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대학에서 알려드립니다

 학부대학에 대해 학내외 구성원에게 묻고 답하다

  올해 1월 출범 소식이 전해진 이래, 학부대학은 출범까지 약 반년을 남겨두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지난 1월 학부대학 설립추진단(추진단)을 창설해 6월 말까지 학부대학의 교육과정, 운영 체계 등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학부대학과 본부에 여러 의문과 우려가 제기됐다. 학부생 측과 일체의 소통 없이 통보식으로 진행하려 했다는 점, 운영 체계와 교육과정 구성 등이 지나치게 졸속으로 진행된다는 점, 학부대학의 존재 의의에 대한 의문 등이 꾸준히 지적됐다. 본부와 추진단은 이에 학부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실무위원회에 학생 대표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4월부터 6월까지 총 5차에 걸쳐 릴레이 포럼을 진행하고, 서울대학교 포털 마이스누(mysnu)에 학부대학 알리미 웹사이트를 개설해 정보를 전달하는 등 우려를 씻어내기 위한 여러 활동을 이어나갔다.

  7월 1일에 새롭게 출범한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준비단)은 추진단이 그려왔던 밑그림을 넘겨받아 구체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밑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진 상황임에도, 아직 학부대학에 관해 많은 부분이 안개에 둘러싸여 있는 듯하다. 학부대학에 관해 준비단에 묻고, 학부대학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살펴봤다.

미지의 학부대학

  학부대학은 서울대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교육기관으로, 무전공 입학 제도를 택한다. 학부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정해진 전공 없이 1년에서 2년 정도 학교생활을 하고 난 후 전공을 선택한다. 이때 자유전공학부 입학생은 자유전공학부 소속을 유지하고, 학부대학 광역 입학생은 학부대학 소속을 잃게 되는 구조다. 학부대학이 처음 그 존재를 알린 1월부터 6월까지, 본부는 릴레이 포럼과 카드뉴스 등을 통해서 학부생들에게 학부대학을 설명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는 설립 취지와 기본적인 구조, 행정 조직 체계 등 학부대학의 전반적인 설계 구조에 관련된 포괄적이고 이론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에서 공유한 카드뉴스들 ©서울대학교

  서울대가 공개한 정보는 매우 적은 편이다. 학부대학 본관이 위치할 건물이나 본관 구조도, 모집 정원 조정안, 공통교육과정 개편 이후 기존 재학생들의 강좌 이수 변동 여부 등 실무 및 재학생에게 적용될 변화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공개된 바가 없다. 

  이러한 문제는 같은 시기에 출범할 예정인 타 대학교의 무전공 학부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한양대학교는 내년부터 선보이는 무전공 학부 ‘한양인터칼리지’에 대해 이미 지난 3월 지역별 현장 설명회를 예고하며 모집 단위별 정원 조정안을 공개했고,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학내언론뿐 아니라 기성 언론에도 공개했다. 특히 8월에는 학내언론 〈한양뉴스〉에서 행정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무전공 학부의 구체적인 교육 커리큘럼과 내용, 주 건물과 구조도 등 실질적인 변화와 관련된 내용이 두루 담겼다. 지난 1월 학부대학 공개 이후로 추진단의 공적 활동을 제외하고선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은 서울대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이 알려드립니다

  이처럼 학부대학에 관해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는 상황에서, 보다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학부대학은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과 우려점들을 해소하지 못한 채 불완전하게 출범하게 될 것이다. 준비단은 이러한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27일 노유선 학부대학 준비단장(생명과학)을 직접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학부대학 청사진 (2024.08.27ver.) ©빈채현

  기초교육원 원장실에서 만난 노유선 준비단장은 “현재 준비단은 추진단의 보고서를 받아서 구체화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라며 학부대학의 전반적인 운영 구조는 거의 고정됐음을 밝혔다. 지난 5월 9일 자유전공학부와 학부대학 조건부 편입에 합의한 이후 자유전공학부·학부대학 광역으로 구성된 학부대학 체계가 확정됐으며, 행정 조직구성안 역시 세부 내용이 약간 변경된 것을 제외하면 5차 릴레이 포럼에서 공개된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노 준비단장은 “현재로서는 학칙 변경안과 공통교육과정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9월 27일쯤 공청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10월부터는 구체적인 규정 변경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대학 행정체계와 인력 구성과 관련해선 “준비단에서 고민 중이나, 종합행정실 체계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종합행정실 체계란 행정 단일화 체계로, 1인의 행정실장을 배석한 상태에서 하나의 행정실 안에 교무팀, 학생지원팀, 기획팀 등 여러 업무 부서를 두는 형태다. 주목할 점은 종합행정실에 들어가는 업무 부서에 연합·연계전공 지원 부서가 포함될 예정이라는 부분이다. 노유선 준비단장은 “현재 연합·연계 전공에 대한 행정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학부대학 산하로 모아서 통합해 지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노 준비단장은 “전공 설계 지원센터도 학부대학 내로 들어오고, 종합행정실에도 상당히 많은 업무 부서가 필요하기에 추가적으로 어느 정도의 인력이 필요할지 현재 산정 중”이라며 “서울대는 직원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의 행정 지원 인력을 모두 공급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학부대학은 기초교육원을 승계해 하나의 교육 조직으로 전환하는 결과물로, 기초교육원은 내년 2월 말에 폐지되고 3월부터 학부대학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그에 따라 현 기초교육원 건물인 

