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김현 시인, 유해정 작가, 박희정 작가
지난 4월 16일 오후 7시, 세월호참사 10주기 북토크가 창비 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진행됐다. 패널로는 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유해정 작가와 박희정 작가가 참여했다. 진행은 304 낭독회의 김현 시인이 도맡았다. 304 낭독회는 세월호참사 이후 한 달마다 한 차례 시민들과 함께 낭독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번 북토크는 출판사 창비와 온다프레스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10년간 창비는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비롯한 세 편의 세월호참사 관련 기록을 엮은 바 있다. 일인 출판사 온다프레스는 올해 3월 12일, 세 권의 세월호참사 기록을 새로 선보였다. 『520번의 금요일』에서는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10년을,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는 세월호 생존자·형제자매·그 밖의 사람들의 10년을,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의 말을 이어갑니다』는 304낭독회의 10년을 담았다. 온다프레스의 대표 박대우 편집자는 이전에 창비에서 근무하며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편집을 담당했다. 그때의 인연이 10년이 흐른 뒤, 시간이 지나야만 비로소 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이어진 셈이다.
유해정 작가와 박희정 작가는 작가기록단의 자취와 활동을 소개했다. 두 작가는 2014년 6월 처음 작가기록단에 합류했고, 지금까지 여섯 편의 저술에 꾸준히 참여했다. “처음에는 기록에 방어적이었던 유가족 분들도 많았다”고 유 작가는 회고했다. “그래도 첫 책이 나오고,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서 떠나간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주니까 점점 가족들의 마음도 열렸다”고 유 작가는 설명했다. 두 작가는 재난을 기록하는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작년 10·29 이태원참사 작가기록단 활동에도 참여했다.
행사는 낭독과 질의응답이 편하게 섞인 채 진행됐다. 진행을 맡은 김현 시인은 마이크를 수시로 객석에 넘겼다. 그리고 방청객의 옆자리에 직접 찾아가 나란히 앉아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우리 모두 이 자리에 함께하는 것 아니겠냐”고 김 시인은 말했다. 방청객들은 참사에 엮인 각자의 사연, 작가들에 대한 응원, 참사와 교육에 대한 고민 등을 자유롭게 꺼냈다.
북토크를 마치며, 유해정 작가는 “세월호는 재난과 안전에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사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문화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의 고민과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직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세월호가 많은 것을 바꿨다. 박희정 작가는 “세월호참사 이후 사람들이 어떤 변화를 이루어왔는지 책을 통해 잘 살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기억의 힘을 믿는 독자들의 움직임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