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퀴어영화제 개최 막은 이화여대
성노동자·퀴어 혐오에 맞서, 《너의연애》 출연자와 함께하는 연대 성명 발표
서울대저널 191호 기고자 모집

성노동자·퀴어 혐오에 맞서, 《너의연애》 출연자와 함께하는 연대 성명 발표

“성노동이 낙인찍히지 않는 세계를 위해”
▲《너의연애》 공식 포스터 ⓒ디스플레이컴퍼니
▲《너의연애》 공식 포스터 ⓒ디스플레이컴퍼니

  웨이브(Wavve)에서 방영 중인 레즈비언 연애 예능 프로그램 《너의연애》 출연자 김리원 씨와 연대하는 성명이 발표됐다. 5월 2일 오후 3시 30분까지 5,064개 개인·단체가 연명했다.

  연대 성명을 제안한 연혜원 씨는 ‘《너의 연애》에 출연 중인 리원이 과거 이력으로 사이버 불링과 혐오에 노출된 것에 깊이 분노하며,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연대 성명을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김리원 씨는 과거 인터넷 성인방송을 진행한 사실을 인정하며 4월 29일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김 씨는 “과거에 부적절한 방송을 한 것도, 촬영 전 남성을 만난 것도, 모두 변명의 여지 없이 사실”이라며 “현재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과거 흔적이 정리됐다고 생각해 이제 레즈비언임을 인정하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며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사과를 전했다.

  사과문이 올라온 뒤에도 김리원 씨를 향한 공격은 그치지 않았다. 일부 시청자는 남성 대상 성인방송을 한 김 씨가 레즈비언일 리 없다거나, 성노동 경험자가 미디어에 출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촬영 중 다른 출연자에게 해외여행을 제안하거나, 연예 업계 관련자를 소개하려 한 행동이 ‘성매매 알선’이라는 의혹도 정확한 근거 없이 확산됐다.

  연명자들은 김리원 씨를 비난하는 여론을 비판하며 ‘이 사태는 여성을 성적 도덕성의 잣대로 판단하고 통제해 온 오랜 구조, 성노동자·퀴어에게 가해지는 중첩된 낙인과 혐오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또한 ‘과거에 성노동을 했다는 이유로, 지금의 삶이나 선택이 의심받거나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 냈다.

  이어 ‘벗방(인터넷 성인방송)을 했던 사람이 어떻게 진짜 레즈비언일 수 있냐는 말은 성노동자에 대한 낙인이 곧 퀴어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지는 방식을 보여준다’며, ‘여성은 순결해야 하고 퀴어는 정상성의 프레임을 따라야 한다는 이중 규범은, 결국 더 많은 이들의 존재를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르고 침묵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너의연애》 제작사 디스플레이컴퍼니는 5월 1일 입장문에서 김리원 씨가 부정한 의도로 해외여행을 제안했다는 의혹은 ‘명확히 입증된 바 없는 내용’이라며, ‘명확한 근거자료가 확인된다면 해당 의혹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고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연서명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이하는 국문·영문 연대 성명 전문.

사이버불링과 혐오에 맞서 《너의연애》 출연진 ‘리원’  님과 함께 합니다

  우리는 지금, 한 여성을 향한 조직적인 사이버불링과 혐오의 폭력 앞에 분노하며, ‘국내 최초 레즈비언 연애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웨이브(Wavve)에서 방영 중인 《너의연애》에 출연 중인 ‘리원’ 님에게 깊은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리원 님은 과거 ‘벗방 BJ’로 일했던 경험을 이유로 악의적인 폭로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과거를 감추고자 했지만, 누군가는 그의 동의 없이 이를 들춰내었고, 영상이 불법적으로 유포되는 2차 가해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리원 님은 과거의 경험을 이유로, 한 사람의 존재 전체가 조롱과 비난의 대상으로 매도당하는 폭력 속에 놓여 있습니다.

