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지적됐으나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실정이다. 올해는 국감을 통해 서울대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한다.
지난 6월 시작한 생협 노동자의 노동환경조사 경과가 궁금하다.
결과보고서는 대략적인 윤곽이 잡혔고, 완성본은 9월 초에 나올 예정이다. 조사 결과 인력 부족 문제와 열악한 노동환경이 주로 지적됐다. 특히 유독가스 흡입이나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적정규격의 환기 설비나 냉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았다. 수레를 사용하지 못하는 좁은 식당에서는 쌀 포대 같은 것을 온전히 근력에 의지해 옮겨야 하는 등 관절에 부담을 주는 일도 발견됐다. 대학교의 경우 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 식당이 입점해있고 서울대처럼 생협을 운영하는 곳이 많이 없다 보니 대학교 급식실 조리노동자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측면이 있다. 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생협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를 높여가고자 한다.
근속연수 반영되는 안정적 임금체계 필요해
일반노조 임민형 기계·전기분회장
이번 임금협약에서 주된 요구안은 무엇인가
노조에서는 법인직 임금체계와 동일한 호봉제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기계·전기노동자들의 임금체계는 승급형 직무직급제다. 총 6개의 직급별로 임금이 고정돼있고, 노동자는 3년마다 한 번 학교 측의 평가로 결정된 직급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식이다. 문제는 본부에서 제시하는 평가 기준이 구체화돼있지 않고, 직급 평가 시 노동자 개인의 경력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년을 근속해도 같은 직급에 머무를 경우 임금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호봉제 전환을 통해 노동자의 임금 안정성을 높이고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상승을 체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학교 측에서는 직급의 개수를 늘리며 현재 임금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중노임단가 인상률을 반영해 매년 임금이 오르고 있으니 임금체계 자체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중노임단가 인상률은 매년 2~3% 수준으로 실질적인 임금상승 효과가 미미하며, 임금 상승분이 모든 직급에 동일하게 돌아가지 않는 문제점도 있다. 학교 측에서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의 임금체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한,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