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양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은 힘들었습니다. 수강 신청 시 특히 그런 것을 느꼈는데요. 전필 12과목 중에서 1학기에만 개설되는 것이 있고, 2학기에만 개설되는 것이 있는데 졸업을 앞둔 복수전공자는 한 번 신청을 못하면 복수전공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복수전공을 하려면 1년을 더 다니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복수전공자들은 8학기 이상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생기더라고요. 또 시험 볼 때도 불편한 게 많아 B 양을 그냥 포기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필은 상대평가인데 족보 등이 주전공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수강신청 첫째 날과 둘째 날에 주전공자에게만 기회를 주기 때문에 수강 신청을 못하는 일도 생기고요. 또 복수전공 합격 기준이 매우 모호해서 왜 떨어졌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도 2번 실패하고 3번째에 간신히 성공했거든요. 또 복수전공 대상 과와 주전공 학과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였지요. 각자 시스템이 다른 점을 서로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아요.(이하 생략) |
K군을 돕기 위한 Part 1.
서울대저널에서는 각고의 노력 끝에 모든 옛 서울대 남자친구들의 사례를 수집하여 B양과의 연애에서 나타난 상황들을 수집/정리해 보았다.1. “B양과의 데이트 장소가 몇 개 장소로 항상 몰린다” 학생들의 복수전공 의사를 조사한 결과 경영대(31%) 사회대(17%) 자연대(12.5%)로 나타났으며 05년도 복수전공 모집 결과 경영학과의 경우 1학기 79명 지원에 40명이 뽑혀 약 2 : 1 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인문대의 경우 영문학과 3명, 국문학과 2명 등 거의 모든 과에 3명 이하가 지원을 했고 지원자 전원 합격하였다. 결국 B양과의 데이트 장소는 경영, 경제 등 일부 인기 학과에 편중되었고 이는 03/04년도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2. “B양과 연애를 하니 돈이 부족해지더라” 복수전공을 하면 실질적으로 4년 넘게 학교를 다니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학칙에 의하면 복수전공자는 재학 연한을 8년에서 1년 더 늘려 9년까지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이것의 실질적 혜택을 보는 학생은 사실 많지 않다. 오히려 장학금이 8회까지로 제한되어 있는 규정으로 인하여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물론 개인적 실수로 인하여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나 복수전공자들의 경우는 이와는 다르다. 주전공과 복수전공의 규정 모두를 만족시키다 보니 재학 연한이 길어지는 것은 개인적 실수가 아니라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현상인 것이다. 3. “B양과의 친밀감 형성에 항상 벽이 있었어요” 일부 인기 학과에서는 수강 신청 시 1순위를 주전공자, 2순위를 복수전공자/부전공자, 3순위를 타과생으로 선발한다. 물론 이것은 주전공자의 수업권 보호를 위한 방책이나, 그 과를 복수전공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의 전공 탐색 기회가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또 일부 과에서는 행정실에서 교수가 허락해도 초안지를 받아 주지 않거나, 복수전공생이라도 학점이 낮으면 수강신청을 해도 등록이 안 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소위 학생들의 수요가 높은 인기 강좌의 수를 늘림으로써 근본적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인원만을 맞추려는 근시안적 발상으로 복수전공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또 복수전공생은 주전공자와 같은 학점을 이수하고 같은 수업을 듣지만 그 과에 소위 ‘나의 과’라는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다. 복수전공과의 학생들과 선후배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교수도 그 주전공생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수업 정보나 시험 족보 같은 정보도 접근하기 어려운 등 이질감을 느끼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다.4. “B양과 연애했다고 누가 알아주나요” 복수전공도 주전공과 같은 코스를 이수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는 복수전공을 별로 쳐 주지 않는 부분도 복수전공의 실효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잡코리아의 기업 인사과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6% 가량이 “복수전공 경력을 신뢰하지 않는다” 라고 답하였다. 또 최근 3년간의 취업 현황에 따르면 복수학위자의 취업률은 단일전공자보다 오히려 최대 24% 까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S 그룹의 인사 담당 부장은 “학과 제한이 있는 직군은 지원자의 제 1 전공을 보고 뽑으며 복수전공은 참고 사항일 뿐” 이라고 말했다. K군을 위한 Part 2.