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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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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열려

▲피켓을 들고 행진에 참여한 시민
▲피켓을 들고 행진에 참여한 시민

  지난 26일, 서울 일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 열렸다. 오후 2시 30분경 이태원역 앞에 모인 행진 참가자들은 사고 현장에서 용산 대통령실, 서울역,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건물을 지나 서울광장까지 약 8㎞를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쓰인 보라색 피켓을 들고 “안전을 원한다면 참사를 기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로변을 행진했다. 행진에 참여한 서울대학교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행동 참가단 소속 이준협(정치외교 23) 씨는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고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참사의 규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재난의 사회적 원인에 집중해 참사에 내재한 시스템의 부정의를 살피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특조위 건물

  행진이 끝나고 오후 6시 34분부터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대회가 시작된 6시 34분은 2년 전 참사 당일 최초로 119 신고가 접수된 시각이다. 전체 참가자들의 묵념으로 시작한 대회는 참사 유가족과 연대자들, 정치권 인사들의 추모사로 이어졌다. 4.16 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은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우리가 어찌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마음을 모를 수 있겠냐”며, “명백히 진실을 밝혀 참사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사과를 받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길에 세월호 참사 엄마 아빠들도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이어 무대에 오른 참사 생존자 이주현 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은 2년이 지났음에도 생존자·피해자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그 압박을 경험한 이들이 수천 수백이었기에 특조위는 피해자 조사를 최대한으로 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피해자 발굴을 요청했다. 이에 송기춘 10.29 이태원 참사 특조위장은 “조사 기간도 짧고 여러 권한이 삭제되는 등 우려하는 부분을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추천 정당과 무관하게 한뜻으로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원내대표가 연달아 추모사를 발표했다.

  1년 전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제 참가자들은 누구보다 절실히 참사의 책임을 묻고 진상규명을 외쳤다. 당시 대통령실이 추모대회를 ‘정치집회’라고 폄훼했고, 특별법 제정이 계속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올해 5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조위 구성을 골자로 하는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특별법)이 통과됐다. 앞으로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하는지 꾸준히 감시해야겠지만, 일단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첫발을 뗀 것이다.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이태원 참사는 적극적인 피해자 발굴과 생존자 지원 대책, 그간 정부의 지원 및 정보 제공에서 소외된 외국인 희생자들과 같이 더 많은 것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회 말미엔 참사 희생자 그레이스 라셰드 씨의 어머니 존 라셰드 씨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외국인 희생자들의 가족들과도 계속 연대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체 참가자가 ‘진실을 향한 우리의 약속’을 낭독한 후 대회가 마무리됐다. 대회가 끝난 뒤엔 무대 위 화면에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차례로 떠올랐다. 광장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 그곳에 남아 희생자들의 얼굴을 끝까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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