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주재로 비상계엄 긴급 좌담회 열리다

▲발언을 진행하고 있는 조동준 교수(정치외교학부)

  12월 5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10-10 사업단(10-10)의 주최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긴급 좌담회가 열렸다. 좌담회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210호 영원홀에서 진행됐다. 10-10에 따르면 이번 좌담회의 목적은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계엄 해제 요구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나아갈 길에 대한 열린 토론”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좌담회는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정치외교학부 교수진의 발표가 이어졌다. 박종희 교수(정치외교학부)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고, 마찬가지로 정치외교학부 소속 강원택 교수·송지우 교수·조동준 교수·안도경 교수·안두환 교수·브랜든 아이브스 부교수가 발언에 참여했다. 2부에서는 각 발표자에 대한 청중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발언을 진행하고 있는 조동준 교수(정치외교학부)

  교수진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각자의 분석과 평가를 내놓았다. 강원택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의견이 반대되는 이들을 적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두고 “정치적 다원주의에 대한 인식과 자질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평했다. 송지우 교수는 비상계엄 포고령의 내용이 시민의 기본권과 참정권을 명백히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계엄이 해제된 후 그 의도의 심각성을 약화하려는 변명 역시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라고 평했다.

  교수진은 이 사태의 진단을 넘어 민주주의의 제도적 발전과 대안을 논하기도 했다. 강원택 교수는 한국의 대통령제 중심 제도가 “애초부터 행정부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체제”라며 그 권력의 불균형을 짚었다. 강 교수는 이 제도가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와 맞물려 “양당이 제일 싸움을 잘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불러내 결국 정치가 실종된다”고 평하며, 현행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고민해야 한다고 논했다. 조동준 교수는 군대와 정치의 관계를 다시 사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며, “군이 헌법적 가치를 숙지하고 그에 입각해 지시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브랜든 아이브스 부교수는 이번 비상계엄이 세계적인 내전과 가지는 양상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넓은 시야를 제시하기도 했다.

  2부의 질의응답에서는 좌담회에 참여한 방청객들의 질문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하루 만에 급하게 마련된 좌담회였음에도, 해당 강의실의 수용 인원을 훨씬 웃도는 구성원이 참여했다. 회장이 꽉 차 패널 자리를 뒤로 밀어 여유 공간을 확보해야 할 정도였다. 44년 만의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구성원들은 지체 없이 모여 논의를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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