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제는 1967년 첫 부동산 투기대책을 내놓은 이후로 오랫동안 부동산과 씨름하였다. 주택 이란 재화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이지만, 고가면서 오랜 기간이 지나도 자산 가치가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세대 간 이전이 쉽게 일어나는 특성을 지닌다. 그 결과 계층 간 이동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 사회의 성숙 단계에서 부동산을 통한 부 의 대물림은 쉽게 관찰될 수 있다. 한편, 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청년층의 실업은 동, 서양을 막론하고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다. 청년층의 저임금의 취약한 일자리와 부와 빈곤의 세대 간 상속의 문제가 더욱 더 심화될 것은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다. 높은 불평등과 불투명한 미래로 인한 청년세대의 절망은 향후에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홍콩의 주택시장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Centamap Company
심화되는 실업 문제
2014년 IL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 년~16년 사이 전 세계 실업률 추정치 는 6~6.1%로 전망된다. 장기적인 구직 단념자수는 금융위기 이전 과 비교하여 급증하여 터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유럽 발 재정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국가들의 경우 이 정도가 심각하다. 고용, 교육, 훈련 등에 속하지 않는 이른바 ‘NEET 계층’의 비율 이 거의 20%에 달한다. OECD 국가에서 독일과 덴마크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의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안정된 직장 없이 계약직과 월 1,000유로(120만원)의 저임금으로 살아가는 25~35세 청년층을 스페인에서는 ‘낙타세대’, 독일에서는 ’인턴세대‘, 프랑스는 ’불안한 세대‘, 영국에서는 ’IPOD 세대(Insecure, Pressured, Overtaxed, Debt-Ridden)’, 혹은 ‘Rent Generation’ 이라 지칭한다. 한편,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주택구매력을 측정하는 중간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가격-소비 비율 (Price to Income ratio)를 통해 보면 이 어려움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도쿄 8.66, 서울 14.17, 런던 16.56, 뉴욕 8.93 수준으로 우리나라 평균적인 중산층이 27평의 주택을 사기 위해선 순소득기준으로 14년을 일해야 한다.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이 정도가 심각하다. 중국의 개방 이후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홍콩의 경우 36.83, 베이징 33.06, 상해 26.68, 대만 25.79, 싱가폴 21.76 ,방콕 19.24 등 많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은 심각한 수준의 부동산 시장과 노동 시장의 괴리를 경험하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첫째로는 양극화의 심화가 자산 시장을 통해 나타났을 수도 있고, 두 번째로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이 거품의 원인으로는 금융위기 이후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초 저금리 시대의 효과로 막대한 자금이 신흥 시장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이런 주택시장 양상의 근본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현재의 상황은 심각 하게 왜곡되어 젊은 층의 경제적 좌절을 심 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청년층의 가처분 소득 의 감소로 인한 소비와 저축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내수 시장 위축으로 귀결될 수 있다.
한편, 통신비와 같은 기본 소비수준과 국민 연금 등 공적 저축에 대한 부담의 증가, 상대적으로 정체된 노동 소득으로 인해 개인의 저축 여력은 더욱 더 제한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자산 구매를 꺼리게 만든다. 실제로, 미국의 Urban Institution의 Survey of Consumer Finances(SCF)에 따르면 최 근의 젊은 세대는 25년 전 70-80년대의 젊은 세대보다 자산 축적 정도가 7%나 뒤쳐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주택산업 연구원에서 실시한 설 문 조사에서도 볼 수 있듯, 최근 젊은 세 대의 자가 주택 보유에 대한 욕구는 과거 세대와 비교 시 훨씬 미미하다. 낮은 저축 수준은 향후 이 세대 가 은퇴할 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개인들은 세대별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저축을 통해 소비를 생애 간 평탄화를 한 다. 이 과정 에서 주택은 노동기의 소득을 저축하여 미래를 위해 유보시키는 매개체이다.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노년 기의 생활 지출이 줄어들고, 가용 자금 이 모자를 시 주택을 처분하고 여분의 금액으로 생활에 보조를 하거나 혹은, 역모기지와 같은 형태로 주택 담보 부 연 금을 수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세대가 자가 주택 보유와 같은 자산을 축적하지 않고 임대료 지출로 주택을 소비 하면서 노년을 맞이하게 될 경우 은퇴 후 근로 소득이 사라질 시 급격한 경제적 지 위의 추락을 경험 할 수 있다. 이런 미래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은 젊은 층의 위험 기피 성향으로 이어져 적극적인 기업가적 활동이나, 투자를 억제해 성장 잠재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시급한 문제 해결의 필요
점차 복지 사회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젊은 층의 조세부담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나 그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부의 양극화와 중간층의 희망 이 상실되었을 때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큰 사건사고가 발발하였다는 것은 역사에서 여러 번 관찰 된 바 있다. 희망을 잃어버린 청춘에게 그 어느 때보다 대책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연주(경제학부 석사과정)

좀 더 사회와 맞닿은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직접 사회의 쓴 물을 먹기는 무서워 학교의 가장자리에서 번민하고 있다. 차디찬 실업난과 근근히 월세를 마련하는 것의 어려움을 직접 겪으면서 이 미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열심히 궁리하고 있다. 세상의 부조리함을 욕하지만 주어진 바에 타협하여 살아가는 방식들을 경제학의 최적화 과정을 통해 어렵게 어렵게 배워가고 있는 석사 과정 중의 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