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후일담입니다.

180호 발간이 하나의 모험이었다면 ‘편집실에서’는 그 모험의 후일담 같은 글이겠지요.저는 늘 멋진 모험담보다는 후일담이 좋았습니다.삶은 계속되니까요.실패나 패배 끝에도 어떤 사람들은 남아있으니까요.언제나 다음 이야기는 있습니다.그리고 저는 늘 남겨진 것들이 저의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무언가 어긋나고 비껴가며 미끄러진 자리에 남아, 거기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자주 생각합니다.

  180호 발간이 하나의 모험이었다면 ‘편집실에서’는 그 모험의 후일담 같은 글이겠지요. 저는 늘 멋진 모험담보다는 후일담이 좋았습니다. 삶은 계속되니까요. 실패나 패배 끝에도 어떤 사람들은 남아있으니까요. 언제나 다음 이야기는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늘 남겨진 것들이 저의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무언가 어긋나고 비껴가며 미끄러진 자리에 남아, 거기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자주 생각합니다. 〈서울대저널〉에선 그 옆자리에 함께 있어 줄 동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서울대저널〉 사람들은 180호를 준비하며 “이번 호엔 정말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면서도 저마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주제들을 덥석 찾아오더니 훌쩍 취재를 떠났습니다. 자신의 삶과 세계 전체에서, 쓰이고 말해져야 할 순간들을 찾아내는 그 밝은 눈들을 저는 오래도록 동경하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 〈서울대저널〉은 설 곳이 자꾸만 비좁아지는 이들의 곁에서 글 썼습니다. 그저 나이 듦이 곧장 사회적 취약함으로 이어지는 나날들에 노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을까요. 이 도시의 빈곤한 자들은 어디로 가야만 할까요. 기후위기가 닥쳐온 농촌을 지키며 여성농민들은 무엇을 해야만 할까요. 왜 아무도 교사들을 지킬 수 없었을까요. 우리네 세상 전체가 벼랑 끝 같기만 한 날들에, 유달리 더 힘겹고 버거운 순간들을 써냈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이 순간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것임을 진심으로 설득하고, 그 이야기 안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특히 애썼습니다. 저는 이것이 좋은 저널리즘이라고도 믿습니다. 

  〈서울대저널〉 한 호를 완성할 때, 진심만을 담은 우리의 글들이 모였을 때, 그 순간만큼 아름답고 애틋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서울대저널〉은 또 다음 모험을 나서니까요. 후일담에서 전해드릴 말은 그것이 전부입니다. 이 여정에 함께해 주시는 독자들께 몇 번을 반복해도 모자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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