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노동 동향에서는 노조 측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안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에는 노조 측과 어떻게 연대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답변을 주지 않은 노동조합은 제외했습니다.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지부장 송호현
*아래의 답변은 183호 취재 과정에서 전달받았으나, 편집 일정상 이번 호에 함께 싣습니다.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이원화된 인사관리로부터 비롯된 여러 문제를 부각하고 인사관리를 일원화할 수 있도록 계속 요구할 것이다. 또한, 소속된 단과대가 어디냐에 따라 급여, 복지 등의 근로조건이 다른 현재 상황도 체계적으로 정리하겠다.
아울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인상률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현재 서울대는 정규직에게는 더욱 많은 급여를, 자체직원과 학사운영직원 등 비정규직에게는 더 적은 급여를 주고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 본부는 법인직원(정규직)은 책임 있는 일을, 자체직원은 보조업무를 하기 때문에 자체직원의 급여 수준이 낮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자체직원이 법인직원과 혼재돼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본부는 법인직원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자체직원이 법인직원과 동일한 가치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의 급여 수준을 맞춰주거나, 그러지 못한다면 업무를 줄이라고 요구할 계획도 있다.이번 겨울 방학 때 진행한 활동은 무엇이 있는가.
겨울 방학에는 주로 지난해 노동조합 활동을 정리했다.작년 활동에 대해 평가한다면?
작년 생활협동조합(생협) 임금교섭을 상반기 내 마무리했고, 자체직원의 경우 미사용 연차에 대한 연가보상비 지급을 이뤄내는 등 소소한 성과가 있었지만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 생협의 경우 여전히 직원 수가 현저하게 부족하다 보니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체력적인 부담을 넘어서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만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체직원의 경우 역시 이원화된 고용구조 문제가 빚어내는 각종 차별 문제가 아직도 고질적으로 남아 있다. 올해도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활동을 지속하고자 한다.지난 3월 22일에 생활협동조합 대의원회의가 진행됐다. 노동 인력 증원과 관련해 논의된 사항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것이 나왔는지 소개해달라.
인력 증원 관련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피켓 시위 이후 관련해서 추가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임금교섭이 시작돼 일단은 교섭에 집중하려고 한다.다음 목표는 무엇이고,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첫 목표는 생협의 조리 인력 충원이다.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 목표이기 때문에 선전 활동과 임금 교섭을 통해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
또한 자체직원의 근무 여건과 근로조건의 형평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학과들이 신설되며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는 별도 인력 충원 없이 기존에 일하던 정규직을 새로운 학과에 재배치하고 있다. 기존의 정규직이 빠진 자리의 업무를 주로 자체직원과 학사운영직원이 나눠 부담하고 있어 업무 부담이 커졌다. 기존에도 자체직원과 학사운영직원은 소속된 부서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노동을 하고 있었고, 업무의 양 또한 상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규직의 공백으로 발생한 업무 과중에 대해 전혀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 누적되고 있고, 퇴사하는 직원도 있다.
올해는 자체직원의 임금교섭과 단체교섭이 있다. 기관에 따라서, 관리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변하는 현재의 임금체계 대신 안정적인 임금체계의 도입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자체직원에게 적용되는 연봉제 대신, 전임교원과 정규직에 적용하고 있는 임금체계인 호봉제를 적용하는 것도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학사운영직원은 총장발령으로 대학본부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자체직원의 경우 소속 단과대학장 발령으로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며, 이 때문에 불필요한 행정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직원 운영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규직, 자체직원, 학사운영직원에 대한 종합적 조직진단을 통해 인력운영체계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현재는 다양한 직종이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그 구조가 복잡한데, 단순한 운영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체직원, 학사운영직원도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인사규정을 적용해 직급을 부여하고, 승급도 적용해야 한다.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공동학생대표 이병호(지리23)
비서공이 최근 한 활동을 소개해달라.
생활협동조합(생협) 식당의 노동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학노조가 학식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인력 충원 문제로 피케팅과 연서명을 진행했을 때 연대했다. 대학노조 사무실에서 학생들이 학식노동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본부가 천원의 식사(천식) 노동자 관련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문제의 핵심은 인원이 적어서 발생하는 업무 부담 과중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인력 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단순히 사람을 추가로 뽑는다고 해서 끝나는 일은 아니다. 신규 인력은 교육 기간 동안 제 몫을 해내기 어렵고, 일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또 계속해서 기존 인력들이 퇴직하므로 단기적이고 일시적으로 채용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인력 규모 자체를 크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임금 인상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임금을 인상해 구직자들에게 취업 유인을 확대하고, 기존 노동자들도 병원비를 내면 남는 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현재의 임금 수준은 노동 강도에 비춰 볼 때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전반적인 노동환경과 복리후생 개선도 이뤄져 천식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노동환경이 개선되면 서비스의 질도 따라서 올라갈 것이다. 본부의 태도 변화를 위해 학생들도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