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무엇을 위한 곳인가?” 182호 커버스토리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대학과 학생사회를 다루는 학원부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다뤄야 했던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대저널〉의 많은 기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질문에 답해 왔으니까요.
야심찬 주제였던 만큼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기사를 쓰면서도, 명확한 답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대학을 학문을 지키는 성역이나 신자유주의적 권력의 도구, 또는 ‘경제부처’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대학은 그 모든 것일 텐데요.
그래서 다양한 대학의 의미를 있는 그대로 기사로 쓰고자 했습니다. 오늘날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학생들의 느낌과 생각을 들어봤고, 대학을 줄세우는 체계가 어떤 의미인지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둘러싼 국가와 사회의 끊임없는 압력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사실 대학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지금의 구조는 오랫동안 견고하게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대학이 처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더 이상 대학이 무엇을 위한 곳인지 묻지 않을 정도로요. 어쩌면 이제 와서 대학의 위기를 다루는 것은 진부함을 넘어 무의미한 일이 아닌가 하는 회의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도 작은 가능성들을 발견하고, 상황을 복합적으로 바라보고, 변화의 계기를 찾아내고자 했습니다. 학원부는 대학이라는 공동체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기자들이 모인 곳이니까요. 이번 커버스토리를 쓰게 만든 것은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마음이었습니다. 기사를 통해서, 대학이 무엇을 위한 곳이냐는 질문을 다시 한 번 던지고 싶다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