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호
제64대 총학생회 ‘시그널’ 불신임안 총운영위원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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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대 총학생회 ‘시그널’ 불신임안 총운영위원회 통과

중앙집행위원장 ‘에브리타임 여론 조작’ 여파 ··· 사퇴 여부는 불확실
▲2월 12일 상반기 임시 전학대회에서 김민규 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제64대 총학생회 ‘Signal(시그널)’을 불신임하는 안이 총운영위원회(총운위)에서 가결됐다. 2월 12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시그널 사퇴촉구안이 부결되며 임기 중단을 면한 뒤, 약 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번 불신임안은 시그널 지영석 중앙집행위원장(건설환경공학 22)의 여론 조작 논란에서 촉발됐다. 지 위원장은 5월 8일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물에 총학생회의 입장을 옹호하는 댓글을 익명으로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중앙도서관 공사로 인한 불편에 대해 총학생회의 책임을 묻는 글이었으며, 지 위원장은 이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총학생회 SNS 링크를 공유했다. 이때 링크를 공유한 사람이 화면에 표시되는 탓에 댓글 작성자가 지 위원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지영석 위원장이 스스로 사임할 의사를 밝혔으나 김민규 총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 21)은 이를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학생회장은 “사임만으로는 잃어버린 신뢰를 되돌리기 어렵다”며 “즉각적인 사임은 총학생회의 정상적인 운영과 당면한 사업 완수에 차질을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지 위원장을 유임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총운위원 13명이 ‘제64대 총학생회 시그널 불신임 논의의 건’을 5월 11일 제32차 총운위에 발의했다. 위 사건과 관련해 시그널이 총학생회칙을 중대하게 위반했는지, 그 위반 정도가 불신임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논의하는 안건이었다.

  이날 총운위에서 김민규 총학생회장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총학생회 시그널 재신임의 건’을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시그널이 즉각 사퇴하는 경우 지금까지 진행하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점을 들어, 차후에 열리는 전학대회로 논의를 미루고자 한 것이다. 전학대회는 단과대, 과·반 등 학생회 대표자 전체가 모이는 회의로, 다음 전학대회는 임시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 한 9월에 열린다. 9월까지는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김 총학생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총운위원 다수의 반응은 싸늘했다. 백장운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자유전공 23)은 “해당 댓글은 여론 조작이었고, 이로 인해 학우들의 신임을 잃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일 첨단융합학부 학생회장(첨단융합 24) 또한 “이번 일로 한 번 발각됐을 뿐, 지금까지 (시그널이 여론조작을 시도한) 사례가 없었을 것이라 말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2019년 사퇴한 제61대 총학생회 ‘내일’도 거론됐다. 당시 내일은 총학생회 홍보 포스터를 둘러싼 저작권 논란에 거짓으로 해명한 데 이어, 이를 무마하고자 에브리타임에서 여론 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며 비판대에 올랐고, 결국 사퇴했다. 백장운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은 “내일의 선례를 따르자면 이 사안(시그널의 여론 조작)은 불신임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사유”라고 강조했다.

  시그널이 임기 초부터 거듭 신뢰를 훼손한 점도 지적됐다. 앞서 시그널은 ▲지역 혐오·단과대 갈라치기 ▲윤석열 퇴진 총궐기 불참 선언 및 거짓 해명 등으로 사퇴를 요구받았으나, 2월 전학대회에서 사퇴촉구안이 부결되며 위기를 넘겼다. 김이수 사범대학 학생회장(물리교육 23)은 “학우들이 시그널에 다시 믿음을 걸어준 전학대회 이후, 또다시 많은 총운위원이 공감하는 잘못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불신임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불신임안은 찬성 9단위, 반대 0단위, 기권 3단위로 가결됐다.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총동아리연합회를 제외한 재석 위원 모두가 찬성표를 던졌다. 불신임안 가결은 그 자체로 직무정지와 같은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 단, 학생사회를 대변하는 총운위가 불신임을 선언함에 따라, 시그널 사퇴를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그널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을 경우 임기 지속에 관한 판단은 9월 혹은 그 이전에 소집될 전학대회로 넘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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