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비장애학생들이 겪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겪어야 할때가 많다. 서울대학교는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학교생활을 돕기 위해 ‘장애학생도우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학생도우미 제도는 근로 장학생 도우미를 선발해 수업 내용 속기부터 이동 및 생활 지원까지 장애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제도다.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학생 이석현(국문 13)씨의 수업 필기와 이동을 돕고 있는 장애학생도우미 김혜인(지리교육 12) 씨를 만났다.

수업 내용을 필기중인 김혜인 씨. ⓒ이지원 사진기자
대부분의 경우 장애학생의 지인이 도우미로 활동한다. 김혜인 씨 역시 도우미로 활동하기 이전부터 이석현 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 국문학과 수업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도우미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단순히 수업을 청강하는 것보다 근로 장학금도 받고, 친구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김 씨가 도우미로서 주로 하는 일은 전동휠체어로 이동하기 어려운 곳이 있을 때 도와주거나, 수업 내용을 대신 필기해주는 일이다.이석현 씨가 수업 내용을 오랫동안 필기하기어렵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속기만큼은 아니지만 수업내용을 빠짐없이 꼼꼼히받아 적고 있다. 김 씨는 활동하는 데 별다른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다른 도우미들에비해 간단하고 손쉬운 일을 하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오히려 그는 “도우미로 수업에 참여하면 교수님들이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려고 하신다”면서 학내는 비교적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나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고, 또한 시설이나 제도 역시 학교 바깥보다는 나름대로 잘 갖추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혜인 씨는 활동하면서 장애인들이 겪는불편함보다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똑같은 존재다’라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장애인과 같이 생활하면서 직접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오히려 장애인에 대해 언제나 불편을 느낀다거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편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에는 김 씨와 같은 장애학생도우미가 60명가량 존재한다. 인터뷰 내내 김 씨는자신이 크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해했지만, 이들이 있어 학교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