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반이나 걸린다는데… 사회대(16동) 신축공사, 공사 기간 동안 구성원 학습권 보장 가능한가

30일 오후 ‘16동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 관련 대학원 간담회’ 열려

  지난 30일 오후 16동 312호 교수회의실에서 사회대 대학원 자치회 연석회의(가)가 주최한 ‘16동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 관련 대학원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회대 대학원 자치회 연석회의(가)는 자치회 등 사회대 대학원 각 학과 별 대표자들이 모인 기구로, 이들은 16동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 관련 학생 의견 개진을 위해 간담회를 추진했다. 간담회에는 이정민 사회대 학생부학장, 김유석 사회대 행정실 선임주무관과 사회대 대학원생 20여 명, 학부생 3명이 참여했다. 

  사회대 건물인 16동은 올해 7월부터 약 4년 반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를 앞두고 있다. 사회대는 이번 학기 사회대에서 진행되는 모든 강의가 끝나는 즉시 대다수의 강의실과 교수연구실을 우석경제관, 법학전문대학원, IBK 커뮤니케이션센터 등으로 이주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회대 대학원생들은 대체 공간 배정 기획에서 대학원생 연구공간이 배제됐음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연구실, 세미나실, 실습실, 실험실 등 대부분 16-M동에 위치한 대학원생 연구 공간은 공사가 시작돼도 16-M동에 그대로 남게 된다. 공사 시작 단계에서는 M동이 직접적인 공사 범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대체 공간 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허나 공사가 시작되면 터파기, 골조공사가 진행되는 약 24개월 가량 16동 건물 전체 안팎으로 심각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할 예정이다. 16동 건물에 그대로 남아 연구 활동을 지속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사회대 측은 소음 문제에 대해 ▲공사 중 소음과 진동의 법적 기준 준수 ▲창문 차단 및 가림막, 방음벽 설치 ▲주말 또는 휴일, 겨울방학 집중 작업 ▲매주 소음 예상 정도 측정을 통한 자율적인 대면·비대면 수업 진행 방식 선택 등을 대안으로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간담회에서는 사회대가 내놓은 대안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비판이 잇달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원생들은 입 모아 낮과 밤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연구활동을 진행하는 대학원생에겐 ‘주말 또는 휴일, 겨울방학 집중 작업’ 대안과 같이 공사 시간 조정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학습권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강다겸(사회학과 석사과정) 씨는 공사 시기 비대면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는 표현은 모순이라며 “공사 소음으로 인한 비대면 강의는 대면 수업을 할 권리, 학습권을 침해받는 상황”이라고 발언했다. 이외에도 대학원 연구 공간에 대한 고려와 대안이 전혀 없는 상황에 대한 많은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다. 

  이정민 학생부학장은 “대학원 연구 공간의 대체 공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220동이나 16-1동 사회대 신양학술정보관 동아리방 등에 “도서관 열람실 같은 구조의 ‘공유 오피스’ 공간 마련, 서울대후문 연구 공원 입주” 등을 제안했으나, 220동이나 16-1동은 학과별 연구실 제공이 불가능한 규모이며 16-1동에서도 M동과 비슷한 수준의 공사 소음이 예상된다. 서울대후문 연구 공원 입주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는 사안인 동시에, 연구공원 역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그마저도 10월 이후에 가능하다. 대학원 연구 공간 확보를 위한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사회대 대학원생 측은 “현재 사회대 건물에서 대학원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연구 공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채 공사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인하(사회학과 석사과정) 씨는 “연구실은 단순히 조용히 각자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학원생들 간 연구 활동에 대한 활발한 소통과 관계 맺음이 이뤄졌던 공간”이라며 학과별 연구실이 제공되지 못한 채 대학원생들이 뿔뿔이 흩어져야하는 리모델링 계획을 비판했다. 대학원 연구실 대체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사회대 내 연구 공동체를 보호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원생들은 생활환경의 문제를 넘어 함께 해나가는 연구 및 프로젝트들의 진전 역시 우려했다. 하지만 이정민 학생부학장은 “학과별 연구실 마련 등 이전의 연구실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는 대안 공간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16동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는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사회대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정보 제공과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얻고 있다. 사회대는 일부 학과의 학부생 자치공간(과방)에 대해서 여러 학과가 1층의 한 강의실을 파티션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눠 사용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학생자치, 휴식, 및 생활이 이루어졌던 과방 대신 충분하지 않은 구획과 분리, 엉성하고 낯선 공간을 사용하게 될 사회대 학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사회대가 논의 및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을 배제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회대 측이 공식적으로 16동 신축공사와 관련한 안내를 제공한 것은 지난 3월 28일, 4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단 한 장 분량의 카드뉴스를 전송한 것에 그친다. 카드뉴스에는 대략적인 공사 기간, 공사범위, 소음 발생 가능성만 언급됐다. 지난 5월 26일에서야 사회대 권숙인 학장이 사회대 구성원 전체에게 발송한 메일에 보다 상세한 공사개요와 일부 계획이 포함됐으나, 대체 공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보 중이라고만 돼있을 뿐 구체적인 이주 계획 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사회대의 결정을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또 이러한 계획에 학생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대 대학원 자치회 측은 간담회를 통해 ▲사회대 구성원 전체에 공식적인 방식으로 공사 관련 내용을 공유할 것 ▲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 ▲공사 기간 동안의 대학원 연구실 대체 공간을 책임 있게 확보할 것 ▲공사 시행 중 구성원 학습권 보장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고려할 것 ▲구성원들과 관련 대책을 상의할 정기적인 소통 제도를 구축할 것을 요청했다. 이정민 학생부학장은 “올해 초 공사 범위가 확대되는 방향의 갑작스러운 계획 상 변화가 있어 그에 대한 대응과 정보 전달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공간 확보를 위해 가용 공간을 지속적으로 물색할 것과 협의체 구성 및 1학기 종강 전 추가 면담 등을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대학원생은 “사회대 리모델링 공사의 목적은 결국 사회대에서 더 좋은 연구가 많이 이뤄지게 하기 위한 연구 환경의 개선이라고 본다”며, “이러한 목적에 충실한 공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공사 기간 동안에도 연구, 학업 환경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6동 신축공사 및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4년이란 긴 시간 동안, 사회대 학생들 전체의 연구와 학습이 과도하게 방해받지 않도록 사회대 학장단과 행정실, 서울대 본부의 책임 있는 태도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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