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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필체 그대로… 디지털북 안에 들어온 박목월 미공개 육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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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필체 그대로… 디지털북 안에 들어온 박목월 미공개 육필 시

  지난 2,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는 박목월 시인의 미공개 육필 시 166편을 디지털북으로 발간했음을 밝혔다. 미공개 육필 시의 존재를 발표한 지 두 달만이었다. 위원장인 단국대 우정권 교수는 관련 간담회에서 디지털북 제작 의의, 시 선별 과정, 향후 활동 등을 소개했다.

사진 설명 시작. 단국대 우정권 교수가 박목월 육필시 실물 복각본 중 생활 편을 들고 설명 중이다. 사진 설명 끝.
▲ 실물 복각본을 듣고 설명 중인 단국대 우정권 교수

  우 교수는 먼저, 미공개 육필 시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유료 디지털북을 채택한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디지털북(Digital Book)이란 노트에 적혀 있던 작품의 원본을 변형하지 않고 디지털 이미지로 재현한 것을 일컫는 말로, 새로 개발된 플랫폼인 피카펜(PICKAPEN)을 통해 구현됐다. 그는 작년 8월에 발간위원회가 조직되면서부터 시의 내용을 분석, 분류하는 작업을 시행했는데 10월쯤부터 이 작업을 디지털로 공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박목월 시인이 공책에 손수 쓴 시를 대중들에게 그대로 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시인의 글씨체는 물론이고 시를 쓰며 행했던 고민의 흔적까지도 그대로 보여줬을 때 해당 작품들의 의미가 온전히 전달될 거란 기대에서였다.

  다만, 기존의 전자책 형식을 통해 시인의 원본을 공개할 시 불법 복제가 가능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분산원장기술을 적용한 피카펜을 통해 해당 작품들을 공개함으로써 작품을 고유하게 식별, 추적, 관리해 최대한 안전히 저작권을 보호하고자 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뒤이어 그는 디지털북의 다양한 구성을 통해 종이책이 익숙한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끌 만한 여러 기능을 소개했다. 디지털북은 여러 시가 하나로 묶여 있는 게 아니라 각각의 디지털시가 개별적으로 나눠 있는데, 각 작품에 들어가면 동일시를 세 형태로 감상할 수 있다. 공책에 적혀 있던 원본 시를 그대로 구현한 형태 하나, 보정을 통해 좀 더 글씨를 선명히 볼 수 있게 구현한 형태 하나, 그리고 공책 선을 지워 읽기 편한 상태로 구현한 형태 하나다. 각각에는 모두 메모 기능이 탑재돼 있어 종이책에 낙서하듯 자유롭게 생각을 적어둘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음성 생성 기술을 활용한 박목월 시인의 육성낭독 역시 전자책의 매력을 십분 활용한 기능이다.

사진 설명 시작. 탁자에 박목월 시 실물 복각본들이 펼쳐져 있다. 가장 앞에는 박목월 시인의 대표 시인 <나그네 />의 육필원고가 펼쳐져 있다. 책들 사이에는 'PICKAPEN'이란 플랫폼 이름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사진 설명 끝.
▲ 전시된 박목월 시 실물 복각본

  시 선별 과정과 작품 분류 방법에 대한 설명도 덧붙었다. 공책에 적혀 있던 작품 중 기존 발표된 작품과 동일한 작품들은 최대한 제하고, 선별된 시들은 생활, 사람, 신앙, 가족, 사랑 등 총 10개의 주제로 구분했다. 신앙의 경우 단순히 신앙 간증에 가까운 시들은 포함하지 않고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시적 품격을 갖춘 작품” 9편만을 실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시에서는 박목월 시인의 시 경향을 봤을 때 찾아보기 어려웠던 연작시 역시 살펴볼 수 있다.

  끝으로, 박목월 육필시 공개 이후 진행될 다양한 향후 일정이 소개됐다. 경주동리목월문학관에서 514일부터 열리는 박목월 미공개 육필시 특별 전시회를 시작으로 대형 도서관과 지역 서점을 중심으로 특별 전시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문학 대표 5개 학술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박목월 미공개 육필시 디지털북 발간 기념 학술대회역시 614일에 예정돼 있다. 한국시인협회가 주최하는 박목월 육필시 낭송콘서트와 더불어 여러 낭송콘서트 역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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