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무슨 약속을 했나

대면 행사 정상화부터 수강신청 서버 문제 해결까지

  제62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자정’ 선본(자정)은 4개의 핵심공약과 문화, 소통, 교육, 복지, 인권의 5개 분야에 걸친 공약을 발표했다. 자정은 출마 기조로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대학생활을 준비하고, 오랫동안 쌓여있던 학교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점을 내세웠다. <서울대저널>은 자정이 제시한 공약을 살펴보고 실현 가능성을 알아봤다.

포스트 코로나 : 새로운 대학문화 

  자정은 코로나로 단절된 대학문화를 되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대면행사 경험이 없는 재학생을 위해 새맞이 활동이었던 ‘새내기 대학’을 본따 ‘헌내기 대학’을 진행하고, ‘새내기 새로배움터 준비 위원회(새준준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장터 문화 부활을 비롯해 정기적인 문화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스포츠, 영화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문화 행사의 종류와 시기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해 학내에서 정기적인 심야 문화행사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이다.

  대면행사 진행 시 방역 우려에 대해 자정은 “대면행사는 철저히 정부의 지침에 맞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자정은 “1월부터 방역으로 인한 제한 조치를 폐지하고 마스크 착용만을 의무화하겠다는 정부 지침에 따라 문화행사, 새맞이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정은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행사 당 인원 수 조절 등 상황에 맞는 새로운 형태를 고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학생 복지 : 택배보관소, 셔틀 개선

  

  자정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택배보관소 문제의 해결이다. 900동 주차장에 위치한 관악사 택배보관소는 운영시간이 짧고 다수의 기숙사동과 위치가 멀다는 불만사항이 제기된 바 있다. 자정은 우선적으로 기존 택배보관소를 무인화하고 점차 기숙사 내 다양한 장소에 무인 보관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택배보관소에 근로장학생을 배치해 주기적으로 택배를 분류하도록 하고 택배 수령 지연으로 택배가 쌓이는 상황을 방지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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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동 지하에 위치한 관악사 택배보관소 ⓒ홍원준 사진기자 

  해당 공약의 관건은 택배보관소 무인화에 소요될 예산 확보다. 자정은 예산 편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 복지 예산을 배분받고, 무인 택배보관소가 초기 설치 이후에는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을 근거로 본부와 학생처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다. 자정은 “관악사 택배보관소 문제 해결은 후보진 및 선본장이 가장 공을 들여 논의한 공약으로, 당선 즉시 중앙집행위원회 내 대응 기구를 설치해 공약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정은 동별 직접 배송 등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셔틀 관련 공약도 다수 포함됐다. 자정은 현재 공대 셔틀 및 대학동 심야 셔틀이 탑승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좌회전 셔틀(경영대 → 공대 방향) 신설 ▲대학동 심야셔틀 노선 연장으로 통해 탑승인원을 분산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자정은 “현재 공대·심야셔틀의 탑승인원이 과다한 문제와 셔틀 증차의 기대효과를 본부에 설명한다면 예산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광역 셔틀을 내년 3월부터 다시 운영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과거 운행하던 수도권 광역셔틀은 이용자 부족 및 예산 문제로 2019년 운영이 중단됐다. 자정은 적자 방지를 위해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가격을 책정한 후 최종 신청자를 받아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정은 “수도권 광역셔틀은 당선 직후 업체와 연락해 최우선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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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제시한 심야셔틀 운행 개선 방안 ⓒ’자정’ 선본

소통 : 기관과의 핫라인 개설, 여론 수렴 플랫폼 및 공론장 게시판

  

  자정은 산적한 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악구청, 대학본부, 학생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본부와의 소통 공약과 학생과의 소통 공약을 각각 살펴봤다.

