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관 618호
관악구 노인들의 활력소, 관악노인종합복지관
무(無)보다는 차라리 슬픔을

관악구 노인들의 활력소, 관악노인종합복지관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의 외관

사회에서 주어진 업무가 끝나고 노년기에 접어든 노인들은 제2의 삶을 시작하기 위해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간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고령화 현상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노인의 삶에 복지를 더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양질의 프로그램과 복지 사업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보장하고, 건강한 복지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노인들이 내딛는 여정의 첫걸음을 함께한다.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의 비전과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노인의 시선에서 주목해봤다.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의 외관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노령인구 비율 20% 이상의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 제공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 제공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다양한 사회참여의 기회 제공 ▲포괄적인 사례 관리 ▲지역 돌봄을 통한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노인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악 수업을 듣는 회원들

관악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노인들은 과거에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학습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일본어·영어·중국어·한문 등과 같은 외국어부터 인문학, 서예, 기악 및 미술 등 예술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의 강좌들이 개설되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취약 계층인 노인들을 위한 컴퓨터 활용 교육이나 스마트폰 입문 교육도 제공하는데, 회원들은 이를 통해 그간 접근하기 어려웠던 디지털 기기에 조금씩 친숙해지고 있다. 

▲IT 행복 배움터에서 디지털 교육을 받고 계신 어르신들

노인 사회화 교육은 구성원의 교육 욕구를 해소하고 자기 계발의 기회가 될 뿐 아니라, 학습 과정에서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구성원들이 소통하면서 노년기 사회성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의 공간적 제약과 초빙 강사 수의 한계로 상반기·하반기에 걸친 추첨제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은 각 분기가 시작할 때 원하는 시간대의 강좌에 수강을 신청하고, 결과가 발표되면 해당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이처럼 복지관의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모든 회원이 원하는 교육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사회화 교육이 추첨제로 진행되기에 뒤늦게 가입한 신규 회원이나 당첨되지 못한 회원은 다음 추첨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교육에 참여하는 회원이 늘어나면서 교육 외에 다양한 복지관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복지관의 시설 및 예산으로는 이들 모두를 수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강당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회원들

관악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공간 제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당 프로그램은 일명 ‘청춘마당’이라 불리며, 이곳에서는 추첨 없이 참여를 원하는 다수의 인원이 함께 몸을 움직이며 소통할 수 있다. 한국무용·밴드체조·댄스스포츠·포크댄스·라인댄스·웰빙댄스 등 외부 강사가 교시마다 강의를 진행하며 노인들의 활기찼던 청춘을 끌어낸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부터 강당은 구성원들의 대화 소리로 활기가 넘치고, 어느새 공간이 사람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도 없어진다.

▲점심시간 배식을 기다리는 회원들

오전에 신청한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회원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식실로 이동한다. 단돈 4,000원으로 균형 잡힌 식단의 식사를 할 수 있기에 식사 시간마다 복지관 1층은 사람들로 붐빈다. 노인들은 값비싼 서울 물가와 비교해 식사 비용이 저렴하기에 복지관을 수시로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식실 내부 수용 인원의 한계로 인해 이른 오전부터 줄을 서는 노인들이 많고, 긴 대기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시설이 확장되지 않는다면, 회원들은 복지관 이용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탁구를 하는 회원들

강사가 수업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자율적으로 사교 모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도 마련돼있다. 장기바둑·사구·포켓볼·탁구·장구 등 시간이 맞는 회원들끼리 모여 취미 활동을 즐기기도 한다. 노인들은 동료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며 더운 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해 복지관에서 기분을 전환하곤 한다고 말했다.

▲관악노인종합복지관 3층 시설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교육 및 여가 프로그램 외에도 취업알선사업·재가복지사업·건강증진사업 등 장기적으로 노인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이 직접 정보를 찾을 필요 없이 복지관에서 지원하는 서비스를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취업알선사업은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구인처를 개발하고 알선함으로써 노인들의 실질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신청자가 복지관에 방문하면 희망하는 근무 지역·월급·직종·보유 자격증 등을 고려한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신체·정서·경제적 취약계층인 노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발굴하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노인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하도록 지원하는 재가복지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경로식당 무료 급식이나 식사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의 생활 다방면을 두루 살피는 사업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관악노인종합복지관 3층에는 치매전문요양센터와 노인성 질환 맞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가 존재한다. 이처럼 노인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각종 지원과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꾸준히 시선이 닿는 곳을 넓혀가고 있다.

▲관악노인종합복지관 자치위원회 소속 허명욱 회원 외 두 분

관악노인종합복지관과 약 10년째 함께하고 있는 허명욱 회원은 회원이 된 이후로 젊은 시절에 학교로 등교했던 것과 같은 설렘을 느낀다고 말했다. 허 회원은 여러 차례의 암 수술 이후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휴식할 공간을 찾던 중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하게 됐다.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동료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았으며 매일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기다리게 되고, 이곳에서 나누게 될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이 기대된다고 허 회원은 말했다. 

노년기에는 신체적 건강, 정서적 안정, 그리고 사회적 관계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세 가지 요소를 조화롭게 관리할 때 평안한 삶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앞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할, 새로운 길을 걷게 될 노인들에게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이 긴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빛이 돼주기를, 앞으로도 그 길을 꾸준히 비춰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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