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서 사진기자
ⓒ김현서 사진기자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304명의 생명이 스러지던 그날, 국가는 없었다.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는 희생자와 생존자와 유가족의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진실을 알기 위해 소리쳤건만, 무능한 정부는 목소리를 외면했다. 남발했던 정치적 수사와 가짜뉴스, 혐오표현으로 노란 리본이 얼룩지기도 했다. 그렇게 세월호는 사회적 참사가 됐다.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떤 것은 변했고 어떤 것은 꿈쩍하지도 않는다.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 확장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었고 안전 사회를 향한 강한 열망이 이곳저곳을 뒤덮었다. 한편 또 다른 사회적 참사가 반복됐고, 여전히 세월호를 말하는 일을 힘에 부치게 만드는 현실에 무력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되새긴다. 책임을 묻고 진실을 밝히며 결국에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4월 16일의 상흔을 매만진다. 그렇게 우리는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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