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인문대학 8동(두산인문관) 101호에서 제39대 인문대학 학생회 제2차 재선거 정책간담회(정간회)가 열렸다. 이번 선거엔 단일 선거운동본부 ‘하루’가 출마했다. 정간회에선 임근우 정후보(국어국문 23)와 김보나 부후보(노어노문 23)가 소견을 발표하고, 학내언론과 학생들의 질의에 응답했다.
후보진은 인문대 내 공론장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고질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온 인문대학 과반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계열위원회 신설이 그 단초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문대학은 타 단과대학과 달리 한 반에 여러 학과생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모든 신입생은 입학과 동시에 특정 반에 소속되지만, 전공 예약생과 달리 인문 광역생은 2학기 이상 재학한 후에야 전공이 결정된다. 그렇기에 같은 반 학생들이더라도 학과는 서로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관련 기사 보기)
하루의 공동정책자료집에 따르면 계열위원회는 계열생의 대학 생활 전반을 도와줄 상설기구로, 계열생 환영회를 주관하거나 전공 진입생과 예약생 간 네트워크 형성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임근우 정후보는 “계열생은 반과 학과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얻기 어렵다”며 학우 간 친목 도모는 물론 희망 전공이 동일한 학생 간 교류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진입하고자 하는 전공의 선배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수과 진입 희망 학생의 적응을 돕기 위해 계열위원회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계열생이라는 공통점만으로 모인 집단에 소속감을 갖긴 어렵지 않냐는 〈서울대저널〉의 질의에 임 정후보는 “예측하고 있는 문제점”이라면서도 “계열생끼리 모일 기회가 전무한 시점에서 그 기회를 제공한다는 공약의 취지를 저해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반 편입 제도로 특정 과반에 인원이 쏠릴 수 있단 지적엔 “반 편입은 계열위원회의 기능 중 하나일 뿐 필수 사항이 아니”라며 “계열생들이 원치 않는 반에 배정되고 있는데 특정 과의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계열생들의 반 생활을 지속시키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임 정후보는 관련한 의견이 담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게시글과 댓글의 공감 수를 언급하며 직접 내용을 읽기도 했다.
임근우 정후보는 “학생회 내부에서의 판단만으로 학생들의 총의 없이 본부에게 변혁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에 학생의 총의란 무엇이며, 만약 학생의 총의가 모이지 않더라도 자의적으로 의제를 제시하는 것 역시 학생회의 권한이라고 생각하냐는 〈서울대저널〉의 질의엔 “소수의 학생이라도 큰 불편을 겪는다면 학생회가 의제로 가져와야 한다”며 배리어프리하지 않은 환경 개선을 예로 들었다. 임 정후보는 “언덕과 계단이 많은 서울대 특성상 휠체어 이용자는 불편을 느낄 수 있고, 이에 학생회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생각하는 총의란 “무언가 변혁 혹은 개편을 이뤄낼 때 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이 없는 경우로 기준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하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앞서 지난 5일 열린 제1차 공동유세에서 임근우 정후보는 “총학 하루 정후보가 의학과 소속이기에 의정갈등과 관련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음은 인지했다”며 “불편함을 느끼셨을 학우들에게 사과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공약 중 일부는 총학생회의 지원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지만 인문대 내부 공약만큼은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모습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겠다”며 총학 선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강의실 내 콘센트 확충과 원어연극제 지원 등 다양한 공약에 대한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다. 1시간여 진행된 정간회는 “학생회가 만들어져 학우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건 물론 지속적인 재생산이 가능했으면 한다”는 김보나 부후보의 마무리 발언으로 끝맺었다.
하루가 당선될 경우 인문대엔 1년 만에 학생회가 출범하게 된다. 지난해 4월 인문대 학생회 보궐선거에서 단일 선본 ‘울림’이 당선돼 약 8개월의 임기를 마쳤다. 이후 지난해 11월엔 단일 선본 ‘문’이 출마했지만 연장선거 마감을 앞두고 선본원이 총사퇴하며 선거가 무산된 바 있다. 제39대 인문대 학생회 선거 본투표는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