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우리는 B 양의 전직 타 대학 출신 남자친구들을 찾아보았다. 그들은 B 양과의 연애 패턴에서 훨씬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려되는 바, 주로 온라인을 통해 그들의 신상명세서를 모아 보았다. 연세대학교 2중 전공. 신청기간-매학기 기말고사 다음 주.입학생에게 학사 지도 교수제 시행.4학기부터 졸업 직전 학기까지 신청 가능. 고려대학교2중 전공. 신청 기간-매학기 중간고사 다음주.1전공을 배정 받은 3학기 이상의 재학생은 신청 가능.2중 전공자가 2중 전공 신청 이전에 이수한 2중 전공 해당 과목은 2중 전공 이수학점으로 인정함.이화여자대학교복수 전공. 신청 기간-4월 말, 10월 말.학과별 입학생은 1-2학기부터 4-1학기. 학부별 입학생은 2-1학기부터 4-1학기까지.한양대학교다중 전공. 2,3,4학년 1학기 중에 신청 가능.다중 전공 이수 시 제 1전공(주 전공)에서 이수한 과목이 동일 과목일 경우 최대 9학점까지 인정함. 서울대학교의 복수 전공 지원 자격은 졸업 학점의 1/2 이상 이수이지만 다른 학교의 경우 빠르게는 1학년 2학기부터, 보통 3학기 이후에는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대의 복수 전공자가 최소 5~6년 만에 졸업하는 반면 4년 만에 졸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각 학과, 크게는 각 단과대 간에 복수 전공 정책이 통일되어 있어서 학생들이 준비하기에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실례로 연세대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사 지도 교수제’는 다른 전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신입생들에게 복수 전공, 부전공 등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Part 3. B양을 흠모하는 남성들을 위한 연애 도우미1. B양의 애인들을 위한 기본적 배려가 필요하다 정확한 선발 기준을 공지해서 학생들이 그에 맞춰 준비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복수전공자를 배려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일 것이다. 또 수강 신청 우선순위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인기 강좌의 인원수를 늘리거나, 복수전공자가 많은 경영대의 경우 행정실에서 초안지를 처리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부 과는 수강 신청, 변경 기간 이후에 복수전공자 발표가 나기도 해서 복수전공자들이 수강 신청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에 대해 학사과는 “작년에 이미 복수전공자 지원과 발표 시기가 늦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올해는 1주일 이상 앞당겼다”며 학생들의 이해를 구했다. 또한 단대별로 합의되지 않고 있는 중복 인정 교과목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인문대, 사회대 간에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자연대와 공대, 즉 이공계열에서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복수 전공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서울대학교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지도 교수제’를 적극적인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 역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 B양을 원하는 남자들이여, 당신도 조금은 감내하라 하지만 수강 신청의 우선순위 배분에 따른 불편함은 복수전공자들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성적 기록부에 주 전공 학점이 따로 표시되는 주전공자에게 우선순위를 주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영학을 주 전공으로 하고 있는 이상윤(경영 04)씨는 주전공자에게 우선순위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며 “복수 전공자들로 가득 찬 강의실은 황당하지 않은가” 라고 반문했다. 경영학과 복수전공자인 김병준(언어 99)씨 역시 “수강 신청에 관련된 불만은 사실 경영학과 주전공자들이 더 클 것이다”라며 수강 신청에 관해서 복수전공으로 인한 주전공자들의 피해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복수전공자들에게 수업이나 교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어느 정도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문제이며,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 단대별로 오락가락 B양, 결국 합의가 열쇠다 현재 복수전공제에 관련된 문제의 대부분은 각 단대별로 이 제도 운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서 비롯되었다. 단대별로 제각각인 선발 기준, 초안지 수용 여부, 중복 인정 교과목의 인정 여부 등이 복수전공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복수전공자들이 다른 단대에 속한 학과를 복수전공의 대상으로 삼는 현 상황에서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속해있던 단대 외의 타 단대의 제도들을 자세히 알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각 단대 간에 복수전공제에 대해서 서로 합의를 해서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