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저널>은 4월 14일부터 5월 8일까지 25일간 서울대학교 학부생들의 경제적 자립에 대한 인식과 경제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2015학년 1학기 재학인원 15,626명(2015년 4월 6일 기준, 연건캠퍼스 제외) 중 5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은 성별, 학년별, 단과대별 비율을 고려한 할당추출법을 사용해 선정했다. 평균비교는 t-검정을, 교차분석은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했으며 기사에서는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소개했다.
응답자의 32.9%, 스스로 부담하는 지출액 없어
부모님과의 동거 여부에 따른 평균 월 지출액 차이는 13±4만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월 지출금액은 등록금과 보증금을 제외한 생활비와 주거비를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평균 월 지출액은 부모님과 동거하는 집단의 경우 53±3만원, 동거하지 않는 집단은 65±2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모님과 동거하지 않는 집단은 주거비용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이들 중, 거주형태에 따른 주거비의 경제적 부담정도에 분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기숙사 거주자 중 40.7%가 ‘조금 또는 많이 부담된다’고 답한 반면, 월세자취 형태로 거주하는 이들은 90.9%가 ‘조금 또는 많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이들 중, 상대적으로 가구소득이 높은 집단이 평균적으로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분위 9분위 이상인 집단의 평균 월 지출액은 67±8만원, 9분위 미만인 집단의 평균 월 지출액은 44±1만원이다. 가구소득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월 평균 소득을 합산하여 산출했으며, 통계청의 2014년 ‘가구당 월평균 분위 경계 값(2인 이상, 가구 기준)’을 기준으로 소득분위를 산정했다.


월 지출액 중 다른 이의 지원 없이 스스로 부담하는 금액은 평균 24±1만원으로, 소득분위나 부모와의 동거여부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응답자의 32.9%는 월 지출액 중 다른 이의 지원 없이 스스로 부담하는 금액이 0원이라고 답했다. 부모님에게 기대하는 경제적 지원의 정도는 가구소득과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부모님이 등록금의 50%이상을 지원해주길 기대하는 학생들의 평균 월 가구소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248±81만원 높았다.
여러 가지 소비 항목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정도와 가구소득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본 결과, 수업교재비와 식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가구소득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수업교재비 마련에 부담을 느끼는 집단의 평균 월 가구소득은 572±35만원, 그렇지 않은 집단의 평균 월 가구소득은 843±87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식비가 부담된다고 느끼는 집단의 평균 월 가구소득은 583±36만원, 그렇지 않은 집단의 평균 월 가구소득은 885±99만원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교통비 ▲통신비 ▲학원비 ▲교양오락비 ▲이·미용비 및 피복비 ▲연애비용 ▲주거비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정도와 가구소득 간의 연관성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인간관계·개인성장투자시간도 가구소득과 연관 있어
‘귀하의 경제적인 상황으로 인해 인간관계(연애·과 행사·뒤풀이·사교활동 등)가 제한된 경험이 있나’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이 27.1%였다. 경제적인 이유로 인간관계가 제한된 경험이 있다는 집단의 평균 월 가구소득은 513±43만원, 그렇지 않은 집단은 757±54만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소득분위가 9분위 이상인 집단과 9분위 미만인 집단은 학업 등 개인의 성장에 투자하는 시간(학교 수업시간 제외)에 차이가 나타났다. 자신의 가구 소득분위가 9분위 이상인 응답자들은 개인의 성장에 주당 평균 10시간 이상을 투자하는 비율이 74.0%, 소득분위가 9분위 미만인 응답자들은 60%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보다는 덜 명확하게 드러났지만 9분위를 경계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의 차이도 발견됐다.(p<0.1 수준에서 유의) 자신의 가구 소득분위가 9분위 이상인 집단은 주당평균 근로시간이 5시간 이상인 비율이 18.0%에 그쳤지만, 9분위 미만인 집단은 26.3%라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근로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79.8%가 강사·교육활동을 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복수응답 허용) 서울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조사해 나온 이 결과는, 2012년 한국 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대학생을 표본 틀로 두고 조사했을 때 15.8%만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종류로 강사·교육활동을 꼽은 것과 대비된다. <서울대저널>의 조사에서 현재 근로활동을 하는 학생들 중 강사·교육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다른 종류의 일을 하는 학생들보다 일과 학업의 병행에 어려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교육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18.8%만이 일과 학업의 병행이 어렵다고 답했지만 다른 종류의 근로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33.3%가 일과 학업의 병행이 어렵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4.1%, “대학생의 자립 필요해”
