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온, 말하는, 말해갈 이들의 188호

  〈서울대저널〉은 독자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독자편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서울대저널〉이 발행될 때마다 평가모임을 가지며, 그 결과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2025년도 1학기 독자편집위원으로는 이지유(사회교육 21), 엄지나(사회 24), 하진성(정치학 석사과정) 씨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 널  188호 커버스토리 ‘그래도 대학생은 말한다!’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이지유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사의 흐름이 좋았다. 민중 해방 운동에서 시작된 학생 운동이 어떻게 새로운 국면으로 변화했는지 잘 보여줬고, 다양한 의제를 중심으로 모인 학내 단체들을 짚어보면서 학생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준 게 인상 깊었다. 다만 첫 번째 기사에서 선거를 넘어 학생 정치 전반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지나  흐름이 좋았다. 학생 정치의 과거와 현재를 모르던 사람도 잘 알 수 있게 되는 커버였던 것 같다. 또한 학생사회가 정치적이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내지에서 짚고 풀어나가는 점이 좋았다.

하진성  많은 고민과 노력이 들어갔을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학생사회가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고 정치의 범위를 넓게 잡고 시작하면서도, 총학생회 선거의 공약이 노동이나 인권 의제가 아닌 복지 중심이라는 점에서 탈정치화됐다고 비판하는 접근은 설득력이 떨어졌다. 또한 학생사회나 학생회를 피상적으로 비판하기보다, 왜 학생사회가 구조적인 문제나 소수자 의제에 무관심한지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취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저 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지유  ‘우리가 만난 사람들’ 코너의 ‘우리 다시 이태원에서 만나요’가 인상 깊었다. 사회적 참사를 애도할 때 중요한 건, ‘호박랜턴’의 활동처럼 공론의 장을 지속하는 일이다. 저널이 이를 기사로 담는 것 역시 담론을 이어가는 걸로 보였다. 또한 이번 커버의 자료 조사와 인터뷰가 모두 출중했는데, 그런 점에서 ‘기자수첩’의 ‘요청한 인터뷰가 모두 성사됐다’ 역시 인상적이었다.

엄지나  개인적으로 사회과학대학 소속이라 ‘사진으로 보다’의 ‘누구를 위한 공사인가? 학내 공사와 고충’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말은 제주도로, 박사는 미국으로’가 자칫 희화화되기만 하는 대학원생의 고충에 대해 본질적인 원인을 짚어줘서 인상적이었다.

하진성  아무래도 저 역시 대학원생이라… ‘말은 제주도로, 박사는 미국으로’가 대학원생들의 고민을 잘 담아 인상 깊었다. 인터뷰이 선정도 탁월했다. 하지만 대학원생 역시 세부 전공에 따라 상황이 다를 텐데 이 지점이 반영됐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또한 ‘오감을 유지하자’의 ‘내게 호흡법의 시범을 보여줘’ 역시 인상적이었다. 학교 구성원임에도 놓치기 쉬운 학내 문화 예술을 담았다는 점이 학내 언론의 역할을 보여준 것 같다.

저 널  188호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 

이지유  학생사회의 탈정치화를 핵심으로 삼으면서도 사회적 참사와 같은 다양한 기사들을 담아냈다. 놓치기 쉬운 사회적 소수자와 관련된 담론을 지속해 담았다는 점에서 학내 언론으로서 타당한 기사들이었다.

엄지나  전체적으로 도전적이었다. 커버도 그랬고, ‘묻다’ 코너도 그렇고, 곳곳에 있는 소수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기사들도 그랬다. 그런 도전적인 이야기들을 잘 담아낸 것 같아서 좋았다. 학내와 학외의 이야기가 잘 엮였다.

하진성  다양한 이야기들이 풍부하게 소개된 것 같아서 좋았다. ‘북새통’ 등의 경우에도 기성 평론가가 아니라 학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좋았다. 한편으로 커버에서 처음부터 강한 서사를 정해두고 시작해, 얘기를 놓치거나 충분히 하지 못한 지점들도 있었던 것 같다. 관점을 열어두고 사실들을 최대한 여러 측면에서 균형 있게 파악하면 좋을 것 같다.

저 널  〈서울대저널〉이 다뤄줬으면 하는 기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이지유  최근 수강신청을 위해 강의평들을 찾아볼 일이 있었다. 대개 강의 내용에 대한 평가보다는 ‘꿀강’ 여부, 즉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학점을 받을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어떻게 대학이 취업의 수단으로 기능이 변화해 왔는지, 오늘날 대학생들은 스스로 대학생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도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엄지나  저널이 계엄을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 소수자의 연대, 사람들의 정서적 피로함, 가시화된 양극화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12월에 발생했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바라보는 기사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

하진성  계엄에 대해 저널이 다각도의 시선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계엄이 어떻게 학내 구성원들에게 받아들여졌는지 궁금하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목소리가 서울대 구성원 중에도 있는데 이를 직접 들어봐도 흥미로울 것이다. 또한 최근 사법적 판단에 문제 해결을 의존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갈등이 심한 상황을 자꾸 일회적으로 해소하려는 구조적 문제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자세한 접근이 이뤄져도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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