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일 오후 4시, ‘백남기 투쟁본부’ 측이 주최한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대학로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추모대회에 모인 시민들은 ‘우리가 백남기다’, ‘끝내자 국가폭력-살인정권’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와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추모와 저항의 마음을 전했다. 대학로를 가득 메운 시위대 사이로, 전국 곳곳에서 백남기 농민의 빈소로 보낸 음료와 간식 등 후원물품이 오갔다.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대학로에서 행진하고 있다.
백남기 투쟁본부 측은 “목숨 걸고 지키겠다던 국민 안에 백남기 농민은 없는 것이냐”며 백 씨의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추모에 대한 감사 인사로 말문을 연 백남기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는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또 다시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인 손에 훼손시키고 싶겠느냐”며 검찰의 부검 영장 발부를 비판했다.
이날 약 1시간 20분 동안 이어진 추모대회는 투쟁 결의문 낭독으로 끝났다. 이후 대학로를 출발한 시위대는 종로5가역을 거쳐 종각을 향해 행진했다. 시위대는 故백남기 씨가 쓰러진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시위대 선두의 헌화공간에서 추모를 한 뒤 해산했다.
故백남기 씨는 지난 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후,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후 백 씨는 317일 간 뇌사상태로 투병하다가 지난 9월 25일 사망했고, 서울대병원은 백 씨의 사인을 ‘병사’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백 씨의 유족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이 진단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28일 검찰의 부검 영장 발부 이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과 동문 측은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백 씨의 사인이 ‘병사’인지 ‘외인사’인지를 둘러싼 갈등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와중 ‘일간베스트 저장소’ 등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백 씨의 유족을 향한 혐오발언이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에 대해 공식 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기로 결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