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더위가 물러가고, 어느새 가을의 한가운데입니다. 밤이 길어지고 길에는 낙엽이 쌓이는 동안, 〈서울대 저널〉의 기자와 PD들은 181호를 완성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호에서 〈서울대저널〉의 도입을 담당하는 ‘세상에 눈뜨기’ 코너를 맡은 건 송태현 PD입니다. 평소에도 지. 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송 PD는 기후정의행진에 직접 참여해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왔습니다. 언제나 검은 가방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 먼 길을 떠나는 TV부의 PD들은 이번에는 학교 안의 기숙사를 찾았습니다. 올해 처음 시행된 LnL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주제는 사회부 윤성은 기자가 처음 제안했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네 명의 기자가 커버스토리 에 참여하게 된 것은 저출산 문제를 인구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담론에 대한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기자들이 그만 큼 많았기 때문입니다. 네 기자들은 권리로서의 재생산권에 주목해 기사를 완성했습니다. ‘아이 낳는 기계는 없다’ 라는 제목을 형상화한 표지는 언제나 기자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기자들보다 더 잘 이해하는 송나윤 디자이너의 작품입니다.
학원부의 기자들은 서울대 안팎의 사건들을 취재했습니다. 김선우 기자가 담당한 R&D 예산 삭감 관련 기사는 시의성이 큰 주제를 다루는 만큼 기획회의에서부터 많은 기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수습 기간을 마치고 현장에 투입된 김 기자의 인상적인 첫 기사입니다. 권우진 기자는 대학생의 정신건강 문제를 취재하던 중 대학교 상담센 터의 문제점에 주목했습니다. 인문대학 원어연극제를 취재한 ‘캠퍼스라이프’ 코너는 예전부터 준비해 온 기획입니 다. 연극을 좋아하는 기자들이 모여 매주 인문소극장을 찾았습니다. 네 편의 연극 후기에 극회 인터뷰까지 실었더니 분량이 열 쪽에 달합니다.
문화부는 오랜만에 초점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김유민 기자는 미디어 산업에서 정치적 올바름이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게 이상하다며, 한 번쯤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라고 했습니다. 커버스토리와 ‘북새통’ 기사도 작성하며 이번 호에서 1인 3역을 맡은 김현서 기자는 미디어에 소수자가 등장하는 방식을 분석했습니다. 김지현 기자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담은 글을 많이 써 왔지만, 이번 호에서는 아름다운 패션 유행 이면에 존재하는 환경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옷을 좋아하는 김 기자의 관심사에서 출발했지만, 패션계를 취재하며 스스로의 소비를 다시 보게 되었다고 하네요. 저는 매번 영화 기사를 써오다가, 이번에는 영화의 축제를 취재하러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호 ‘필름통’ 코너는 저보다 더 영화를 좋아하는 김준수 전 PD가 맡았습니다.
이렇게 〈서울대저널〉 181호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기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을 기사에 담았 고, 지금 말해져야 하는 것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활자 이면에 있는 마음과 고민들이 당신에게도 가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면 너머에, 화면 건너편에 있을 당신을 상상하며 편집실에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