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지난 4월에 발간된 172호에 실린 내용으로, 담당자의 실수로 늦게 업로드 된 점 사과드립니다.
이번 호 노동 동향에서는 생활협동조합의 단체급식 식대 인상에 대한 당사자들의 입장을 들었습니다.
※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생협)은 교원, 직원, 학생들이 학내 경제적·문화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출자해 구성된 비영리법인입니다.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비서공)은 서울대 내 노동자들의 차별 없는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노동자-학생 연대 활동 기구입니다.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대학노조)는 자체직원, 학사운영직, 생협 노동자 등이 소속돼 있습니다.
“생협 적자는 고질적인 문제, 인상 불가피”
생협 사업본부 전용철 사업본부장
식대 인상 과정을 설명해달라.
핵심은 지속된 적자 누적이다. 생협이 흑자인 상황에서도 단체식당은 식사 한 끼당 평균 1100원 정도의 손해가 났다(2021년 기준). 올해 들어 최저임금이나 식자재 가격, 가스·전기 요금 인상이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적자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런 사정을 생협 이사회에 알렸고 인상안이 통과된 것이다. 전 메뉴의 가격이 인상된 것은 20년 만이라고 알고 있다. 생협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본부의 지원은 얼마나 이뤄지나.
생협은 학교와 별도 법인이기에 직접적인 금전 지원은 어렵다. 학생 백반의 경우 한 끼당 1700원 정도를 학교 후생복지기금에서 지원받고 있고, 이밖에도 학교의 재산 사용료나 임대료 등을 면제받는다. 공공요금은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생협에서 내고 있는 상황이다.
“본부의 재정책임 확대 필요해”
비서공 이재현 대표
생협 식대 인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영상 이유로 인상이 불가피할 수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단체급식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명목상의 식대까지 올리는 것은 문제다. 학생의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학교도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 복지를 위해 질 좋고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려 한다면 책임도 늘어나야 한다. 실제로 단체급식이 수익성이 낮다 보니 사기업도 단체급식 식당의 적자를 회사 재정으로 메우고 있고, 서울대도 이미 천원의 학식에 그만큼의 지원금을 주고 있지 않나. 하지만 현재 본부는 생협이 별도 법인이라는 이유로 재정 부담을 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본부의 책임을 늘리는 방식은 무엇이 있을지.
우선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지속돼 온 단체급식식당에 대한 한시적 지원이 연장돼야 한다. 재정이 확보돼야 생협도 원재료의 질이나 메뉴 개발에 투자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질 높은 식사로 이어질 것이다. 재정 지원 확대만으로는 생협 조리노동자의 고질적인 노동 강도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인건비 지원까지 포괄하는 본부의 생협 직영이 필요하다.
“생협 직영화가 해결책”
대학노조 송호현 지부장
생협 식대 인상에 대한 대학노조의 입장은 무엇인가.
만성적인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식비를 인상한 생협의 결정도 이해한다. 다만, 위기 극복을 위해 식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충분히 설명하는 노력이 뒤따랐어야 한다. 또한 경영 적자 타개의 책임을 구성원이 일방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은 부당하다. 대학 당국이 학내 구성원들의 복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식비 인상을 통해 비용을 오롯이 구성원들이 감당하게 하는 것을 이해할 구성원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생협의 서울대학교 직영이 해결책이라고 본다. 본부가 2018년에 외주화된 시설관리직 고용 체계를 직고용으로 전환하고 고용환경 개선을 단계적으로 이뤄나가고 있는 것처럼, 생협의 직영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학생 및 노동자들의 복지를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