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끝내자

모든 일에는 끝이 있고, 우리는 무수히 많은 끝을 마주하며 살아갑니다.그러나 어떤 사건을 끝낸다는 것이 곧 제대로 끝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끝’이라고 이름 붙여진 사건들은 이미 과거의 것이 돼버리지만, 과거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바람직한 현재를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모든 끝은 제대로 된 끝이 되기 위해 성찰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고, 우리는 무수히 많은 끝을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떤 사건을 끝낸다는 것이 곧 제대로 끝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끝’이라고 이름 붙여진 사건들은 이미 과거의 것이 돼버리지만, 과거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바람직한 현재를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끝은 제대로 된 끝이 되기 위해 성찰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 끝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럼에도 남겨진 문제들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과정을 거쳐야 조금 더 나은 미래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습니다. 김용찬 전 교수의 논문 표절 사건은 지난 3월 학교 당국이 사표를 수리함으로써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고, 사표를 제출했으며, 그 사표는 정상적으로 수리됐습니다. 표면적으로 이 사건은 말끔하게 ‘끝’났습니다. 그러나 사표 수리 후에 추가로 제기된 표절 의혹들과 표절된 논문이 통과되기까지의 책임 소재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표 수리’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사건이 끝나버린다면 그 끝은 ‘꼬리 자르기’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MBC 노조 투쟁도 김재철 전 사장이 해임됨으로써 해결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장기파업이 남긴 여파는 ‘김재철 해임’이라는 자극적인 사건 하나로 무마되기엔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습니다. 파업 기간에 인사 조치를 당한 직원들의 복직 문제와 아직도 취하되지 않은 사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은 MBC 노조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파업은 종료됐지만, 노조와 사측 간의 갈등이 완전하게 매듭지어지진 않은 것입니다. 의 모토는 ‘진보를 일구는 참 목소리’입니다. 진보란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것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나간 일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들을 담아봤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학문 공동체와 방송계는 ‘끝’이라고 명명된 사건들을 성찰하고 스스로 자정하는 작용을 통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그게 ‘제대로 된 끝’이며, 우리 사회가 진보할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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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으로 발전한 복지공약, 철학이 깃든 정책시행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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