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통에 담긴 세제와 샴푸를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나누어 담아야 구매할 수 있다. 곡물이나 견과류를 소분해 판매하기도 하고, 밀랍으로 만들어진 랩, 대나무로 만들어진 식판 등 친환경 생활 용품을 취급한다. 제로웨이스트 매장 이야기다.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점점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위치도, 판매하는 물품도 다 다르지만 쓰레기를 줄여 지구를 살리겠다는 목표는 같다. 서울 곳곳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매장들을 찾아가봤다.





#1.‘더 피커(thepicker)’, 더 현명한 선택
성수동에 위치한 ‘더 피커’는 사후적 쓰레기 처리에 집중한 기존의 접근에서 벗어나 쓰레기 자체의 양적 완화에 초점을 맞춘 제로웨이스트 플랫폼이다. 인간뿐 아니라 제품에도 생산, 유통, 판매, 사용과 폐기로 이어지는 생애주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쉽게 만들고 쉽게 쓰는 오늘날의 소비문화는 제품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지 않고 제품에 대한 공감 능력을 떨어뜨린다.
더 피커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어떠한 쓰레기도 만들지 않겠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자신의 소비방식을 점검하며 제로웨이스트를 향한 준비운동을 시작해보자.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1가 왕십리로 115 헤이그라운드 9층
Instagram: thepicker
홈페이지: thepicker.net





#2.껍데기는 가라, ‘알맹상점’
망원시장 근처에는 빈 용기를 꼭 가져가야 하는 상점이 하나 있다. 이곳에선 가져간 용기에 필요한 만큼 세제, 화장품, 차 등의 제품을 담아 무게를 달아 구매할 수 있다. 리필 스테이션인 ‘알맹상점’은 이 외에도 업사이클링, 제로웨이스트 문화 교육 등 활동영역을 넓히며 쓰레기 없는 알짜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알맹상점 공동대표 양래교 씨는 생활 속 플라스틱 하나를 줄이는 작은 시도도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환경실천가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오랜 시간 쌓아온 작은 습관들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에 제로웨이스트를 자연스럽게 녹여낼 방법을 생각해보기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월드컵로 49 한우마을 2층
Instagram: almangmarket
홈페이지: almang.modoo.at






#3.우리를 위한 노래, ‘송포어스(song for earth)’
다큐멘터리 ‘산을 휘감는 노래’는 인도의 펙(Phek)이라는 산지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자연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처럼, 우리도 지구와 환경을 노래하듯 일상에 담을 수 있기를 바라며 ‘송포어스’는 문을 열었다.
자신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 유통된 것들을 이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시작된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생명으로서 나의 소비가 다른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생각하며 부른 지구를 위한 노래는 결국 우리를 위한 노래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주소: 서울특별시 강동구 성내동 풍성로35길 34 1층
Instagram: song_for_earth






#4.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삶 ‘디어얼스(Dear.earth)’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가치소비’를 강조하는 제로웨이스트 매장 ‘디어얼스’는 ‘매일 쓰는 물건과 음식으로 지구도, 동물도, 인간 스스로도 상처받지 않는 세상을 만든다’는 미션을 내걸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어얼스를 운영중인 권용진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2년 전, 플라스틱으로 인해 오염된 바다와 해양 동물 기사를 보고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쓰레기를 줄이고자 가게 인테리어를 최소한으로 바꿨고, 자체적으로 고체치약을 개발해 선보일 때도 포장재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심지어는 인쇄소의 실수로 고체치약 종이 포장재에 인쇄가 잘못됐을 때도 SNS로 양해를 구하고 그대로 활용했다. 제로웨이스트는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권용진 대표의 말처럼 실천하기 쉬운 변화부터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수색로 43
Instagram: dear.earth.korea
홈페이지: dearearth.co.kr





#5.‘지역과 함께’를 꿈꾸는, ‘대안생활 공기’
강동 지역에 쓰레기를 줄이는 삶의 방식을 알리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매장 ‘대안생활 공기’는 올 7월 오픈한 파릇파릇한 가게다. 몸이 아픈 뒤로 질 좋은 삶에 대해 고민하면서 점차 환경 친화적인 삶을 실천하게 됐다는 대안생활 공기의 권은수 대표는 “제로웨이스트 제품들을 전시하고 홍보하는 ‘쇼룸’처럼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안생활 공기를 시작으로 더 많은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생겨나, 삶의 패턴이 변화하는 걸 꿈꾸기 때문이다.
주변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용기를 재사용하기도 하고, 비교적 사용이 쉬운 제품을 모아 패키지 형식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대안생활 공기가 꿈꾸는 것처럼, 제로웨이스트가 하나의 이슈로 끝나지 않도록 작은 실천에 나설 때다.
주소: 서울시 강동구 상암로3길 24, 뱅크빌딩104호 (암사동)
Instagram: gonggi_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