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거실, 관악청년청

  2023년 4월, 서울대입구역과 봉천역 사이에 관악청년청이 개관했다. 개관 후 만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관악청년청이 어떤 곳이며,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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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청년청의 외관 ⓒ관악청년청

  관악청년청은 지난해 4월 개관해 운영되고 있는 관악구의 청년문화공간이다. 관악구는 ‘청년들의 활발한 정보교류 및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나아가 청년들 스스로에 의해 운영되며 청년을 위한 정책 및 프로그램을 발굴하기 위해’ 관악청년청을 설립했다고 그 목적을 밝혔다. 관악구청에서 건물을 지었고, 현재는 해당 시설을 관악문화재단에서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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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청년청 개관식 ⓒ관악청년청

  관악구는 전국에서 청년들이 가장 많이 밀집된 도시 중 하나다. 과거 고시촌이 형성돼 있었던 지역 특성상 월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도 하고, 서울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관악구에는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많이 입주한다. 또한 타 서울 지역에 비해 낮은 거주 비용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에도 번듯한 수입원을 마련할 때까지 청년들은 계속해서 관악구에 머무르곤 한다. 이렇게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관악구는 ‘청년도시’라고 불린다.

  한편 이러한 거주 사유 때문에 관악구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1인 가구의 형태를 띠고 있다. 관악구의 1인 가구 비율은 2022년 기준 55.9%로 서울 내 지역구에서 1위이며, 서울 전체의 1인 가구 비율인 38.2%보다 월등히 높을뿐더러 2위 지역인 금천구(45.6%)보다 10%p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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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실에서 인터뷰 중인 관악청년청 김민정 팀장

  이에 관악청년청 관리자인 김민정 팀장은 관악구의 청년들이 원룸이라는 폐쇄된 공간에만 머물러 있을 때 마주하는 관계의 단절 및 고립에 우려를 표했다. 김 팀장은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생각하는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관악의 1인 가구 형태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필요하다”며, 청년에게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고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거실’이 되는 것이 관악청년청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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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청년청의 멘토링 공간 ⓒ홍인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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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기부한 책들 ⓒ홍인표 수습기자

  관악청년청은 청년들에게 거실과 같은 만남의 장이 되기 위해 공간대여, 청년 대상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멘토링실은 2024년 개관이 예정된 공간으로, 넓은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해 청년 맞춤형 멘토링 및 교육, 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멘토링실에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여러 서적이 비치돼 있는데, 이 책들은 모두 관악청년청에서 진행한 행사 ‘기부 앤 테이크’에서 시민들이 기부한 서적이다. 멘토링실 이외에도 창업보육실, 공용사무공간인 코워킹 사무실 등 관악청년청에는 진로를 고민하고 취업 및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을 위한 여러 공간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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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청년청의 세미나실

  관악청년청에는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강당 또한 존재한다. 청년들은 이러한 공간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강연 및 행사를 개최할 수도 있고, 강당에서는 관악청년청에서 주최 및 주관하는 청년 대상 강연 및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관악청년청에는 이외에도 공유주방, 연습실, 작업실, 세미나실, 상담실, 청년카페 등 다양한 시설을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예약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청년들의 실질적인 고민에 초점을 맞춰 더 많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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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파운드 관악’ 우수사례 비즈니스 모델 소개 ⓒ홍인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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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공유회에서 참여형 비즈니스 모델을 체험하는 청년들

  공간대여 서비스를 넘어 청년들이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는 취업 및 창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일례로 ‘로컬파운드 관악’은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지역과 연계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진행됐다. 로컬파운드 관악에 참여한 청년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기회를 가졌고, 그중 우수사례에 해당하는 몇 개의 사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홍보하는 성과공유회를 진행했다. 올해는 지난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해 커뮤니티 네트워킹, 사업자 등록 절차 지원, 지속적인 전문가 멘토링 등을 추가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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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과 비밀의 방’ 프로그램의 미디어 아트 공연 ⓒ관악청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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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과 비밀의 방’ 세미나 ⓒ관악청년청

  ‘청년들과 비밀의 방’은 지난해 12월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진행된 행사로, 관악청년청 개관 이후 첫 연말을 맞아 관악청년청 공간을 온전히 활용해 청년들이 운영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행사였다. 미디어 아트 예술가인 한 참가자는 카페 시설을 대관해 공연을 진행했고, 환경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팀을 결성해 자원순환 부스를 여는 등 15개의 팀이 관악청년청 시설을 직접 운영했다. 행사에서는 현실적인 아르바이트 경험을 담은 영상으로 청년들의 호응을 얻은 유튜브 ‘사내뷰공업’의 크리에이터 김아리 등 청년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연사들을 초청한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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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청년청 청년운영위 정기회의 ⓒ관악청년청

  관악청년청은 시설의 운영 및 기획에 청년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도록 청년 운영위원회(운영위)를 구성했다. 운영위는 창업 컨설팅, 청년 의료 지원, 공유오피스 운영, 축제·문화예술 커뮤니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9명의 관악구 거주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 분기별로 4회 진행되는 운영위의 정기 회의에서는 관악청년청 운영 현황을 공유하고 운영 방향을 설정하며, 운영 방향에 맞는 현안들의 진행 상황을 청년 운영위원으로부터 점검받는다. 청년 운영위원들이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하기 위한 비정기 회의도 함께 진행된다.

  지난 1년간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청년들의 거실’이 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관악청년청. 관악청년청 측은 앞으로도 다양한 청년들이 모여 고민을 나누고 필요한 지원을 받는 공간이 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 및 개발할 것임을 밝혔다. 홀로 고립된 상태에 빠지기 쉬운 관악구 1인 가구 청년들에게 관악청년청이 편하게 들러 휴식을 취하고, 다른 청년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건강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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