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 국제화에 감염되다

대학 국제화, 대안을 모색하다연재순서1.한국의 대학, 국제화에 올인?2.서울대 국제화, 이것이 문제다3.외국 대학에서 배운다대학에 국제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너도 나도 영어 강의 확대를 부르짖고 있고 교환학생, 외국인 교수 비율 증대를 외치고 있다.서울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오래 전부터 본부가 붙잡고 있던 화두인 국제화는 이장무 총장 취임 후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학 국제화, 대안을 모색하다
연재순서
1. 한국의 대학, 국제화에 올인?
2. 서울대 국제화, 이것이 문제다
3. 외국 대학에서 배운다

대학에 국제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너도 나도 영어 강의 확대를 부르짖고 있고 교환학생, 외국인 교수 비율 증대를 외치고 있다. 서울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오래 전부터 본부가 붙잡고 있던 화두인 국제화는 이장무 총장 취임 후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영어강의를 적극 권장해 규모를 더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국제화를 테마로 한 제2캠퍼스 설립도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국제화의 방향이 과연 정말로 인류에 기여하는 국제화를 이루는 데 걸맞은 것인지는 조금 의문스럽다. 영어강의, 교환학생 및 외국인 학생 비율 확대, 국제화 캠퍼스 신축 등에서 보이는 규모의 확장이 과연 국제화의 전부인 것일까. 국제화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서울대저널』은 국내 대학들이 얼마나 국제화에 힘을 쏟는지를 살펴보고, 그 속에서 서울대의 국제화를 꼼꼼하게 뜯어보며 문제를 지적할 예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국 사례 등을 참고해 대안적인 국제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재는 교환학생 경험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며 서울대 국제화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이다.================================================================================================2006년 8월, 서울대학교 24대 총장으로 이장무(63) 공과대학 교수가 선출됐다. 이 총장은 지난해 10월 15일,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은 개교기념식사의 주제어로 ‘개방과 융화’를 언급하며 국제화를 강하게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총장은 “향후 4년 내에 외국 학생들이 수강하는 모든 과목과 중요 과목들을 외국어 강의로 전환하겠다”며 임기 내 영어강의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로부터 불과 한 달 남짓 지난 11월 28일, 송호근 대외협력본부장은 국제하계강좌,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개설 등을 포함한 ‘서울대학교 국제화 7대 사업’을 발표했다. 송 본부장은 “서울대가 이렇게 국제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어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대는 국내에는 모든 강의를 외국어로 진행하는 국제캠퍼스를, 미국 서부에는 한국어 및 한국학을 강의하는 브랜치(지부)를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제화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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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국제화를 가속화하고 나선 이장무 총장

한국과학기술원, 올해 신입생부터 전면적 영어강의 실시해

국제화를 통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것은 비단 서울대뿐이 아니다. 고려대, 카이스트, 한동대, 포항공대 등은 국제화면에서 오히려 서울대보다 많은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려대는 2006학년도에 26.2%였던 영어강의비율을 2010년까지 50%로 늘리고, 2015년까지 행정복합도시에 교수의 50%를 외국인으로 한 국제캠퍼스를 세울 계획이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이에 뒤질세라 연세대는 아예 재학생들이 국내에서 외국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연세대와 버클리대는 지난 2월 5일, 2010년 개교하는 연세대 송도국제화복합단지에 ‘UC 버클리 동아시아 교육기지’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버클리대가 송도국제화복합단지로 교수진과 학생들을 파견하면 연세대 학생들도 버클리대 교수 강의를 함께 수강할 수 있게 된 것이다.이공계열의 양대 대학으로 꼽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과 포항공대도 국제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나섰다. 카이스트는 올해부터 1학년 강의를 전부 영어로 실시한다. 카이스트는 올해 학부 신입생으로 외국인 학생 50명을 뽑았는데 이들이 1학년 학생들이 듣는 강의에 분산됨에 따라 신입생들은 모든 강의를 영어로 듣게 된 것이다. 전년도에 카이스트 외국인 학부생은 20명 정도였다. 한편, 포항공대(POSTECH)는 지난해 ‘VISION 2020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석학들을 초빙하고 국제학술회의와 국제적 연구소 유치를 통해 해외의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 박찬모 총장은 이를 위해 “2006년 학부 25%, 대학원 35% 정도였던 영어 강의를 2010까지는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서강대 등 후발주자도 교환학생 확대 나서영어 강의 비율 증대와 국제화 캠퍼스로 대표되는 내부 시스템 정비와는 별개로 교환 학생 제도 등 인적 교류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국내 대학 중 국제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고려대는 과거 어윤대 전 총장 취임 이후 전세계 대학 172곳과 학술교류협정을 맺었고 총 56개국 596개 대학 및 기관과 국제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지난 2006년 교환학생, 방문학생, 국제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해외 대학에서 유학한 고려대 학생은 총 1,349명에 달한다. 양적인 규모로 볼 때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한편 해외 유학생이 고려대로 오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어 전 총장은 2006년 11월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2002년 150명에 불과했던 외국 유학생이 현재 1700명이 됐다”며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여름에 있었던 국제하계대학에는 2006년 외국인 762명을 포함해 총 961명의 학생이 등록했다. 전년에 비해 102% 늘어난 수준이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과 교포 학생을 위한 단기교육과정이지만 동시에 국내 학생에게는 유학 체험 기회를 주는 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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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고려대 국제하계대학 참가자들

한편 여타 대학들의 국제화 방향도 고려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강대는 ‘서강 2010 비전’ 계획의 국제화 세부 발전 전략 부분에서 2005년 계획 수립 당시 각각 0.99%, 0.84%였던 외국인 학생 비율과 해외파견 교환학생 비율을 3%, 1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환학생과 방문학생을 합쳐서 2005년에는 80명, 2006년에는 91명을 해외로 보낸 서강대로서는 나름 국제화 규모 확대라는 큰 전환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국제화 교육’을 내걸고 1995년 개교한 한동대는 이 부분에서 가장 앞선 대학 중 하나다. 이미 외국인 교수 비율은 30%에 이르고 외국인 학생도 149명(2006년 기준)으로 전체 학생의 4%수준이다. 2002년에 개원한 로스쿨은 지난 5년간 14개국에서 온 40명이 거쳐 갔으며 졸업생 중 22명이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동대는 앞으로 ‘정원의 20%까지 외국인 학생으로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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