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저널〉은 독자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독자편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서울대저널〉이 발행될 때마다 평가모임을 가지며, 그 결과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2024년도 1학기 독자편집위원으로는 도수안(미학 21), 박주아(아동가족 20), 유정빈(언어 23) 씨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 널 184호 커버스토리 ‘청년+정치=?’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도수안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정치 또한 청년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현재 상황을 잘 짚은 커버스토리였다. 특히 ‘이대로 물려줄 수는 없다’ 기사가 좋았다. 단순히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 ‘실효성 있는 청년 정책들이 없다’와 같은 단편적인 측면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가 어려운지를 교육적 측면에서 살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 기사인 ‘우리 살아갈 미래에 함께 정치하자’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청년 정치를 주제로 한 커버스토리에서 청년이라는 개념 자체가 그렇게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를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의 무용한 청년 정책은 이들을 한데 묶을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니까.
박주아 세 기사의 흐름이 좋았다. 하나의 틀 아래서 청년, 그리고 정치라는 주제로 현재를 돌아보기도, 과거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기도, 미래 정치를 논의하기도 하면서 여러 담론을 정리해 줬다. 마지막 기사의 ‘청년 정치는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인데도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정빈 첫 번째 기사는 지난 총선과 대선을 비교하면서 청년과 정치라는 분리된 단어를 청년층 투표와 청년 정치인이라는 두 가지 분류를 활용해 잘 연결하고 있었다. 두 번째 기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청소년 활동가들이 부모님의 영향으로 2월에 많이 탈당한다는 사실이었다. 새로운 정보를 알아갈 수 있었다. 또, 요즘 사회가 제도적으로 청소년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제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 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도수안 초점 기사인 ‘무엇이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언론이 언론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객관적인 자료들을 잘 정리하면서 시의적절한 주제를 적절히 잘 다룬 것 같다. 초점과 연결된 기고 ‘‘진짜’ 기자는 없다’도 재밌게 읽었다. 언론계의 구성원인 기자들도 막막하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도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아 무력해지기도 한다. 모든 이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언론계의 문제점들을 잘 정리한 느낌이었다.
박주아 사회부의 기사인 ‘푸바오가 떠난 자리에서’가 좋았다. 기사를 읽으면서 동물을 상품화하고 마케팅 도구로 이용하고 있음을 지적한 부분에 가장 공감이 많이 됐다. 푸바오를 계기로 동물 존엄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고, 열악한 서식 환경에 함께 분노하면서 동물 친화적 공간을 만드는 데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푸바오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이 서로 비난하기만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는데, 여러 담론들을 세세히 살펴 소개하는 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유정빈 역시 ‘푸바오가 떠난 자리에서’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푸바오에게만 한정된 논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물들이 사람의 마음을 얻고, 의인화되며 동물의 보호자가 팬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도 하는 모습이 우리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동물이 귀여움만으로 소비되는 것이 맞는지는 평소에도 고민해 온 지점이다. 동물권과 관련해 경계하고 또 고민해야 할 부분들을 제시해 준 기사였다.
저 널 184호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
도수안 이번 호는 주제가 참 다양했다. 특히 문화 기사가 평소보다 많은 느낌이었는데, 기자의 감상평이 주로 실리는 코너 기사들에 더해 운동 오픈채팅방, 박목월 시인의 미발표 유작, 한국 드라마 등 사실적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사들도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특히 ‘오늘의 한국 드라마를 만드는 것’ 기사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해외에서 실제로 케이팝보다도 한국 드라마를 아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는데, 과거의 로맨스 드라마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옛날’ 작품들이나 《오징어 게임》(2021) 같이 잔인한 작품들만 아는 것 같아 아쉬웠다. 기사도 비슷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기사였다.
박주아 정치에서 시작해 교육, 언론, 경제, 문화까지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주제들을 다각도로 조망한 호였다고 생각한다.
유정빈 기사들의 연결이 좋았다. 커버스토리와 초점은 통계를 사용해 객관적 사실들을 잘 정리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마음을 건드리는 기사들이 자리해 있어 읽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우리 학교 생활협동조합의 노동자들이 인력 부족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다룬 기사도 눈에 띄었다. 학생자치언론으로서 학내 여러 문제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저 널 〈서울대저널〉이 다뤄줬으면 하는 기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유정빈 최근 학내에서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맞서 분필로 바닥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문구를 적는다거나, 자하연 앞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는 등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여러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여러 학생 집회들을 다뤄줬으면 좋겠다. 학교 내 소식들을 더 많이 듣고 싶다.
저 널 추가로 〈서울대저널〉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도수안 지난 세 권의 커버스토리 주제였던 요즘 대학, 물가, 청년 정치가 모두 청년과 밀접하게 관련 있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청년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면 〈서울대저널〉을 읽는 의미가 더욱 커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