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가구가 밀집한 대학동 빌라촌에서는 제대로 된 쓰레기 분리배출 시설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껏해야 건물 외벽에 일반, 음식물, 재활용이라 적힌 종이가 붙어있을 뿐이다. 이렇게 뒤섞여 버려진 재활용 쓰레기들은 분류 작업을 거치는 것일까? 소재별로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가 재활용될 수 있는 것일까?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잘 분리해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원룸촌과 오피스텔에 사는 1인 가구에서는 올바른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저널>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아봤다.

분리배출은 쓰레기의 소각 및 재활용 등의 처분을 위해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해 버리는 것을 일컫는다. 재활용품 분리배출은 일상적인 풍경이 된 지 오래다. 2021년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국민의 87%가 평소 분리배출을 위해 노력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기구에서 추정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재활용률은 59%밖에 되지 않는다. 재활용률이 분리배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림동 한 빌라 입구 옆 건물 외벽쓰레기가 분류되지 않고 어지럽게 쌓여있다.
온전한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분리배출은 여러 이유에서 어렵다. 우선 분리배출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관악구 대학동에서 자취하고 있는 A씨는 “주거 중인 건물엔 분리배출함이 존재하지 않아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릴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주택가에는 분리배출 시설이 아예 없거나, 쓰레기 분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폐기물관리법에서 분리배출함 설치를 의무로 규정하는 곳은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50세대 이상)뿐이기 때문이다. 여타 주택가의 경우 분리배출함의 설치가 온전히 건물주의 재량에 맡겨진다. 따라서 구분·설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주택마다 다르다. A씨는 “집주인에게 쓰레기 배출에 관해 물어봤지만, 그저 비닐에 넣어서 내놓으라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명확한 규정의 부재에 대한 당혹감을 나타냈다.

봉천동 오피스텔 주차장 근처 분리배출을 위해 구분돼있는 봉투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봉투에 다른 쓰레기들이 들어있다. ⓒ강다겸
분리배출함 마련만으로 재활용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분리배출함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규정에 맞게 분리배출을 하지 않는다면 온전한 재활용이 어렵다. 환경부 지침상 오염된 재활용 쓰레기는 깨끗이 씻어서 배출해야 한다. 그러나 열심히 씻은 쓰레기도 타인이 제대로 씻지 않고 버린 쓰레기에 다시 더럽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봉천동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는 B씨는 “평소에 분리배출을 열심히 실천해도 제대로 분리배출이 되지 않은 쓰레기통을 보면 나의 노력이 무의미해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거주하는 건물에 분리배출함이 부재해 가정에서 임의로 분류하는 모습 ⓒ박유진
분리배출 방법이 복잡해 제대로 실천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서울대저널> PD들이 직접 헷갈리는 분리배출 규정을 실천하고, 제대로 된 배출 방법을 정리해봤다. 우선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의 구분법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에는 재활용 표시가 있다. 재활용 표시가 따로 없다면 종량제 봉투에 넣어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재활용 제품 중에서도 혼합 재질인 것은 최대한 재질별로 분리하여 배출해야 한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요령 ⓒ관악구청 홈페이지
분리배출 대상 재활용품의 종류는 크게 투명페트병, 플라스틱류, 골판지류, 종이류, 종이팩, 유리병류, 금속캔류, 스티로폼, 비닐류로 나뉜다.
혼합재질과 화장품

화장품통에 부착된 상표, 설명서 등의 라벨은 떼어내서 일반쓰레기로 버린다. 화장품 내용물은 최대한 비워내되, 화학제품이므로 물로 흘려보내면 안된다.


플라스틱 튜브 형태의 용기는 가위로 반을 잘라서 내부를 닦은 후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한다.

립스틱, 립밤, 선스틱은 냉동실에서 얼려서 내용물을 분리하거나, 면봉 등으로 제거한다. 분리한 내용물은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나머지 용기는 재질에 맞게 분리배출한다.

종이류·종이팩


우유팩과 두유팩은 종이팩으로 분류되지만, 종이팩 전용 수거함이 없을 경우 종이로 배출한다.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깨끗이 세척해서 배출한다. 부피가 줄어들 수 있게 가위로 자르거나 압착하면 좋다.

두유팩은 내부가 은박으로 코팅된 멸균팩이다.

우유팩은 공기 유입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는 재질의 살균팩이다. 재활용 공정이 다르기 때문에 두 재질을 잘 분리해야 재활용률이 높아지지만, 명확한 분리배출 지침이 마련돼있지 않아 종이팩으로 함께 배출한다.


종이 상자는 종이팩이 아닌 종이로 분류한다. 택배 송장, 테이프 등을 떼어내고 접어서 배출한다.

공책 역시 종이류로 분리배출한다. 종이를 묶고 있는 스프링은 분리해서 배출한다.
플라스틱류


플라스틱류 배출요령의 기본은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헹구는 등 이물질을 제거하여 배출하는 것이다. (부착상표, 부속품 등 본체와 다른 재질은 제거)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라벨 제거 후 찌그러뜨려 배출한다.

분리배출에 관한 규정은 이외에도 많고 헷갈리기 쉽다. 분리배출이 헛수고가 되지 않기 위해선 올바르게 실천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넘어 분리배출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환경에 대해 높아진 관심에 비해 분리배출이 구체적인 실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과 실천하는 노력이 비례하는 사회로 변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