앞에서 소개한 결과들을 통해 학생들의 소비규모와 경제적 부담체감정도에 부모의 소득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부모와의 동거여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본인 부담 지출액이 총 지출액의 30~50%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부터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상당히 의존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 원이 2012년 발간한 <후기청소년 세대 생활·의식 실태조사 및 정책과제 연구Ⅰ-대학 재학 후기청소년들을 중심으로>에서도 대학 재학 중 소요되는 주요 비용은 대부분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보고서에서는 대학생들의 자립의지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저널>은 설문조사를 통해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경제적 자립에 대한 생각을 알아봤다.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에 비춰봤을 때 현재 자신이 경제적으로 자립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1.9%에 그쳤다. 자립하지 못한 또는 않은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64.8%의 응답자가 ‘학업과 병행하기 힘들어서’라고 답했다. 대학생들은 법적 성인이긴 하지만 대학교라는 교육기관에 머무르고 있기에 경제적 자립은 학업의 정상적인 유지보다 우선순위에 오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현재 자립을 하진 못했더라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적었다. ‘대학생들의 경제적 자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4.1%는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자립의 범위는 생활비만 스스로 부담하는 것부터 학비, 주거비, 생활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는 것까지 다양했다. 그중 1,2학년 학생들이 3학년 이상인 학생들보다 ‘경제적 자립’의 범위를 더 좁게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자립 가능성에 대한 생각도 학년별로 달랐다. 전체 응답자의 70.3%가 ‘현재 사회의 조건에서 대학생들의 자립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또는‘ 매우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1,2학년 학생들이 3학년 이상인 학생들보다 자립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봤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 추가적인 등록금 지원 바라
학생들은 ‘학교가 어떤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주길 원하나’(최대 2개 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등록금(54.5%), 학교프로그램참가비(예:교환학생, ‘SNU in World’ 등)(35.4%), 교재비(35.2%)를 주로 꼽았다. 또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주길 원하나’(최대 2개 응답 가능)라는 질문에는 등록금(59.9%), 주거비(37.0%), 생활비(35.8%)라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대학생 채무자, 수는 적지만 차이는 큰 현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2년 전국 대학생 2,417명(할당추출)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조사대상자의 7.1%가 부채를 지고 있었다. <서울대저널>이 서울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8%가 현재 부채를 지고 있다고 답했다. 평균적으로 과/반 친구 중 한 명 정도는 부채를 지고 있다는 의미다. 절대적으로 다수는 아니지만, 이들은 사회 진출의 첫걸음에서부터 부채를 안은 채 출발하게 된다. 설문조사 결과, 부채의 유무와 가정의 경제적 형편, 대학에서의 인간관계 제한경험, 학점 간에 연관성이 포착됐다. 부채사유는 ‘내 등록금마련’이 51.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내 생활비 마련’이 31.0%로 그 뒤를 이었다. 부채가 있는 학생 집단과 없는 학생 집단의 평균 월 가구소득 차이가 두드러졌다. 부채가 있는 학생들의 평균 월 가구소득은 390±63만원, 없는 학생들의 평균 월 가구소득은 704±42만원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있으면 인간관계(연애·과 행사·뒤풀이·사교활동 등)에도 제한을 받는 경향이 드러났다. 인간관계가 제한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부채가 있는 응답자 중 51.7%가 ‘매우 그렇다’또는 ‘그렇다’라고 답한 반면, 부채가 없는 응답자는 25.9%만이 그렇게 답했다. 학점평균과 부채유무간의 연관성은 학점평균 2.7을 경계로 두드러졌다. 부채가 없는 경우는 5.0%만이 학점평균 2.7미만이라고 답했지만, 부채가 있는 경우는 20.0%의 응답자가 학점평균 2.7미만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