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11일, 문화관 앞에서 ‘FO:RESTORE 숲을 되살리는 푸른 상점’ 부스가 열렸다. 이틀간 부스를 지킨 산림과학부 산림환경학전공 학생회 집행부는 전국적으로 발생한 산불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해당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학생회장(산림환경 23)은 “산림환경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이번 산불 사태에 안타까움을 느껴 조금의 보탬이라도 되고자” 부스 운영을 통한 수익금 기부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행사는 엽서 판매, 책갈피 제작 체험, 중고 장터로 구성됐다. 부스를 찾은 이들은 산림의 아름다움이 담긴 엽서를 구매하거나, 서울대 학술림의 꽃과 나뭇잎을 활용해 자신만의 책갈피를 만들었다. 부스 한쪽에 마련된 중고 장터에는 각종 묘목을 비롯해 중고 장터 운영을 위해 사전에 기부받은 물품이 진열됐다. 조심스레 꽃잎을 집어 책갈피를 만들던 김용걸(조경·지역시스템공학 23) 씨는 “가격도, 물건도 괜찮아서 중고 장터에서 소나무를 샀다”며 산불 피해 복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밝혔다.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경북 전역으로 확산된 산불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 많은 헬기와 인력을 투입해 진화를 시도했음에도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때문에 불길이 잡히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 이번 산불은 국내 역사상 최대 규모로 측정된다. 4월 17일 발표된 정부 기관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 5개 시·군 산불 피해 규모는 약 9만ha이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산불 영향구역으로 추산한 4만 5,157ha의 2배에 달한다. 거대한 화마에 자연이, 삶터가, 수많은 생명이 속절없이 스러졌다. 4월 2일 기준 행정안전부의 집계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31명이며, 이재민 3천여 명이 지역 대피소에 임시로 머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산불이 기후재난이라는 말도 나왔다. 기후변화가 산불을 직접적으로 유발한 원인은 아닐지라도, 산불이 나기 쉬운 건조한 날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강한 바람과 높은 기온에서 화염은 쉽게 번진다. 3월 31일 그린피스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내 산불 위험일은 산업화 이전보다 연간 최대 120일 증가했다. 기온, 습도, 바람 3요소를 중심으로 산출한 산불 위험지수가 20 이상이면 산불 발생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는데, 산불 위험도가 높게 측정되는 기간이 과거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것이다.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선 단일 수종 재배를 멈추고 여러 종류의 나무를 심고, 지표 식생을 관리하는 등 산림 전체의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

한편, 곳곳에서 다시 푸른 숲을 향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4월 9일 정부가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 회의를 열어 이재민 주거 편의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정해 부처 간 정책 연계를 상의했을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산불 피해 지역을 향한 성금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부스 수익금 역시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전액 기부된다. 행사가 마무리된 후 김동현 학생회장은 이번 행사를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실행할 의지”만 있다면 “학생 신분으로도 얼마든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산불 피해와 같은 일이 발생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