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관악구로 발걸음을 떼다

나들이하기 알맞은 날씨에 사람들은 주말 동안 가족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는다.흔히들 생각하는 경기도 과천시 소재의 서울‘대공원’이 아니라 서울대학교 노천강당 근처 잔디밭을 일컫는 ‘서울대’공원이다.이밖에도 서울대내에서 일반시민을 만나보기는 쉬운 일이다.연일 관악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학내 식당이나 운동장을 이용하는 일반시민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나들이하기 알맞은 날씨에 사람들은 주말 동안 가족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는다. 흔히들 생각하는 경기도 과천시 소재의 서울‘대공원’이 아니라 서울대학교 노천강당 근처 잔디밭을 일컫는 ‘서울대’공원이다. 이밖에도 서울대내에서 일반시민을 만나보기는 쉬운 일이다. 연일 관악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학내 식당이나 운동장을 이용하는 일반시민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그렇다면, 서울대는 지역사회와 제대로 호흡하고 있는 것일까.학내 프로그램, 관악구민에게 유용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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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관악구는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었다. 평생학습센터의 관계자는 이를 서울대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 귀띔했다.

최근 서울대학교박물관은 매주 수요일마다 학생, 시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교양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 고구려와 발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강좌는 총 12회로 꾸려져 있는데, 반응이 좋아 평균 150여명의 사람들이 수요일마다 이곳을 찾는다. 서울대박물관 관계자는 “그중 대부분이 일반시민이다”며 수요교양강좌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각 지역 시민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대내 다른 문화공간은 사정이 다르다.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는 문화관의 중강당, 대강당, 노천강당이 있다. 이곳의 사용내역에 따르면, 90% 이상을 동아리 공연과 토론회 및 포럼 등이 채우고 있다. 시설물을 대여할 때 이용조건이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중 관악구민을 위한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수요음악회’처럼, 그 중에는 대상을 서울대생에서 관악구민으로까지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꽤 있다. 그러나 홍보가 전무하기 때문에 관악구민은 정보를 제공받기 힘들어 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각종 문화/교양 프로그램들은 학내 구성원들에게만 전유되고 있는 셈이다.‘관악평생학습’의 도우미로 서울대는 변화 중학교 밖에서 서울대가 지역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는 조금 더 적극적이다. 관악구 평생학습센터와 서울대가 연계하여 운영하는 ‘관악열린대학’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 프로그램에는 총 12명의 서울대 교수가 참여하며, 다양한 주제로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의가 매주 수요일 2시간 동안 진행 된다. 교수들이 단순히 참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사범대학 전태원 부학장은 관악구 평생학습센터의 명예소장으로 위촉되어 센터와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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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의 관계맺음에는 서울대생들도 동참하고 있다. 95년 일부 법대 학생들의 남태령 판자촌 지역 공부방 활동을 통해 시작된 다솜공부방센터가 그 대표적 예다. 최근에는 20여명의 공부방 교사가 신림동 근처 국가 임대 아파트에서 지역 빈민 자녀를 위한 공부방을 운영중이다.

관악구의 평생학습센터와 서울대의 연계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서울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는 관악구가 과학문화도시로 선정됨에 있어 책임운영기관의 역할을 맡아, 현재 생활과학교실을 시범 운영 중이다. 매년 여름·겨울 방학에는 관악구의 청소년과 부모님들을 가까운 문화관의 도서관에 초청해, 서울대 교수들이 직접 입시에 관한 이야기와 수능 과목의 기본 다지기에 대해 강연한다. 이런 대표적 사례를 비롯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최근 2~3년간 꾸준히 제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악구청 기획예산과 평생학습지원팀 성용희 씨는 “그동안 서울대가 일반시민으로 하여금 감히 함께 할 수 없는 권위적 공간으로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부분을 변화시키기 위해 관악구는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9월, 관악구가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됨에 있어 서울대가 미친 물리적인 힘, 인적·지적 자원”이라고 덧붙였다.관악구의 러브콜에 서울대는?서울대가 관악구와 맺고 있는 관계는 교육부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서울대는 관악구에 소재해 있어 건물 한 채를 짓더라도 관악구의 승인이 필요하며 관악구는 지역 발전을 위해 서울대의 물적/지적 자원을 끊임없이 검토 중이다. 그 중, 표면으로 드러난 계획안이 관악구청의 ‘Edu-Bio R&D 특구’안이다. 지난해 10월 1일, 서울대측에 전달된 이 안은 관악구 낙성대 근처를 ‘Bio 의학 연구실, 서울대 연구실, 황우석 박사 관련 자료실, 영어 마을, 서울대 부속 중고등학교’등으로 묶어 특구화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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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도서관 문제는 한때, 학생자체로 ‘도서관토론회’가 열릴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논의가 흐지부지해지면서 지금 도서관은 ‘고교생 출입 금지’다.

서울대와 관악구청과의 협의사항은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바가 없고 2005년 6월 서울대 공과대학 안건혁 교수가 관련 보고서를 본부 기획실에 전달한 것이 전부다. 서울대 기획실의 관계자는 “이 안에 대해 아직은 긍정적이다 또는 부정적이다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관악구 쪽에서 구체적으로 서울대가 어떤 부분에서 협력해야 하는지에 관한 청사진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관악구의 특구화 계획은 아직까지 매우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업계를 필두로 한 낙성대 일대는 관련 소문으로 술렁이고 있다.소문이 아니라 확실한 계획으로 추진 중인 것에는 서울대의 ‘담장 허물기’가 있다. 서울대 미술관과 도로 사이를 가로막는 담장이 사라질 예정이다. 이것 역시 관악구가 요청하고 서울대가 받아들인 사안이다. 관악구는 담장을 허묾으로써 지역사회와 대학의 경계적인 느낌을 지우고 미적인 아름다움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시설과의 사무관 류기현 씨는 “담장을 허물었을 때, 경비문제와 그로 인한 비용 문제 등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관악구의 취지에 동감했기 때문에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관악구가 요청하고 진행시킬 사업이므로 서울대측은 진행상황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대의 변화, 이제는 박차를 가할 때최근, 각 대학에 학교의 ‘담장 허물기’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고, 대학이 지역사회의 평생학습에 이바지하는 모습이 증가하고 있다. 각 대학의 총장은 연설문을 통해 대학사회가 지역사회에 많은 것을 공헌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의 대학은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맺음을 통해 상호 상승작용을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오래된 명제가 최근에야 실현되는 듯하다. 그 가운데, 서울대학교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관악구청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서울대는 연구와 실험을 많이 하지만 그것을 적용시킬 프로그램과 그에 따른 예산이 부족하다”며 “그러한 부분을 관악구가 보충함으로써 서로에게 도움이 되므로 앞으로 서울대와의 연계는 점점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맺음에서 서울대는 예전의 절대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부드럽고 수평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개방’과 같은 해묵은 문제에 대해서 서울대는 관악구의 ‘러브콜’이 없어서인지 다소 수동적이다. 최근에는 도서관 자료실을 일·공휴일에 폐관시키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이는 주로 일·공휴일에 자료실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명규 교수(사회학과)는 “대학이 고립됐을 때는 활동 영역이 줄면서 상아탑의 역할 밖에는 하지 못한다”며 “대학이 가진 문화적, 지적 자원으로 끊임없이 사회와 교류해야 하며, 서울대는 그 교류의 범위를 지역사회에서 동아시아로까지 넓혀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의 이웃사촌 관악구와의 관계맺음에서 부터 수동적인 자세나 권위적인 자세가 남아 있지 않은지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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