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투어리즘 기사를 준비하던 중 홍콩 공동행동 취재를 결정했다. 얼핏 봐도 광주와 홍콩은 닮은꼴이라 ‘유기적인 아이템’을 찾았다며 기뻐했다. 취재 당일 금세기빌딩에서 명동 중국대사관까지 선두로 나아가 행진을 찍었다.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셔터를 누르기에만 바빴다. 어느새 기사를 위한 취재를 하는 것일까 두려웠다. 어떤 이는 생사를 오가던 순간을 담담히 기술하는 문장이 종종 버거웠다.
그래서 취재 대상은 마음의 응어리로 남아 계속 눈길이 간다. 그때 그곳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시간을 들여 찾아본다. 평소라면 가지 않을 집회에 슬그머니 발을 들이기도 한다. 최근엔 매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홍콩의 타임라인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부채감에 맞서는 미미한 실천이다.
홍콩은 민주화 시위가 개화한 봄을 지나 겨울을 맞이했다. 시민들은 ‘자살당하지’ 않기 위해 자살하지 않겠다는 유서를 쓰고 길거리로 나아간다. 시위현장엔 최루탄이 굴러다니고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실탄이 발포되기도 했다. 대다수 홍콩 시민들의 삶은 안온함을 잃었다. 한국에서 홍콩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재 1인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관심과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누군가는 기사를 읽고만 있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낄지 모른다. 책장을 넘기며 읽었던 기사를 쉬이 흘려보내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당신과 함께 나아가잔 독려로 앞으로 독자로 돌아갈 나의 고백이 읽히길 감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