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총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 21)이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 대의원 채팅방에서 총학생회운영위원회(총운위) 참석을 거부한 총운위원들을 비난했다. 5월 18일 오후 7시에 예정됐던 제33차 총운위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데 따른 반응이었다.
총운위원들은 5월 11일 제32차 총운위에서 가결된 총학생회 ‘Signal(시그널)’ 불신임안에 따라 총운위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규 총학생회장의 글이 올라온 뒤, 총운위원 14명이 같은 채팅방에 반박문을 게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김민규 총학생회장은 불신임안은 ‘선언적 의미에 한정된다’며, 이를 이유로 한 총운위 집단 불참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총운위원들은 불신임안이 직무 정지와 같은 효력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언적’이며, 총운위원의 행동을 제약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회칙상 총운위의 불신임에 관한 규정이 없는 탓에, 5월 11일 총운위에서 불신임안의 의미를 두고 짧은 논의가 오갔다. 당시 총운위원들은 불신임이 총학생회장 사퇴나 직무 정지와 같은 효력을 갖지 않는다는 데 잠정 합의하고, ‘선언적인 의미’만을 갖는다고 정리했다. 이는 불신임이 곧 총학생회장 지위 박탈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것일 뿐, 총운위원이 총학생회장단에 협조해야 할 의무는 합의된 바 없다.
김민규 총학생회장은 ‘전학대회에서 재신임의 건을 다루는 데 총운위원들이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전학대회가 열릴 때까지는 각자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총운위원들을 질타했다. 이에 총운위원들은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민규 총학생회장이 전학대회에서 재신임을 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총운위원 다수는 이에 동조하지 않았다. 또한 해당 안건은 찬반토론과 표결이 수반되지 않는 기타안건으로 상정됐기에, 총운위원들의 명확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앞서 불신임에 동참한 백장운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자유전공 23)은 대의원 62인의 연서를 받아 5월 28일 임시 전학대회 소집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김민규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장단을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며 총운위에 불참’하면서, ‘총학생회장에게 전학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학대회 의장인 총학생회장에게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대의원 40인 이상이 요구할 경우, 의장은 전학대회를 반드시 소집해야 한다. 이는 총학생회장 개인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의 문제다.
앞서 시그널은 지영석 중앙집행위원장(건설환경공학 22)의 ‘에브리타임’ 여론 조작 시도가 알려지며 비판받았다. ▲윤석열 퇴진 총궐기 불참 선언 및 거짓 해명 ▲지역 혐오 ▲윤석열 퇴진 반대발언 지명 등으로 지탄받은 데 이어 또다시 학생사회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 불신임의 발단이 됐다. 5월 28일 열릴 임시 전학대회에서는 탄핵안, 사퇴요구안 등 총학생회장단의 거취에 관한 안건이 다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