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전국노동조합 서울대지부(대학노조)가 학생회관식당 1층에서 피켓 시위를 개시했다. 대학노조 인력과 서울대 내 노동 인력을 포함해 약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학생회관식당 배식대 앞 통로에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다.

시위에 관해 배포된 안내문 ⓒ대학노조
중식 시간인 11시부터 13시, 석식 시간인 17시부터 19시에 맞춰 진행되는 피켓 시위의 주 요구사항은 노동 인력 충원과 지원 대책 마련이다. 대학노조는 시위 안내문에서 ‘서울대학교와 생활협동조합(생협) 사무처는 조리 인력 충원을 위한 지원 및 대책을 마련하고 즉각 인력을 충원하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창수 대학노조 부지부장은 “코로나 당시 인력이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추가적인 충원 없이 개강을 맞이해 학식을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회관식당의 현실을 말했다. “하루 동안 나가는 식사가 5천 식 정도 되는데, 여기서 일하시는 노동자분들은 25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학생회관식당 노동자들의 무리한 노동 강도를 밝힌 이 부지부장은 “노동자분들의 고충을 우리가 알리지 않으면 대부분 모를 것”이라며 피켓 시위를 하게 된 사유를 설명했다.
<이창수 부지부장 사진>
대학노조의 이번 시위는 기간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이창수 부지부장은 “3월 22일 금요일에 생협 대의원총회가 열린다”며 “이때 이번 시위와 이야기가 오가고 인력 충원이 약속되면 시위가 금세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조금 더 장기적인 시위를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힌 이 부지부장에 이어 송호현 대학노조 지부장 역시 “이번 시위는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시작했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보였다. 대학노조 측은 이후 22일 13시까지 천원의 식사(천식)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과 관련한 학내 구성원 연서명을 수합해 생협 대의원총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위에 관해 대학노조 측은 학생들에게 동의와 양해를 요청했다. 송호현 지부장은 “천식을 없애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복지를 누리는 것은 좋지만, 타인의 희생으로 얻어지는 방식에는 반대해 주길 바란다”고 학생들의 공감과 동의를 구했다. 이창수 부지부장은 “노동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배식이 느려지거나 퇴식 때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이런 부분을 양해해주시면 좋겠다”며 식당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의 이면에 있는 문제를 보고 이해해주기를 요청했다. 또한 “잔반 처리를 할 때 국그릇에 한 번에 모아서 처리한다면 노동자들께서 조금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며 노동 강도 완화를 위해 학생들도 함께 노력해 주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