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다는 것의 힘

  처음 〈서울대저널〉에 지원할 때, 기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겠다는 큰 책임을 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반가운 얼굴들이 속한 공동체라는 사실, 저의 기사가 지면에 발간돼 결과물로서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었죠. 수습기자가 돼 처음으로 기획회의에 참관한 순간, 저는 열정으로 눈을 빛내는 사람들을 마주했습니다.

  “기사에 진심인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피드백하는 그 분위기가 좋아. 그래서 오히려 기획회의가 기다려지기도 해.”

  정기자가 돼 본격적으로 참여한 회의의 소감을 일기장에 이렇게 적어뒀습니다. 저는 무언가에 열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그 열정을 공유하고 함께 진심을 다하는 순간의 매력을 크게 느낍니다. 〈서울대저널〉 사람들은 서로의 아이디어에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따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꼼꼼하게 던집니다. 바른 기사로써 목소리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함께 고민하는 열기가 저는 참 좋았습니다.

  이번 호에서 언론 탄압을 주제로 묶인 ‘초점’ 코너를 맡겠다고 했을 때, 늘 스스로 다짐하곤 했던 ‘잘할 수 있다’는 말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리저리 휘둘려 위태로운 요즘의 언론을 볼 때 학생자치언론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필요한 이야기이기에 사람들에게 쉽게 가닿도록 제가 잘 쓸 수 있을지 오히려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 3일에는 이번 초점의 소재를 처음 제안한 김한결 기자, 윤성은 기자와 함께 언론 장악 저지를 위한 촛불집회 현장을 찾았습니다.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는 제22대 총선 이후인 4월 18일 〈KBS〉에서 방영 예정이었음에도 총선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방영을 6월로 미루고 기획을 확장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언론인과 시민들을 마주했습니다. 그들의 외침을 들으며 〈서울대저널〉 구성원들의 얼굴 또한 스쳐 지나갔습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 얼굴들은 제게 주저하지 않을 용기를 줬습니다.

  ‘함께’라는 말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늘 그렇게 믿고 살아갑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발걸음을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음에, 하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함께이기에 무력감에 멈추지 않고 끝내 이뤄낼 수 있습니다. 보폭이 작을지언정 끊임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직접 앞으로 나섰던 김한결 기자의 연대 발언을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여러분과 함께라서 영광입니다.

  “지치지 않고 계속 나아가기 위해 목소리를 냅니다. 무엇보다도 훨씬 간절한 마음으로 언론다운 언론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기에 주저앉지 못합니다. 함께 헤쳐 나갑시다. 서로를 살피고 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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