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호의 미련(美練)
우리 사회 현실에 다양한 질문과 고민을 남긴 178호
거리인터뷰

우리 사회 현실에 다양한 질문과 고민을 남긴 178호

  〈서울대저널〉은 독자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독자편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서울대저널〉이 발행될 때마다 평가모임을 가지며, 그 결과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2023년도 1학기 독자편집위원으로는 강다겸(사회학과 석사과정), 도수안(미학 21), 양재표(정치외교 20), 여동준(경제 졸업) 씨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178호 평가에는 강다겸(사회학과 석사과정), 양재표(정외 20), 여동준(경제 졸업) 씨가 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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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8호 독자편집위원회. 왼쪽부터 강다겸, 양재표, 여동준

저 널 178호 커버스토리 ‘내일도 우리는 일할 텐데’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강다겸 커버스토리 내지글이 인상적이었고, 기사 구성도 좋았다. 이 기사가 노동에 관한 정부 정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련 협력 주체들을 다루는 기획이라고 봤는데, 그런 기획에 있어 가장 최선의 기사 구성이었던 것 같다. 학생 자치언론이 청년의 관점에서 이 주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의 의의도 크게 다가온다. 다만 표지나 기사 제목들이 내용을 잘 전달하지는 못한 듯하다.

양재표 기성언론을 통해서는 정부의 노동 정책 등 노동계 이슈를 분절적이고 파편화된 채 접해왔는데, 178호 커버스토리의 기사들은 오늘날 노동 이야기를 일정한 시선을 가지고 명료하게 정리한 글이라 좋았다. 특히 우리 사회 반노동 정서를 다룬 ‘이상한 나라의 노동자들’이 역사적인 맥락부터 천천히 짚으며 독자 스스로가 본인의 노동에 관한 인식이 어땠는지를 성찰하게끔 하는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여동준 커버스토리 내지글에 쓰인 “사회 전반에 ‘노동하는 삶, 노동자인 우리’에 대한 연대의 감각은 희미하다”는 표현이 개인적으로 동감하는 문제의식이라 좋았다. 하지만 세 기사의 유기성 측면에서 커버스토리의 구성 자체는 아쉽다. 청년 이야기에서 노조 전반의 이야기로, 또 노조에서 다시 청년으로 돌아오는 흐름이었는데, 그것보단 청년들이 바라보는 주 69시간 노동에 쭉 초점을 맞추는 게 나았을 듯하다. 또 커버스토리 두 번째 기사인 ‘아주 오래되고 오래될 노동조합’과 세 번째 기사인 ‘이상한 나라의 노동자들’에 겹치는 내용이 좀 있어, 비슷한 얘기가 반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저 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강다겸 사회부 개인 기사 ‘정상과 비정상의 세계에서 다양성으로’가 인상 깊다.인터뷰이가 다양한 것은 물론 생소한 개념을 세심하고 친절하게 소개하면서도 필요한 논의와 쟁점 역시 빠짐없이 제시한 것 같다. ‘서울대저널, 묻다’ 코너의 ‘휘날리는 옷자락 뒤의 그늘진 자리’ 역시 노동을 다루는 커버스토리와 연결성이 있어 흥미로웠다. 익명의 인터뷰이와 인터뷰하는 게 쉽진 않았겠지만 저널에 필요한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인터뷰할 주제에 대한 책을 출판한 바 있는 인터뷰이의 경우 이미 인터뷰이가 책을 통해 해 둔 말 이상의 것들을 끌어내야 할 텐데, 그 지점을 특히 탁월하게 수행한 인터뷰 기사였던 것 같다.

여동준 ‘그 친환경은 필요 없습니다’가 정말 좋았다. ‘사진으로 보다’라는 코너 성격에 무척 충실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보다’ 기존 기사들에서는 사진이 글과 결합이 돼야 의미가 생기거나, 글에 더 많은 정보가 들어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사진에 모든 게 담겨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학원부 개인 기사 ‘대학생, 서울에서 살(아남)기’도 좋았다. 대학생 주거권 문제는 저널이 이전에도 다룬 적 (서울대저널 154호 커버스토리 좋은집 나쁜집 이상한집) 있었는데, 그때와는 달리 주거권에 대한 추상적인 담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대학생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포함돼 있어 좋았다.

저 널 178호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

강다겸 독자가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잘 설명해 알게 하는 것보단, 사안에 대한 쟁점이나 논의 지점을 날카롭게 제기하는 일이 저널이 수행해온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독자에게 더 많은 질문과 고민을 남기는 것이 저널의 강점인 것이다. 178호는 이런 저널만의 강점이 잘 드러난 호였다.

양재표 사회 전반에서 많이 얘기되고 있는, 독자들이 평소 익숙하게 느끼는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저널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것 같다.

여동준 커버스토리, ‘서울대저널, 묻다’, ‘북새통’, 기고에서 ‘노동’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다뤘는데, 이렇게 한 호를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었던 점이 좋다. 문화부 기사가 유독 많은 것은 좀 아쉽다.

저 널 〈서울대저널〉이 다뤄줬으면 하는 기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강다겸 최근 몇 년 간 대학 사회 내에서 이뤄졌던 여러 투쟁을 짚어보면 좋겠다. 청소 노동자 투쟁 등 학내의 크고 작은 투쟁들을 대학 측에선 업무방해나 손해배상으로 소송을 거는 전략적인 사법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대응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대학 사회 내 구성원들의 권리 투쟁들을 살펴보는 기획은 어떨까. 양재표 의회 정치를 정면으로 다뤄봐도 좋을 것 같다. 각종 입법 논의를 중심으로 정치 현실 전반을 살피며 사회에 시급한 변화나, 필요한 법과 정책을다뤄보면 좋겠다.

여동준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됐었던 학생자치활동들이 부활하는 듯한데, 단절됐던 학생 자치 문화들이 지금 어떻게 복원되었는지를 살펴본다면 재밌을 것 같다. 새롭게 돌아온 새내기배움터(새터)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특히 어려움을 겪었을 공연 동아리들은 공연을 어떻게 다시 올리기 시작했는지 등이 궁금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왜 달라졌고, 그대로라면 어떻게 그대로일 수 있는지 등을 학원부 기사로 다뤄보면 좋을 것이다. 이 외에도 학생회비 결산안을 자세히 뜯어보면서 학생 사회의 예산 편성과 그 사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기획도 필요할 것 같다.

저 널 저널에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강다겸 ‘거리인터뷰’ 코너에서 메시지가 좀 더 선명한 질문을 하면 좋겠다. 캠퍼스를 거닐 때 마주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코너인 만큼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 듣고 독자에게 전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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