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호에서는 두 명의 기자가 한 편의 연극과 한 편의 영화를, 한 명의 PD가 한 편의 뮤지컬을 소개했습니다.

사진 설명 시작. 분장실 배우들의 정면 사진이 나와있다. 포스터의 중앙에 분장실이라고 적혀있다. 사진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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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실」공식포스터

연극 「분장실」

2023.03.04.~2023.05.28.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

박선윤 기자(pullman03@snu.ac.kr)

   이상은 우리로 하여금 순수한 열정으로 움직이게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두려움으로 다가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 오히려 개인을 사로잡아 일에 매몰돼버린 기계적 인간으로 변하게 만들기도 한다. 네 명의 여성 배우 A, B, C, D는 분장실에서 사랑하는 ‘일’에 관한 다양하고도 내밀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욕망을 표출한다. 이상에 관한 동경, 두려움, 순수한 열정, 권태로움. 모두에게 존재하는 감정을 상기하게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자기 내면의 분장실을 들여다보게 된다.

사진 설명 시작. 한 소녀가 책 위에 앉아 있다. 아래에 뮤지컬 레드북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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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북」공식포스터

뮤지컬 「레드북」

2023.03.14.~2023.05.28.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정서원 PD(julianajsw@snu.ac.kr)

  여기 규격에 자신을 맞추기를 거부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은 채 기꺼이 오답으로 남겠다고 다짐하는 한 여인이 있다. 뮤지컬 「레드북」은 19세기 보수적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첫사랑의 경험을 『레드북』으로 출판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안나’를 중심으로, 극은 편견에 맞서 당당히 자신을 외치는 인물상들을 그려낸다. 안나의 반대편에 선 인물 ‘브라운’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며 천천히 변해가는 이들의 모습도 설득력 있게 담아낸다. 자신을 찾기 위한 물음과 해답을 향한 여정을 통해 관객들은 수많은 규정짓기의 틀 속, 우리가 진정 듣고 싶었던 한마디. ‘너 자신으로서 충분하다’를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설명 시작. 경극 분장을 한 사람의 모습이 포스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시간은 가도 추억은 남는다 古 장국영 추모 20주기 패왕별희 디오리지널이라고 적혀있다. 사진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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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별희》 공식 포스터

영화 《패왕별희》

천카이거, 1993, 재개봉 2023.04.01.

김가을 기자(autumn21@snu.ac.kr)

  패권은 누구 하나의 손에 완전히 거머쥐어지는 법이 없이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데에 비해, 사랑은 누구 하나의 마음에 풀썩 내려앉아 제자리에 평생을 머물기도 한다. 그렇지만 패권과 사랑은 모두 만우절처럼 거짓으로 흩날린다. ‘본디 남자’ 였던 ‘시투’는 정체성을 버리면서까지 경극과 동료이자 패왕 ‘두지’에 헌신했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 시투는 시대의 급류에 휩쓸리기를 자처했다. 그러나 경극이 몰락하고 두지가 무너지는 시점에 시투는 모든 걸 잃고 만다. 상실의 감각이 떠도는 오늘날에, 이미 잃은 배우 장국영의 새빨간 눈매를 마주한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사랑을 또 잃고 있는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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