61동은 학부대학 공간으로 재조직된다. 또한 학부대학에서 제공할 공통교육인 ‘베리타스 강좌’는 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된다. 본부는 지난 4월 5일부터 5월 6일까지 현 중앙도서관 본관 1, 2층 영역을 새로운 ‘복합문화공간(라키비움)’ 및 ‘베리타스 교실’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위한 ‘SNU Commons 공간 조성 공사 공모전’을 개최했다. 노유선 준비단장은 공모전에서 확정된 도안에 대해 “1층에는 베리타스 실천 강좌를 위한 실습실을 구축하고, 2층에는 7개의 토론방과 함께 120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강의실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유선 준비단장은 또한 변화할 공통교육과정이 현재 재학 중인 학부생에게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학부대학 설립과 함께 기존 ‘학문의 세계’에서 7개 분야로 나뉘어 제공됐던 기초교양교육이 ▲학문의 토대 ▲지성의 열쇠 ▲베리타스 ▲지성의 확장 4개로 재편되면서 필수 이수 교과목과 졸업 요건 등이 바뀔 예정이나, 학부생들이 이러한 변화에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노 준비단장은 “재학생들에게는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며 “개편된 공통 교육과정과 입학 당시 편성된 교육과정안 중 본인한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7개 분야에서 4개 분야로 재편되면서 예전에 들었던 강좌의 분류가 변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강좌들이 중복되면서 졸업 요건을 충족하게 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재학생에게 교육과정 선택권을 제공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 재편 과정에서 재수강하고자 했던 강좌가 사라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 교과목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재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답변도 이어졌다. 학부대학 알리미 게시판에 학부대학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 이메일을 통해 카드뉴스를 배포할 예정이다. 노유선 준비단장은 “준비단과 학부생이 직접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한계를 논했다. 그러나 “준비단 내 교무-학생 TF팀에 연석회의장과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이 참여하고 있다”며 학부생과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한 노 준비단장은 “학생 대표들이 참여해서 알게 된 정보와 논의 내용을 학생사회에서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학생 대표가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준비단 측에서도 추후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 준비단장은 “공청회에는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다”며 열린 논의의 장에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학부대학을 바라보는 눈들

  현재 학부대학은 학외는 무전공 입학이라는 제도적 측면에서, 학내는 새로운 교육기관의 설립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학부대학을 바라보는 각양각색의 시선에도 주목해봤다.

  먼저 자유전공학부는 학내에서 학부대학과 가장 연관이 깊은 집단이다. 학부대학 소식이 전해진 초기부터 학부의 존속 여부와 편입 여부 등 중대 사안의 당사자로서 지속적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에 관심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학부대학 논의 초기 자유전공학부 측은 학부의 존속 여부에 대한 위기감, 유사해 보이는 기구를 새로 설치한다는 것에 대한 의문점 등으로 학부대학 신설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편입에 조건부로 찬성한 뒤로는 학부대학 개선을 위해 소통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대표가 준비단에 직접 참여하며 의견을 개진하고, ‘자유전공학부의 학부대학 이전 준비를 위한 특별위원회(자학특위)’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를 제외한 타 학부생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지만, 학내의 큰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베리타스 강의실 건설을 위한 중앙도서관 공사, 베리타스 강좌 시범 운영 등 학부대학의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 학부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에게 학부대학과 관련해 가진 의문점을 물었을 때, 공통적으로 확인된 답변은 ▲구체적인 교육 과정 ▲추후 운영 계획 ▲소수학과 보호 대책이었다. 이러한 의문은 학부대학이 실효성을 가지는지, 기존 자유전공학부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대해 학부대학이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했기에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베리타스 강의실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중앙도서관