  

  자정은 학내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정보화본부장, 학생처장 등 주요 학내 기관장과 총학 사이의 핫라인을 개설하고, 정기적인 대화를 가지겠다고 공약했다. 대화 창구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 자정은 “학생 복지와 학내 이슈에 관한 것은 학생처와, 학사제도 개선은 교무처와 정기적으로 대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정은 “공약 중 하나인 여론 수렴 플랫폼에서 파악한 학내 현안을 정리해 관련 기관과의 면담에서 의제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생들과의 소통 방법으론 학내 여론 수렴 플랫폼 마련이 제안됐다. 주로 구글폼을 이용했던 기존 총학생회 설문지는 링크를 모아서 확인할 수 없고, 투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다. 구성원이 아닌 사람의 설문 참여를 막을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자정은 마이스누 로그인을 통해 학내 구성원만 설문조사에 참여할 수 있고, 모든 학생이 설문의 진행 상황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자정은 “학내 여론을 파악할 방법이 익명 커뮤니티뿐인 상황에서 효율적인 여론 수렴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새로운 플랫폼 공약의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공론장 게시판을 신설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의제 신청 게시판’에 올라온 의제가 일정 수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토론 게시판이 열린다. 이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 수가 일정 기준을 넘기면 총학생회가 직접 답변하는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정은 “다양한 사안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공론장 게시판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꾸준히 지적됐던 혐오표현을 어떻게 규제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자정은 “혐오표현 사용자의 토론 참여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의 내용은 집행단계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공론장 게시판에 대한 학생 참여 유도 방안도 필요하다. 자정은 “새터나 새내기 OT에서 공론장 게시판의 높은 접근성을 홍보하고, 실제 논의된 내용을 집행에 즉각적으로 반영해 효능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 인기 전공강의 수강정원 확대, 수강신청 서버 문제 재발방지

  

  자정은 수요에 비해 개설이 부족한 전공 강의 문제 해결을 세 번째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정의 전현철 부후보(농경제사회 19)는 2021 중앙집행위원회(중집) 위원장으로서 지난 9월 진행된 교육개선협의회(교개협)에서 해당 문제를 지속적으로 전달했고, 본부로부터 강좌 증설을 약속받았다. 자정은 장바구니 결과를 통해 강좌별 수요를 예측하고, 학생들과 단과대의 의견을 조회한 후 수요가 많은 강좌의 강사 확보 및 수강정원 확대를 단과대에 요구할 계획이다. 자정은 “본부도 정치외교학부, 전기정보공학부 등 수강정원이 넘치는 과목에 대해 데이터를 정리했고, 관련 예산을 미리 확충해둔 상태”라며 “수강신청 기간 때 장바구니 데이터를 근거로 즉각적으로 강의 증설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정의 또 다른 핵심 공약은 수강신청 서버 문제 재발 방지다. 수강신청 전에 정보화본부 서버 운영을 점검하는 절차를 만들고, 사전에 정보화본부-학사과-총학생회 간의 연락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정은 서버 마비 사태가 재발할 경우 사후 대책에 대한 매뉴얼도 학사과, 정보화본부와 공동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서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보화본부에 긴급 투입된 예산 21억 원의 활용 방안을 학교와 함께 논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자정은 “총학생회가 긴급예산 활용 과정에서 감시자 역할을 할 것이며, 정보화본부장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효과적으로 서버 마비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권 : 군 인권 TF, 배리어프리 지도

  

  모든 학내 구성원의 인권 보장도 자정의 주요한 목표다. 자정은 활동의 연속성을 살려 군 인권 상시 TF 신설과 학내 배리어프리 지도 제작을 먼저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정의 두 후보는 연석회의의 ‘군 인권문제를 위한 특별위원회’(군특위)에 참여했다. 군특위는 ‘군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 연대’(공동행동) 발족에 참여했고, 지난달 27일 국회 국방위원장 안규백 의원(더불어민주당),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정부 및 정치권과 소통해왔다. 자정은 중집 내 군 인권 TF를 신설해, 군특위 활동을 위한 집행력을 이어가겠다고 공약했다. 군 인권 TF는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군대 내에서 겪는 인권 침해 사례를 수합하고, 군 복무중인 학생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군인권센터와의 연락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자정은 “군 인권 TF는 공동행동의 참여 단체를 확대하고 실질적 군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군인권센터 및 정치권과 소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리어프리 지도 제작은 배리어프리 전수조사 결과를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2021 연석회의 중집이 실시한 관악캠퍼스 배리어프리 환경 전수조사에 따르면 건물 구조가 복잡하고 구름다리가 많다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자정은 “배리어프리 지도를 제작하고, 주요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캠퍼스관리과 및 단과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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