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기사 주제를 선정하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말이다. 써보고 싶은 소재, 흥미로워 보이는 이야기가 많지만 인터뷰이 모집에 실패하는 등 현실적인 이유로 기사화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다. 이번 호 기사를 쓸 때도 그랬다. 수많은 이야기를 생각했지만, ‘기사용’ 이야기를 골라내 취재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몇 번의 거절을 거쳐 간신히 인터뷰이를 구하고, 저널 동료들에게 기사가 펑크 날 것 같다는 수차례의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그렇게 겨우, 이번 기사가 세상에 나왔다.
이제 글 쓰는 걸 어느 정도 알겠다고 생각을 할 때마다, 취재와 기사 작성은 ‘그건 오만한 생각이야’라고 말하듯, 내게 생각지 못한 난관을 가져다준다. 일상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하나의 완결된 글을 작성하는 일은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한 줄 한 줄 적어내 완성할 때마다 조용히 존재하던 사건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한편으로는 이번 호에서 전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다음번에는 더 잘 기획해서 세상에 내놓겠다는 괜한 오기를 가지게 된다. 그렇게, 다음 호를 혼자 상상해보기도 한다.
혼자 생각하던 막연한 문제와 불편함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 글로 풀어내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취재 단계에서도, 글을 써내는 과정에서도 난 아직도 배울 점이 많다. 여전히 헤매고 있다. 그럼에도 옆에서 함께 머리를 쥐어짜주고, 의견을 보태주는 동료 기자들 덕분에 덜 헤매고 탈고를 해낼 수 있었다. 언젠가는 ‘기사가 펑크 날 수도 있나요?’라는 생각도, 말도 하지 않고 일필휘지로 기사를 써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