  모집단위 조정과 함께 새로운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입시 관계자들과 무전공 입학이라는 제도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이목도 학부대학으로 집중되고 있다. 입시 관계자들의 입장은 물론 각양각색이지만, 대체로 몇몇 과에 지원이 몰려서 경쟁률에 의해 유불리가 갈리는, 일명 ‘입결 복불복’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시 목동에 위치한 한 입시학원 강사 A씨는 “정시에서는 입시 복불복이 덜해지면 입학 결과 면에서의 안정성 혹은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학과에 몰렸던 입시생 분포가 무전공 입학 쪽으로 어느 정도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 경쟁률 과열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 보는 입장이다. A씨는 또한 “수시에서 전공 적합성 혹은 진로 역량이라고 하는, 사실상 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요구사항이 줄어들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학과에 맞춰 목표를 고정하고 그에 맞는 활동들을 하게끔 제한받아 온 학생들이 보다 폭넓은 활동을 하고 전공 탐색 기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육 제도 연구자들 또한 무전공 입학 제도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하는 형태는 학부대학이 나오기 전부터 자유전공학부 등 여러 형식으로 존재했지만, 이번 무전공 입학 제도는 교육부 측에서 선발 인원수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기에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무전공 입학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만반의 준비 없이는 제도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지난 5월 3일 〈중앙일보〉에 투고한 글에서 ‘무전공 입학제도의 추진 명분은 명확하나, 명분이 좋다고 해서 정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소속감 부재, 전공 탐색에 관한 지도 부족, 전공 쏠림으로 인해 발생할 기초 학문 분야의 피해에 제대로 대책을 내놓지 않고 무전공 입학이 시행된다면 제도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베일 뒤에서 변화하는 캠퍼스를 바라보며

  학부대학에 관한 여러 가지 우려와 부정적인 시선들은 출범을 알린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왔다. 노유선 준비단장은 이에 대해 “학부대학은 서울대 내에서 공통교육을 혁신하기 위한 플랫폼을 목표로 출범하는 것이며 출범 이후에도 계속 보완해 나가야겠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출범 자체로 새로운 변화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학부대학은 학생들에게 인재상에 걸맞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부대학이 정말로 학생들을 위한 변화가 되기 위해서는, 학부대학과 관련해 알 권리, 소통할 권리, 상호 간 신뢰가 잘 지켜져야 한다.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학내 구성원들은 구체적인 정보 없이 본부 측에서 이끄는 대로 그저 따라가게 될 뿐이고, 체계나 교육 과정의 변화를 직접 맞이할 당사자로서 의견을 제대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의견을 낸다고 하더라도, 그 의견이 전달될 경로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학생들의 의견을 본부 측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학생들과 합의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지켜줄 것이라는 신뢰 역시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학부대학은 아직까지 학생들을 위한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 먼저 학부대학과 관련한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마저 매우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알 권리가 아직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소통할 권리는 교무-학생TF에 학생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보장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상호 간 신뢰가 지켜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9일 자유전공학부가 학부대학으로의 편입을 조건부로 동의했을 때, 자유전공학부는 다섯 가지의 조건을 내걸었고 본부 측에서는 이 조건들을 수용했다. 

  그러나 7월 1일 준비단이 발족한 이후, 8월까지 한 달에 걸쳐 본부 측에서는 이 조건에 반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다섯 가지 조건 중에는 자유전공학부를 현행 학칙과 같이 대학에 준하는 단위로 유지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본부 측에서 평위원회 심의에 올린 학칙 개정안에는 단과대학을 규정하는 제14조에서 자유전공학부가 빠지고 학부대학이 대신 명단에 들어간 것이다.

  최한준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자유전공 23)은 이에 대해 “이전까지의 논의에서는 학부대학은 단과대학이 아니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구조이며, 기존 단과대보다도 더 광활하게 학생들을 관할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는데 지금은 단과대학으로 규정해버렸다”고 말했다. 본부가 한순간 자유전공학부와의 약속을 깨고 학부대학을 단과대학으로 규정, 자유전공학부는 목록에서 삭제하는 개정안을 올린 것이다. “학칙 개정안에 대해 의견서도 보냈지만 답변서가 돌아오지 않았고, 학부생들에게 개정안이나 심의에 대해 거의 전달된 정보가 없다”고 설명한 최 학생회장은 “자유전공학부는 자학특위에 학칙 개정 대응팀을 두고 집중적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요구했던 조건들을 본부가 잘 이행하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단과대학의 목록에서 자유전공학부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올림으로써 자유전공학부 측에서 약 4개월간 본부와 소통하며 내놓았던 합의책을, 본부 측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신뢰를 깨버린 것이다. 학내 구성원과 본부의 신뢰 관계가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학부대학이 진정으로 학부생을 위한 기구가 될 가능성은 낮다.

▲학부대학과 관련된 추후 일정 타임라인 ©빈채현

  학부대학이 진정으로 학부생을 위한 대학이 되고자 한다면 이제는 베일을 걷어내고 제대로 학부생들과 얼굴을 맞대야 할 것이다. 지난 7일 준비단은 학부생 측과 석식 면담을 진행했고, 협의를 통해 자문단 회의에 단과대 연석회의 운영위원회 의장과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의 참여를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조금씩 소통을 확장하려는 듯 보이나, 아직까지는 베일 뒤에서 어렴풋이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만 겨우 확인할 수 있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준비단이 발족한 지 2개월이 다 돼가고, 학부대학 설립까지 반년을 남겨둔 지금 시점에서 이제라도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학부생과 소통하며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학부생이 학부대학에 관심을 가져야 더 좋은 의견이 나올 수 있고, 관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하며, 좋은 의견도 올바른 소통 창구를 통해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리란 확신이 있어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학부대학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다릴 때가 아니라, 이제는 베일을 걷고 학부생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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