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저널〉은 독자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독자편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서울대저널〉이 발행될 때마다 평가모임을 가지며, 그 결과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2023년도 1학기 독자편집위원으로는 강다겸(사회학과 석사과정), 도수안(미학 21), 양재표(정외 20), 여동준(경제 졸업) 씨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177호 평가에는 독자편집위원 전원이 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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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널 177호 커버스토리 ‘필수적인 조건’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강다겸 인권헌장에 대해 학내에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제는 제정만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단호하고 일관적으로 전하고 있다고 느꼈다. 저널을 통해 그런 말을 접한 것이 힘이 됐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일관성이 기사 세 편을 단조롭게 만들었단 느낌도 받았다. 인권헌장에 대해 다뤘다고 했을 때 인권헌장 제정을 방해하는 움직임과 최근에 입학한 학생들의 경향성 등에 대한 내용도 수록되길 기대했는데 많이 다뤄지지는 않아 아쉬웠다. 도수안 인권헌장 전문에 있는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표현에 집중한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 왜 필수적인 일인지 커버스토리 전반에서 설명을 잘 한 것 같다. 지금까지의 인권규범 논의 흐름을 정리하고, 제정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다루고, 앞으로의 미래를 다루는 세 편의 기사 흐름이 좋았다. 특히 ‘인권헌장, 얼마나 알고 있니?’에서 인권헌장(안) 중 네 가지 조항을 자세하게 설명한 부분이 인권헌장에 대한 상세한 이해에 도움이 많이 됐다.양재표 기사를 읽음으로써 인권헌장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저널만의 신선한 접근이 조금 덜 드러났던 것이 아쉬웠다. 커버스토리 후반으로 갈수록 인권헌장 제정을 평소에도 강조해왔던 단위들, 연구 참여자들이 항상 했던 이야기와 논의가 반복되는 느낌이 있었다. 표지도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태원 참사에 관련한 내용이 직관적으로 드러났던 176호와 달리 텍스트가 많아서 멀리서 봤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하는 제호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여동준 새로 취임한 유홍림 총장이 인권헌장에 관련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 않은 점이 조금 아쉬웠다. 더불어 ‘인권헌장, 얼마나 알고 있니?’에서 특별히 꼽아서 설명한 인권헌장(안)의 4개 조항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한 것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서술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인권규범에 관한 다른 학교의 사례도 포함됐으면 좋았을 것 같고.저 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강다겸 가장 좋았던 기사를 하나만 꼽자면 ‘오감을 유지하자’ 코너의 ‘어떤 총소리는 사라질 수 없다’였다. 4월은 고통과 재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는 달이다. 그 주제를 다루는 연극 ‘빵야’를 통해 국가폭력과 역사에서 누락된 존재들, 재현 윤리들을 깊게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문화부 기사들이 ‘문화’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일반적인 영역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관점들을 다룬 것이 좋았다. ‘사진으로 보다’ 코너는 사진을 쓰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번 ‘사진으로 보다’에서 그것이 잘 이루어진 것 같다. 배리어프리를 적용한 예술 현장의 사진 등이 주는 강렬함이 좋았다.도수안 ‘크레딧이 오른 후에도 남아 있는 것들’이었다. 앞서 실린 ‘캠퍼스라이프’ 코너, ‘사진으로 보다’ 코너 등 문화에 대한 기사들을 읽다가 예술 창작 과정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사가 나오니까 흐름상으로도 좋은 충격을 받았다. 환경에 관련된 내용이지만 문화부에서 다룬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환경은 어느 분야에서도 뗄 수 없는 문제니까. ‘사진으로 보다’ 코너의 ‘선을 지우는 사람들’도 좋았다. 글로만 보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문화 예술 분야의 배리어프리 확보 노력들을 사진을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양재표 기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위한 장송곡’이 내용도, 사진도 좋았다. 성폭력 가해자 H교수 파면을 외치며 성사된 2018년 사회대 학생총회 사진을 보고 ‘이런 사건도 있었고, 학생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시절도 있었구나’ 싶었다. 두 번째로는 ‘버티거나, 포기하거나’가 좋았다. 수유에 관해서는 생각을 별로 해보지 않았는데 기사를 통해 새로운 문제의식도 얻었고, 수유하는 여성들이 겪는 불편함에 공감도 됐다. 수유할 권리 보장과 공공장소 수유시설 설치 등은 현실에서 입법을 통해 상대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을 테니, 기사를 통해 인식한 문제에 답답한 마음보단 개선을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중요하지만 잘 몰랐고, 실제 해결도 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논리적으로 짚어주신 점이 인상 깊었다.