  이 사태는 단지 개인에 대한 호기심이나 ‘알 권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여성을 성적 도덕성의 잣대로 판단하고 통제해온 오랜 구조, 그리고 성노동자와 퀴어에게 가해지는 중첩된 낙인과 혐오의 연장선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말합니다. 과거에 성노동을 했다는 이유로, 지금의 삶이나 선택이 의심받거나 비난받아서는 안 됩니다. 성노동의 경험은 누군가의 정체성이나 관계, 미래의 가능성을 제한하거나 낙인찍을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회는 여전히 여성의 성적 선택과 노동을 통제하려 하며, 그 과거를 들춰내 수치심과 배제를 유도합니다. 문제는 그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비난과 모욕의 이유로 삼는 사회의 시선입니다. 우리는 말합니다. 어떤 과거도, 그 누구의 현재와 존엄을 훼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낙인은 리원 님의 성적 정체성에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벗방을 했던 사람이 어떻게 진짜 레즈비언일 수 있느냐”는 말은, 성노동자에 대한 낙인이 곧 퀴어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지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여성은 ‘순결해야 하고’, 퀴어는 ‘정상성’의 프레임을 따라야 한다는 이중 규범은, 결국 더 많은 이들의 존재를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르고 침묵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러한 낙인과 혐오의 구조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리원 님은 단지 피해자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온 사람이며, 그 모든 경험은 부정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과거의 어떤 노동도, 어떤 성적 실천도, 어떤 선택도 한 사람의 진정성을 의심할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의 존재와 이야기를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누가 타인의 삶을 들춰내 수치심을 들이대고, 존재의 자격을 판단할 수 있습니까?

  지금 이 순간, 리원 님을 향한 사이버불링은 여성혐오, 성노동혐오, 그리고 퀴어혐오가 결합된 복합적 폭력입니다. 우리는 이 폭력을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어떤 존재도, 어떤 과거도 침묵을 강요당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말합니다. 리원 님, 당신은 잘못이 없습니다. 당신은 존재 그 자체로 정당하며, 우리는 당신의 편에 서 있습니다.

  여성과 퀴어가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위해, 성노동을 이유로 낙인찍히지 않는 세계를 위해, 우리는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며, 싸워갈 것입니다.

  리원 님,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당신과 함께합니다.

We stand in solidarity with Riwon the cast of 《ToGetHer》 against cyber bullying and misogynistic hate.

  We are now gathered in anger against the organized cyberbullying and misogynistic violence targeted to a woman, and now sending strong support and solidarity to ‘Rion’ who is a cast member of 《ToGetHer》.

  Riwon has been a target of vicious invasion on privacy and online harassment, just because she used to be a cam-girl. While she wanted her past to remain private, it was exposed without consent. This resulted in the videos of said activity being illegally circulated online- leading to secondary harassment. As of now, the violence has evolved to the degree of putting a person’s very existence in the center of insult and harassment.

  The situation is not a mere problem of curiosity or ‘right to know’. This is an extension of the age-old structure that has judged women based on the moralistic view of sexism, and layered stigma pressed on the queer and Sex workers.

  Thus we state clearly : No one should have their current life or the choices they make questioned solely on the grounds of having an experience of being a Sex worker. The experience cannot be a just reason to limit a person’s sexual orientation, relationship, nor their future. However the current society still attempts to limit a woman’s sexual choice and work. It wants to unearth the past to drive embarrassment and ostracization.

  The problem lies not in the experience itself. It lies in the eyes looking to make it a reason for insult and harassment. So we say : no past should harm a person’s present nor their dignity.

  As of now, this stigma has extended to questioning Riwon’s sexual alignment. Words like “How can someone who used to be a cam-girl can be a real lesbian” shows how the stigma on the Sex workers extends to queers. The combination of standards calling women to be ‘chaste’ and queer to ‘follow the rules of hetero normative society’ only results in many more to be pushed into a didactic view of what is ‘real’ and ‘fake’, and silencing them.

  We firmly stand against this system of stigma and misogyny. Riwon is not just a victim. She has lived her life making choices for herself, and the experiences have no reason to be invalidated. No form of labor or sexual activity can be a reason to question a person’s sincerity. We send unequivocal support to her existence and story.

  We ask again : Who has the right to unearth a person’s life to force embarrassment? Or to judge their right to exist?

  The cyber bullying targeting Riwon is a layered violence, an amalgamation of the misogyny against women,Sex workers and queers. We will not turn our eyes away from this violence. No existence, no past should be forced into silence.

  So we say : Riwon, the fault does not lie in you. You are valid just as you are, and we are on your side.

  For the society in which no woman or queer should explain themselves, for the world in which Sex work does not stigmatize a person, we shall raise our voices in solidarity, and fight on. 

  Riwon, you are not alone. We stand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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