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도 시급한 논의를 종합한 183호

  〈서울대저널〉은 독자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독자편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서울대저널〉이 발행될 때마다 평가모임을 가지며, 그 결과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2024년도 1학기 독자편집위원으로는 도수안(미학 21), 박주아(아동가족 20), 유정빈(언어 23) 씨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  널  183호 커버스토리 ‘오늘 하루, 얼마나 쓰셨습니까?’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도수안  반복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회 문제인 물가를 다룬 커버스토리가 매우 반가웠다. 물가를 통계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의식주, 교통, 여가로 분야를 나눠 살핀 것이 좋았다. ‘데스크칼럼’에서 언급된 것처럼 기사가 객관적인 지표와 연결돼 실생활에서 체감한 물가는 비교적 짧게 서술된 측면이 있었는데, 이를 ‘기자가 뛰어든 세상’에서 적절히 보완했다고 생각한다. 커버스토리부터 ‘기자가 뛰어든 세상’까지, 기사들이 잘 합쳐져 비로소 한 권이 완성된 것 같았다.

박주아  모든 사람이 쉽게 공감할 만한 주제였다. 먹고사는 일부터 여가까지 주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서 재밌게 읽었다. 최근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러한 고민을 잘 담았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커버스토리였다. 또, 무거운 주제임에도 기사를 비관적으로 끝맺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고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며 희망적으로 마무리해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다가왔다. 

유정빈  사과, 대파 등 농작물 가격이 연이어 화두에 오르고 있는 만큼 시의성이 있는, 매우 적절한 주제의 커버스토리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물가와 체감 물가가 왜 다른지를 설명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내지 글도 기억에 남는다.

저  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도수안  수습 기사 ‘고기가 되지 않은 소는 싸움을 한다’가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주제였는데, 문제의식을 환기하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했다. 동물 학대라는 측면과 아울러 현실적으로 소싸움에 얽힌 이해관계를 잘 살펴서 좋았고, ‘우주를 협력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결론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박주아  ‘기자가 뛰어든 세상’의 ‘한 끼에 만 원이 착한 가격이래요’가 커버스토리와 연결돼 읽는 재미가 있었다. 기자들의 일상을 통해 가벼운 웃음과 함께 독자들의 반성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숙사에 사는 학생으로서 여실히 느끼고 있는 문제점들을 ‘높아지는 기숙사의 문턱’ 기사가 잘 담고 있어서 좋았다. 왜 재학생 관악사 입주 경쟁률이 높아지는지 등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이 풀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정빈  역시 ‘기자가 뛰어든 세상’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커버스토리는 일반 사람들의 인터뷰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을 잘 보완한 기사였고, 기자들의 체험이 생생하게 전해져서 좋았다. 수습 기사였던 ‘이곳의 현실이 저곳의 이야기에 담길 때’ 기사도 문제의식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어 인상 깊었다. 고전 소설 중에도 작가와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이 많은데, 과거와는 달리 최근의 작품들에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사회적 배경이 달라져서인지 혹은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를 지금은 인지하게 된 것인지, 생각해 볼 지점이 많은 기사였다.

저  널  183호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

도수안  이번 호는 중요하고 시급하게 논의돼야 할 주제들이 많았던 것 같다. 각각의 주제를 커버스토리로 써도 될 만큼 비판과 분석이 필요한 지점들을 때에 맞게 다뤘다고 생각한다. ‘서울대저널, 묻다’ 코너의 ‘여성을 지우는 세상에 맞서’도 그랬다. 너무나도 반복적으로 지속되던 여성 혐오 문제에 무던해지던 참이었는데, 현장에서 활동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상기할 수 있었다. 특히 ‘소수자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좋았다. 기고 글도 재밌게 읽었다. 세 편 모두 실제로 운동을 하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직접, 또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서 좋았다.

박주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표지와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가 표지에서부터 명확히 드러났다. 커버스토리뿐만 아니라 모든 기사가 강렬하고 흥미로운 제목을 자랑하는데, 내용에 접근하기도 쉽게 느껴졌다. 특히 수습 기사였던 ‘고기가 되지 않은 소는 싸움을 한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정빈  182호의 커버스토리였던 대학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학생들의 실생활에 밀접하게 닿아있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 좋았다. 기숙사, R&D 예산 삭감, 관악청년청 등도 그랬다. 약자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하고 싶다. ‘서울대저널, 묻다’의 반성폭력 운동, 기고 주제였던 비거니즘, ‘오감을 유지하자’의 「집이 없어」 모두 기억에 남는다.

저  널  〈서울대저널〉이 다뤄줬으면 하는 기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박주아  중앙도서관 터널을 지나며 총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대자보를 여럿 봤다. 청년과 관련된 공약이나 우리 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정치에 관심이 있는지 등 정치 및 총선과 관련된 주제를 다뤄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유정빈  학생회관식당에서 있었던 생협 노동자 시위와 식당 인력 충원에 관한 소식을 장기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저  널  추가로 〈서울대저널〉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유정빈  ‘데스크칼럼’에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해 증명하는 일에 관한 고민이 담겨 있었는데, 커버스토리를 읽으며 조금 딱딱할 수 있지만 수치를 통해 증명해 나가는 것, 체감을 넘어 실재함을 보여주는 것이 기사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Previous Post

‘진짜’ 기자는 없다

Next Post

푸바오가 떠난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