여동준 우선 ‘크레딧이 오른 후에도 남아있는 것들’ 기사가 한 번도 고민해보지 않았던 측면을 짚어줘서 좋았다. 소품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영화 산업의 환경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주는 점에서 좋은 기사였다. ‘벗어나고 싶은 기억으로부터’도 좋았다. 기사에 언급된 학대 피해 아동의 진술 과정이나, 아동의 진술은 잘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고 아동이 진술을 어떻게 해야 객관성과 신빙성을 얻을 수 있을지 추가적인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독자의 질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사였다. 마지막으로 ‘버티거나, 포기하거나’도 흥미로운 기사였는데, 학부생의 경우 사례가 적겠지만 대학원생의 경우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문제 같아서, 학내 수유 시설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지 서울대의 상황에 대한 질문도 떠올릴 수 있는 기사였다.저 널 177호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강다겸 177호는 최근 몇 호들과는 달리 하나의 경향성이 있다기보다는 각 기자들의 관심사에 초점을 두고 자유롭게 쓰였다고 느꼈다. 또 177호를 비롯한 최근 호들에서 ‘감성적인 글쓰기’가 두드러진다. 제목이나 마지막 문단에서 전에 없던 문학성이 엿보여서 좋았고, 저널의 새로운 색깔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또 각 부서마다의 특징이 점점 잡히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학원부는 학내 이슈를 정치화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문화부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깊이 있는 기사를 쓰고, 사회부는 저널만의 관점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TV부는 이미지 자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도수안 인권과 문화 큰 주제 두 가지로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사회부 기사 두 개가 주제는 좋았지만 뭔가 힘이 빠진다고 느꼈는데, 다른 기사들과 연관성이 떨어져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기사들이 개성 있는 주제를 많이 다뤘고, 기고도 재밌게 읽었다.양재표 저널은 신선함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커버스토리에 조금 아쉬움이 있다. 인권헌장의 무게와 중요성을 논하는 보편적인 특집도 필요하지만, 인권헌장 제정을 촉구하는 대자보 같은 것들의 논조와는 차별화된, 기사로서의 차별화된 점이 부각됐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여동준 학원부 개인 기사가 없어서 아쉬웠다. 학원부가 커버스토리를 써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인력 부족이 드러나는 것 같다. 학내 문제를 다룬 기사는 커버스토리밖에 없는 것 같아서 조금 더 학내 문제를 다룬 기사들을 추가했으면 좋겠다. 새로 생긴 ‘미련美練’ 코너는 ‘오감을 유지하자’와 ‘필름通’을 짧게 붙여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오감을 유지하자’와 ‘필름通’이 깊은 이야기를 다룰 경우 어려워서 잘 안 보게 되는 경우도 있던 터라 ‘미련美練’ 코너의 가벼움이 좋았다.저 널 〈서울대저널〉이 다뤄줬으면 하는 기사가 있다면 무엇인가?강다겸 ‘캠퍼스라이프’를 읽을 때마다 아쉬움이 있는데, 학원부 기사를 통해서 학교를 다니며 생기는 궁금증들이 해소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최근에 연구실이 16-M동에 있는데, M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던 적이 있다. 다음 호 수록될 학원부 기사에 어떤 내용이 실릴지 기대해본다. 사회부 기사들에는 좀 더 주관과 힘이 실렸으면 좋겠다.도수안 입학한 이후로 항상 학교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건설 사업에 관련해 노동 문제도 있을 것이고 환경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 다뤄보면 좋을 것 같다. 이번 문화부 기사에서 환경 문제를 다룬 게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각 부서가 다룰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두는 기사를 쓰는 시도를 계속했으면 좋겠다.양재표 국제적인 시각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커버스토리로 예시를 들자면 세계 인권선언, UN 등 해외에서는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 대학에서는 어떤 활동이 이뤄지는지 등을 다룰 수 있었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문제, 혹은 학교의 문제를 다룰 때도 단순히 학내에서 머무르기보다는 국제적인 혹은 좀 더 넓은 시각이 있으면 재밌을 것 같다.여동준 ‘벗어나고 싶은 기억으로부터’ 기사를 보면서, 저널에서 보호 종료 아동을 다룬 기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관점에서 다룰지는 생각해 봐야겠지만, 주제 자체를 저널에서 다루지 않았다보니 한 번쯤은 다뤄봄 직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또한, 코로나19가 끝난 이후 학교 분위기가 궁금해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시대에 달라진 점을 보여주는 기사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졸업생의 입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새내기 배움터 등 인수인계를 해 줄 사람이 없었을 텐데 새내기 맞이 행사들이 재생산된 것이 신기하다. 누가 노하우를 전수해줬는지, 학생사회 내부에서 어떠한 논의가 오갔는지 등을 다뤄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