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윤석열을 체포하고, 2025년 새로운 봄을 열자”

체포·구속 촉구하며 관저 앞까지 행진 … 尹 지지자 폭력에 노출되기도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한남동 관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한남동 관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윤석열을 우리가 체포하자!”

  내란 혐의자 윤석열의 체포영장 발부 사흘째인 지난 2일, 시민사회가 행동에 나섰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2시 내란수괴 윤석열의 즉각 체포·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저녁 한강진역 앞에서 ‘윤석열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와 행진을 개최했다. 시민들은 “공수처와 경찰이 신속히 영장 집행에 나서지 않는다면 시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이 은신 중인 한남동 관저를 향해 힘차게 행진했다.

  비상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12.3 내란 사태가 종결되지 못한 채 을사년 새해를 맞이했다”며 수사를 거부하는 윤석열과 탄핵심판 지연 전략을 펼치는 동조 세력을 규탄하는 한편, “내란 세력의 준동으로 정치,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 내란의 밤을 넘어 2025년 새로운 대한민국의 봄을 열기 위해 주권자 시민과 함께할 것”이라며 윤석열의 즉각 체포와 파면, 민주주의 수호와 사회 대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신년 투쟁을 예고했다.

▲한남동 관저 앞에서 비상행동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시각, 기자회견 현장에서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태극기를 든 윤석열 지지자들의 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윤석열의 계엄 선포가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정당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 일부는 비상행동의 저녁 집회가 예고된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에 난입해 무대 설치를 방해하기도 했다. 경찰의 퇴거 요청에 불응하며 수 시간째 대치하던 이들은 결국 경찰의 손에 붙들려 강제로 해산당했다.

▲긴급행동 집회 현장에서 윤석열 지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민들은 체포 촉구 집회가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와 집회 시작 전부터 자리를 지켰다. 가족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급히 현장으로 왔다는 장균 씨는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이 제2의 남태령이 될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문지현 씨는 윤석열이 관저 앞에서 농성하는 지지자들에게 격려하는 편지를 전한 일을 언급하며 “내란 수괴가 또 내란 선동에 나섰다”고 분노했다. 또한 “윤석열이 또 한 번 자신의 안위를 위해 시민들을 폭력에 몰아넣고 있다”며 시민들의 얼굴을 가격하거나 목을 조르는 등 이날 오후 윤석열 지지 세력이 행한 폭력 행위를 증언했다.

▲‘체포텐트’ 지킴이로 활동하는 남지현 씨가 발언하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를 애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명복과 유가족의 안녕을 빈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한 하영 씨는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을 향해 “왜 탑승객의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우리가 윤석열 이후에 다시 만들 세계는 돈보다 생명이 중요한 세계, 참사 없이 안전한 세계”라고 짚은 뒤, “우아하게 살려면 많이 싸워야 한다”며 지치지 말고 함께 싸우자고 외쳤다. 전날 무안공항에 다녀왔다는 이재성 씨는 그곳에서 “남태령에서 전장연으로, 전장연에서 거제 조선 하청투쟁으로, 거제에서 무안으로 이어지는 무수히 많은 연대를 봤다”며 안전사회를 만드는 연대에 희망이 있음을 말했다. 다른 참가자들 또한 응원봉에 검은 리본을 달거나, 조기를 게양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애도와 연대의 뜻을 표현했다.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응원봉에 검은 리본을 넣었다.

  이렇듯 이날 집회는 윤석열 파면은 물론 그 이후의 새로운 민주주의, 보다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를 예비하는 자리였다. 올겨울 광장에 모인 이들은 차별과 혐오, 이윤 논리에 맞서 더 넓고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가고 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윤석열을 지운 자리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차별 없는 세상, 노동자에게는 노동권이 보장되고 농민과 서민에게는 생존권이 보장되는 세상, 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 기후위기와 저출생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3일까지 윤석열이 체포되지 않으면 직접 끌어낼 것이라 선포한 바 있다.

  8시경에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한남동 관저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이 끝난 뒤에도 “윤석열은 지금 당장 나와라”, “윤석열을 우리가 체포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열기는 쉬이 식지 않았다.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한남동 관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공수처는 윤석열이 세 차례의 소환 통보에 모두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지난달 31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 공수처는 영장 집행의 구체적인 시점과 방법을 두고 경찰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측은 체포영장 집행은 법적 근거가 없는 위법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대통령경호처는 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늘(3일) 공수처는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경호처와의 5시간 30여 분 대치 끝에 오후 1시 30분경 관저에서 철수했다. 비상행동 측은 영장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6일까지 매일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에서 긴급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참가자들이 한남동 관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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