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관악의 축제 기간에 학내 응원단이 응원을 펼치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왜 서울대에는 응원단이 없을까?”라는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해 2015년 5월 시작된 ‘서울대학교 응원단(응원단)’은 어느덧 구성원 40여 명의 내실 있는 단체로 거듭났다.
이들이 응원단을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응원의 ‘순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다. 응원단 실무진인 심준보 씨(경영 15) 씨는 “학번, 성별, 학과에 상관없이 서울대학생이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구성원들 모두 한 곳에서 노래와 춤 등을 즐길 수 있는 소통과 단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응원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응원단이 내거는 슬로건, “우리가 하나 되는 경험”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엿볼 수 있다.
결성 초기 이들은 ‘대한치어리딩협회’의 지원을 받아 응원 교육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신입 단원의 교육부터 안무 개발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응원단 내부 조직은 공연 기획, 펀딩 등 실무 전반을 담당하는 실무진과 공연을 담당하는 공연진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서울대학교 응원단 페이스북
그러나 응원단 운영이 생각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의상 대여비, 교육비 등 응원단 운영에 필요한 지출이 큰데 재정 지원은 총동창회 지원금, 개인적 기부 등으로 극히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단체의 정체성 또한 응원단이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응원단은 학내 동아리로 인정되지 않은, 이른바 ‘무소속 단체’다. 심준보 씨는 “동아리로 활동하면 (응원단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고 판단해 총학생회 산하 단체로 승인되기 위해 노력했으나 내부적인 판단에 따라 무소속 단체로 남아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운영에서 오는 어려움과 별개로 현재 응원단은 바쁜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새내기새로배움터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응원단은 다가오는 봄 축제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와 더불어 캠퍼스 내 게릴라 공연과 홍보 영상 제작을 통해 학생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시도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한국체육대학교 ‘천마응원단’과 찬조 공연, 연습 교류 등을 통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응원단은 인트로 곡, “진리의 빛”, “진리는 나의 빛” 등 총 3개의 응원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응원가를 6개까지 늘리는 것이 이들의 야심찬 목표다.
그들이 내세우는 슬로건처럼 서울대학교 응원단은 “우리가 하나되는 경험”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캠퍼스를 종횡무진하며 학생들에게 활기찬 에너지를 선물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안암이나 신촌에 버금가는 관악의 뜨거운 응원의 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